[시사뉴스피플=손영철 전문기자] 새해가 밝을 때마다 우리는 습관처럼 ‘희망’을 말한다. 그러나 2026년의 문턱에서 마주한 희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서 불확실성과 긴장의 시간을 지나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제 질서의 재편, 반복되는 사회 갈등은 국민의 일상에 깊은 피로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는 멈추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마다 대한민국은 늘 그랬듯 버텨왔고, 조용히 방향을 조정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희망이란 결국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겠다는 집단적 선택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새해 첫날 정부는 ‘회복과 도약, 그리고 신뢰의 복원’을 국정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민생 안정과 경제 체질 개선, 사회적 약자 보호를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선언이다. 중요한 것은 선언 이후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말이 아닌 결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새해 국정 운영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경제 현실은 냉정하다. 고금리와 고물가의 여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산업 구조 전환과 일자리 재편이라는 과제는 피할 수 없는 숙제로 남아 있다. 다만 반도체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의 조짐,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는 불확실한 흐름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근거를 제시한다.
사회는 느리지만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 돌봄과 의료, 교육 현장에서는 제도의 빈틈을 메우려는 요구가 이어지고,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연대와 참여도 확산되고 있다. 거대한 담론보다, 일상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선택이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치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갈등과 대립이 일상이 된 정치가 과연 협치와 타협의 언어를 회복할 수 있을지,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가 2026년 정치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사회 전체가 그 비용을 떠안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새해는 늘 희망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희망은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다. 희망은 선택이고, 책임이며, 실천이다. 정부의 정책, 정치의 태도, 그리고 시민 각자의 삶에서의 선택이 맞물릴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2026년 1월 1일. 우리는 다시 묻는다.어떤 사회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이 시대의 희망을 만들어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