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SBS 방송 캡쳐)

[시사뉴스피플=전은지 기자] 어떠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지난달 30일 질병관리본부는 ‘민원의뢰 및 실험실감시사업’으로 2011년 이후 수집된 약 9300주의 장내세균 중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유전자 ‘MCR-1’ 3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MCR-1 유전자는 지난 8월 2013~2015년 가축에서 분리한 장내세균, 2012년~2015년 임상검체에서 분리한 장내세균에서도 확인됐다.

해외에서는 2015년 말 중국에서 확인됐고, 현재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환경, 가축, 식품, 사람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같은 발견사례를 보면 MCR-1 유전자를 가진 장내세균이 가축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 유전자는 ‘최후의 항생제’라고 불리는 콜리스틴에도 내성을 보여 공중보건학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난치성 세균 감염병에 주로 사용하는 항생제인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장내세균의 경우, 콜리스틴을 사용하는데, 콜리스틴에도 내성이 생기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상당히 제한되게 된다.

MCR-1는 세포내 플라스미드(세포내의 염색체와는 별개로 존재하면서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유전체의 총칭)에 존재한다. 때문에 세대간 전파는 물론, 세대내에서 동종 및 이종 세균간에 쉽게 전달될 수 있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 이 균에 감염된 환자는 총 3명이다. 이들은 현재 복합 항생제 요법(여러 항생제를 같이 쓰는 방법)으로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이 방법으로도 균이 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사람 외에 농축수산, 식품, 환경 등 생태계 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생 전파하는 내성균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지난 8월 11일 ‘국가 항생제 내성관리대책(2016-2020)’을 마련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항생제 내성균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범부처 사업으로 추진할 ‘One-Health 항생제내성균감시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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