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어떤 이미지들을 떠올릴 수 있는가? 그곳에서 살지 않더라도 느껴지는 푸근함과 정감, 그리고 그들이 전하는 정직함이 있을 법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그 단어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게 되는 이유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의 손길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안상호 기자

보성이라는 지역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본 기자는 개인적으로 연녹색의 어린잎들이 펼쳐진 새벽이슬이 생각난다. 벌써 녹차 잎과 은은한 차향이 코끝을 스치는 듯하다. 이처럼 향토와 연계되는 다양한 자원들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런 자원들은 광산 속에 박혀 있는 원석들처럼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향토산업, 그 무한한 가치
향토산업가치혁신센터(대표 한광식)는 위에서 이야기한 광산의 원석을 찾아내는 손길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향토산업의 효율적인 육성 및 국제 경쟁력 제고를 통한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전국 곳곳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우선 지역의 특성 있는 향토자원을 조사?발굴하여 향토산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방안 및 전략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향토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는 것은 향토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토자원가치혁신 컨설팅을 통하여 지역 내에 존재하고 있는 향토자원을 조사?발굴 후, 경쟁력 있는 핵심 자원만을 추출하여, 이에 필요한 전문적인 개발지원 등을 실시함으로써 지역 내에서 향토산업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은 우선 제도적으로 국내 특산품을 보호하여 지역특산품이 표준화, 규격화, 고급화 되어 소비자들이 보다 신뢰하고 특산품에 관심과 눈길을 끌 수 있도록 하며, 지역특산품의 향토 브랜드를 구축하여 복합 6차 산업육성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으며, 부가가치의 증대를 통해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 지리적 특산품의 품질 향상, 특산품의 전문화, 국제 경쟁력의 강화, 국내 지역자원의 보호 및 관리, 지역 특화산업의 육성 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향토자원의 발굴 및 산업화 방안의 노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위한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구축함으로써 경제적 가치의 창출을 도모하고 있는 것까지 이들의 몫이 되고 있다.

이제는 지역이 하나의 브랜드
향토산업에는 관련 산업과 연계된 역사와 에피소드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타 산업에 비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스위스의 시계, 프랑스의 와인, 이탈리아의 섬유 등이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김치와 고려청자, 고려인삼 등이 이미 브랜드화 되어 있다.

좋은 소재만으로 소설이 만들어질 수 없듯이 아무리 좋은 향토자원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면 브랜드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현재 향토산업가치혁신센터는 경상대학교 RIS사업단과 함께 산업자원부의 지역특성화 사업의 하나인 "통영명품진주산업육성"에 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진주시장의 세계 규모는 약 6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국내 규모는 1,200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진주 산업의 경우 보석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샴푸, 화장품, 식품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에 산업연관의 큰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의 양식진주산업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을 만큼 품질이 우수한 원주 생산이 기대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통영의 아코야(학명:Pinctada fucata) 진주의 경우 천혜의 자연조건에 의해 생성된 균일한 진주층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나오는 핑크빛이 감도는 광택은 타 진주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해 관계자들 간의 협력 부족으로 통영진주에 대한 통일된 이미지가 형성되지 못한 탓에 고객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으며, 또한 품질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신뢰도 역시 낮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경상대학교 RIS사업단(단장 강석중 교수)은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인정받는 지역특산물로 거듭나고자 산업자원부의 지역특성화 사업의 목표와 지역 발전을 위해 2007년까지 3년 동안 진주 육성 산업에 총 60여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체계적인 지원과 진주 산업 육성으로 통영의 진주가 세계 속의 진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는 이미지가 모든 것을 말하는 시대이다. 지역의 이미지가 특산물에 투영될 수도 있으며, 특산물의 이미지가 그 지역을 이야기함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지역 자원의 세계화를 향한 이런 노력과 함께 발전하는 지역과 지역민, 그리고 한국의 지역특산품은 우리의 향토문화가 세계 속의 브랜드로 다가 올 날을 기다려 본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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