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마음...고통은 나누고 기쁨을 두 배로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요즘 운수업이 말이 아니다. 특히 부울경 지역은 조선업의 불황과 연이은 자동차 산업까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사정이 너무 않좋다. 그럼에도 (주)부용운수 정만채 회장을 보면 존경스럽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사회환원에 나서는 그가 있기에 아직 살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운송업에 종사하는 이 모씨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정만채 회장은 가진 게 많아서가 아니라 작은 것조차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고 있다.

(사)더좋은사람들, 운수업 가족들의 동반자
지난 5월 9일 부산 강서구 맥도강변길에 소재한 (주)부용운수를 찾았다. 취재원들을 통해 이 기업 정만채 회장의 선행을 익히 들어왔다. 내심 ‘키다리 아저씨’를 상상했지만, 실제는 사뭇달랐다. 풍채 좋고 넉넉한 인심이 돋보였다. 
사실 내 것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정만채 회장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운수업계가 신음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희망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었다.
“운수업 가족들은 정말 고생이 많다. 트럭 1대 가지고 있다고 사업자로 분류되니 일반 근로자에 비해 혜택도 없다. 가지고 있는 차 1대도 할부니 벌어서 갚다보면 먹고 살기가 빠듯하다. 일이라도 쉽냐, 매번 위험천만한 도로에서 시간과 싸움하며 힘든 여정을 보내야만 한다.” 정만채 회장과 마주하면서 들은 그의 첫마디였다.
현재 정 회장은 고생 많은 운수업 가족들을 위한 단체인 (사)더좋은사람들 이사장을 맡아 그들을 대변하고, 생계가 어려운 화물차주 가족에게 생계비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는 부산·경남지역 중견화물업체 대표로 구성된 봉사단체로, 2016년 12월 정식 법인으로 등록했다. 회원들의 추천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도 찾아 생계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이 소문나 어느 덧 회원 수만 100명이 넘었다. 봉사활동을 넘어 자연보호 캠페인 등 공익적인 활동도 펼쳐 지역에서 귀감이 되는 단체로 발돋움한 상태다.

장애인과 함께 한 삶
정만채 회장의 선행은 운수업 가족에게만 국한하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숨은 봉사자를 자처했던 그였다. 그의 선행이 알려지게 된건 지체장애인들을 후원하면서 부터다. 내친김에 부산광역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협회 후원회장도 맡았다.
매년 ‘중증장애인 합동결혼식’과 ‘희망강화 체육대회’도 개최했다. 생활지원금과 장학금도 전달한다.
정 회장은 “그간 수많은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합동결혼식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자 늘 감동이 함께하는 순간이다”며 “신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둘이 한 마음으로 묶는 아름다운 광경, 언제나 가슴 속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봉사를 펼친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중증장애인생활협회 감사패를 비롯해 부산광역시장 표창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한국혈액암백혈병협회 초대회장 맡아
최근 정만채 회장에게 새로운 타이틀이 주어졌다. 바로 (사)한국혈액암백혈병협회 초대회장을 맡게 된 것. 이 단체는 지난 2월 설립허가를 받은 순수 비영리 만간법인이다.
정 회장은 “지역 내 대부분은 ‘암’이라고 하면 서울로 가기 바쁘지만, 사실 혈액암과 관련해서는 전문의도 많고 특화 돼 있어 굳이 수도권 병원으로 갈 필요가 없다”며 “우리 단체는 경황이 없는 환우와 가족들에게 올바른 길을 인도하고, 투병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관련 분야에 경험과 지식을 보유한 직원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암 전문의,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 영양사, 의료사회사업실, 심리학자, 간호사 등과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특히 동종 병을 가진 환우들과의 모임 및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주요병원인 부산대학교병원을 필두로, 동아대병원, 백병원, 고신대병원,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등과 연계해서 대상자를 결정하고, 소외계층 환우들에게는 치료비와 수술비 등도 지원한다.

현재 국내는 인구 10만 명당 급·만성 혈액암 및 백혈병은 17명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번 발병하면 치료기간이 길어 항암약물치료 등에 3~5년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버거운 의료비가 발생해 치료에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아직 설립된지 몇 개월에 불과하고 소액기부자 모집도 지난 4월에서 시작했지만 어느 덧 후원자가 120명이 넘어섰다. 목표는 ‘수호천사, 1004명’이다. 1호는 서병수 부산시장, 2호는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이 이름을 남겼다. 정 회장은 “혈액암으로 고통받는 환우들을 지키고, 지역의 든든한 수호천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바랐다.
한편, 정만채 회장은 1990년 설립한 (주)부용운수를 비롯해 (주)부경육운, (주)부용환경물류, (유)태용물류를 경영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다. 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운수업 가족들이 평탄하고 즐거운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전제한 뒤 “지금도 내일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면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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