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통신원 김 미 정

스웨덴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아주 강한 나라다.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노르웨이나 덴마크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상당히 차별되는 부분이죠. 스웨덴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와 함께 인권을 중시하며 인류애를 지양한다. 약 200년간 민족과 국가를 우선하며 배타적인 애국심을 강요하는전쟁을 겪지 않아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자신들을 '스웨덴 국민'이라기 보다는'세계시민'으로 여기려는 경향이 짙고, 이민자나 망명자들에게도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이번 9월 2006년 예산안 여야 협상에서도 아동가정난민에 대한 일반특사가 여타 국민생활에 관련된 정책에 우선하여 가장 큰 관심사였다. 물론 노동시장 등에서는 이민자들이 자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점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원론적인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이민자 정착 및 생활안정 지원 및 차별방지정책 등을 통한 국가 정책이나 사회 체제 모두 훨씬 유연한 편이다. 스웨덴의 인권국가다운면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우이다. 스웨덴에는 사형제도가 없다. 최고형은 종신형이지만 대부분 모범적인(?) 감옥생활을 인정받아 10년 안에 출소한다. 게다가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 정도 하숙생활을 경험한 스웨덴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스웨덴 감옥은 우리나라 평균 하숙집보다도 청결 및 구내시설 등 면에서 높은 시설과 수준을 자랑한다고 한다. 오죽하면 사담 후세인이 '감옥에 가야 한다면 스웨덴 감옥에 가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또한 최근 발표된 공공시설의 음식 실태에 대한 조사에서 스웨덴 감옥 음식이 학교 급식보다도 훨씬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격으로 계산하면 감옥 음식은 일인분에70크로나(약 9400원), 학교급식은 13.50크로나(약 1800원)로 범죄자에게 배급되는 음식이 학생들 급식보다 5배 이상 비싼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범죄자의 인권마저 최대한 보호하려는 좋은 뜻들을 악용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11일에는 외무장관을 살해한 살인범이 "집보다 감옥에 가는 것이 낫다"고 진술해 사회적인 지탄을 받은 적이 있었다. 또한 러시아, 라트비아 등 인근 낙후 국가의 범죄자들이 스웨덴 감옥에 가기 위해 국경을 넘어와 범죄를 저지르는 웃지 못할 일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모든 이들을 최대한평등하게 대하고 각각의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보장해 주려는 사회 시스템이 부러우면서도 좋은 취지의 제도들이 악용되어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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