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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똑똑하고 현명한 당신은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세상의 무지와 편견에 맞설 도구 ‘팩트풀니스’

빌 게이츠는 2010년부터 매년 5~6월이면 대학생들에게 추천도서를 소개한다. 이번에는 책 추천을 넘어 미국의 모든 대학교와 대학원 졸업생들에게 직접 책을 선물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책을 선물한 이유는 “자신이 읽은 책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세계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안내서”라는 것. 그 책은 세계적인 석학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이다. 팩트풀니스란 ‘사실충실성’이란 뜻으로, 사실에 근거하여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와 관점을 의미한다. 팩트풀니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얼마나 어떻게 변화할까? 

◇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외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1만 9,800원

세상의 무지와 편견에 맞설 도구 ‘팩트풀니스’
당신은 세계가 점점 좋아진다고 생각하는가? 나빠진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그대로라고 생각하는가? 

한스 로슬링은 이와 같은 질문을 30개국에 던졌다. 모든 국가의 대답은 “나빠지고 있다”였다. 테러와 내전이 점점 늘고, 바다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며, 얼음은 녹고 해수면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전 지구적 상황을 고려한 답변일 것이다. 

그러나 통계학적으로 보면 세계는 그리 나빠지고 있지 않다. 그 반대이다. 1970년대와 비교하면 오존층 파괴 물질은 1/100, 재해 사망률은 1/10 줄었다. 오늘날 전 세계 문맹률은 10%에 불과하며, 안전한 상수원의 물을 이용하는 사람과 예방접종을 받는 아이의 비율은 90%에 달한다. 또한 전기를 공급받는 비율은 85%, 휴대전화 사용자 비율은 65%이다. 

한스 로슬링은 통계학 연구에서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 더욱 심각하게는 세계의 실상을 체계적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느낌’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추측하고 학습할 때 끊임없이 직관적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참고하는데, 비합리적 본능으로 세계관에 오류가 발생하면 구조적으로 틀린 답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증편향이 기승을 부리는 탈진실(post-truth)의 시대에 <팩트풀니스>는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이기는 팩트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빈곤, 교육, 환경, 에너지, 인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실제 세계의 간극을 좁히고 선입견을 깨는 통찰을 제시한다. 우리의 편견과 달리 세상이 나날이 진보하고 있음을, 사실에 충실한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이를 낱낱이 증명한다. 

독서 노트 
우리는 2017년에 14개국 약 1만 2,00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마지막 13번을 뺀 열두 문제 중 정답을 맞힌 문제는 평균 2개였다. 만점은 한 명도 없었고, 무려 15%가 빵점이었다. 혹시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또는 그런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좀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나도 처음에는 분명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전 세계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의대생, 교사, 대학 강사, 저명한 과학자, 투자은행 종사자, 다국적기업 경영인, 언론인, 활동가, 심지어 정치권의 고위 의사 결정자도 있었다. 다들 교육 수준이 높고 세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들도 ‘절대다수’가 오답을 내놓았다. 그중 일부는 일반 대중보다도 점수가 낮았는데, 특히 몹시 참담한 결과는 노벨상 수상자와 의료계 연구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요컨대 지식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두가 세계를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었다. 이런 오해는 심각할 뿐 아니라 ‘체계적’이기까지 했다. _20~21p

언론은 우리의 주목 필터를 통과하지 못할 이야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주목 필터를 통과할 것 같지 않아 편집장의 승낙을 얻지 못한 기사 제목을 2개만 살펴보자. “말라리아 지속적으로 감소”, “오늘 런던 날씨가 포근하겠다던 기상청의 예측 적중” 반면 우리의 필터를 쉽게 통과하는 주제를 나열해보자. 지진, 전쟁, 난민, 질병, 화재, 홍수, 상어 공격, 테러. 이런 드문 사건은 일상적 사건보다 뉴스로서 더 가치가 있다. 그리고 언론에서 꾸준히 봐온 드문 이야기가 우리 머릿속에 큰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그 드문 일을 흔한 일이라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고 믿는 수가 있다. _149p

크기 본능의 두 가지 측면은 부정 본능과 더불어 세상의 발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세계 인구와 관련한 여러 비율 중에 기본 욕구를 충족하며 사는 사람의 비율을 물으면, 대부분 일관되게 약 20%라는 답을 내놓는다. 하지만 정답은 80%, 나아가 90%에 가깝다. (…) 그러나 자선단체와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이는 숫자를 고통받는 개인의 모습과 함께 끊임없이 보여주다 보니 사람들은 왜곡된 시각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다른 모든 비율과 발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한다. _183p 

나는 국가별 ‘총’배출량을 기초로 중국과 인도를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조직적으로 비난할 때면 더러 오싹하다. 그것은 중국 전체 인구의 몸무게 합이 미국보다 크다고 해서 미국보다 중국에서 비만이 더 심각하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국가별 총배출량을 문제 삼는 주장은 나라마다 인구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된다. 이 논리대로라면 전체 인구가 500만 명인 노르웨이는 1인당 이산화탄소를 아무리 많이 배출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국가별 총배출량이라는 큰 수치를 해당 국가의 인구로 나눠야 의미가 있고, 비교 가능한 수치가 된다. _199p

▶저자 소개
지은이: 한스 로슬링(Hans Rosling)

한스 로슬링은 의사이자 공중 보건 전문가, 통계학자라는 독특한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경제발전, 농업, 가난, 건강 사이의 연관 관계를 집중 연구했다. 사람의 잘못된 인식을 변화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그는, 이 책을 집필하는데 몰두하다 2017년 2월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이창신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번역을 전공했다. 번역한 책으로는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하버드 교양 강의>, <정의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박정연 기자  ija02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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