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사진='굳건이')

정의당 김종대 의원(국방위원회·비례대표)이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병무청 공식 마스코트 ‘굳건이’가 성 차별적 문구와 성범죄 희화화 등 그릇된 성 인식이 반영된 표현이 기재되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병무청 공식 블로그 청춘예찬(http://blog.daum.net/mma9090)의 블로그에서,  2012년 마스코트로 제정된 ‘병무청의 새로운 얼굴, “굳건이”를 소개합니다!’이미지의 특이사항이 잘못된 성 인식에서 비롯된 부적절한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고 밝혔다.

먼저 굳건이의 특이사항 중 첫 번째로 ‘남자인데 입이 깃털처럼 가벼움’을 기재했다. 이는 남자는 과묵하고 반대로 여자는 입이 가볍고 말이 많다는 성 차별적 사고방식이 반영되어 있는 표현이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지어 성별에 따라서 특정 행동양식을 기대하는 성 역할 고정관념이 투영된 것이다. 성 평등 확산에 앞장서야 할 정부 기관이 공식 마스코트를 통해 성 차별 문구로 홍보에 나선 상황이다.

‘굳건이’를 성범죄로 희화화시키기까지 했다. ‘가끔 다른 기관 잘나가는 페북을 보며 부러워 스토킹을 하기도 함’이라는 문구로, 스토킹을 하나의 장난스러운 행동인 것처럼 가볍게 표현한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은 2014년 297건, 2015년 363건, 2016년 555건이 적발되어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납치 및 살인 등 강력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심각한 범죄이다. 스토킹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병무청의 낮은 성범죄 인식 수준이 드러난다.

굳건이를 ‘SNS의 대표 꼬픈남’이라 소개하기도 했다. 꼬픈남은 ‘꼬시고 싶은 남자’의 약어로, ‘꼬시고 싶다’는 특성은 병무청의 업무와 연관성이 전혀 없어, 마스코트 굳건이가 ‘꼬픈남’으로서 갖는 특징과 강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종대 의원은 “공식 마스코트의 소개글에서 병무청의 낮은 성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굳건이 소개글의 성 차별 및 성범죄 희화화 표현들을 즉시 삭제하거나 수정하고, 굳건이 뿐만 아니라 병무청의 기타 정책 홍보의 표현 및 문구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 성 차별 요소가 사용된 경우가 있는지 민감하게 살펴보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병무청은 16일 저녁 청춘예찬 블로그 상의 굳건이 소개글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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