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이수민 기자] ‘국민배우’ 안성기가 별세했다.
안성기 배우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안성기 배우가 2026년 1월 5일 오전 9시, 향년 74세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장례위원회에 따르면 안성기는 지난해 12월 30일 식사 도중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며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후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은 2019년 혈액암 판정을 받고 투병해 왔으며, 병마와 싸우는 가운데서도 2023년까지 영화 작업과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연기에 대한 의지를 이어왔다. 그러나 2024년부터 병세가 악화되며 활동을 중단했다.
1952년 1월 1일 서울에서 태어난 안성기는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중학생 시절까지 연기 활동을 이어간 뒤 학업에 전념했고, 대학 졸업 후 다시 영화계로 돌아왔다. 이후 이장호, 임권택, 배창호, 정지영 등 한국 영화사의 한 축을 이룬 감독들의 작품에 잇달아 출연하며 1980~1990년대 한국 영화의 대표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1980),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1981),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4),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1988) 등 한국 영화의 전환점이 된 작품들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1990년대에는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1990)과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1993), ‘실미도’(2003) 등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아역 시절에만 7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으며, 일부 작품이 유실돼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출연한 영화는 150편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긴 세월 동안 한국 영화의 성장과 궤를 함께하며 ‘국민배우’라는 수식어를 자연스럽게 얻었다.
안성기는 연기 활동뿐 아니라 영화계 현안에도 적극 나섰다. 2000년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 단장을 맡았고, 2006년에는 스크린쿼터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영화 불법복제 방지 캠페인 ‘굿다운로더’ 홍보대사로도 참여하며 한국 영화 산업의 공공적 가치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탰다.
아티스트컴퍼니는 “안성기 배우는 연기에 대한 깊은 사명감과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역사와 함께해 온 분”이라며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책임을 소중히 여기며 후배와 현장을 존중해 온 진정한 국민배우였다”고 애도했다. 이어 “고인의 뜻과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과도한 취재와 확인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추측성 보도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장례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명예장례위원장은 신영균이며, 배창호 감독, 한국영화배우협회 이갑성 이사장,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신언식 직무대행, 한국영화인협회 양윤호 이사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등 영화인들이 운구에 참여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월 9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 양평 별그리다다. 유족으로는 화가인 아내 오소영 씨와 아들 다빈 씨, 필립 씨가 있다.
안성기가 남긴 작품과 정신은 한국 영화사 속에 오래도록 남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