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사진=KBS 화면 캡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사진=KBS 화면 캡쳐]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2020년 올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대혼란의 시기를 격고 있다.

이 세계사적 혼돈 속에서 치러진 미국 대선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이 퇴임할 운명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쳤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인당의 투표와 대중투표에 근거한 정당성을 가지고 1월 20일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다.

사실 바이든 당선인은 여론조사에서 승리예측지역으로 지목된 모든 지역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미국 120년 역사 최고의 투표율(67%)이 말해주듯 시민의 적극적인 정치참여 덕분에 7,500만 이상의 역사상 가장 많은 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측은 안도의 한숨에 만족할 수 없는 입장이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4년간의 비정상적인 정책실행, 선거운동기간 중 모욕적인 캠페인, 최근엔 끔찍한 법적-정치적 게릴라전을 치른 후 결국 버려진 폐허의 현장으로 나아가게 됐기 때문이다. 이 폐허의 현장에서 바이든과 민주당은 모든 것을 다시 재건해야하는 엄청난 임무를 맡은 셈이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바이든 당선인측은 우선 선거 이전의 자세로 돌아가 냉철하게 시국을 바라봐야한다. 다행히도 바이든 당선인은 혼탁하고 극도의 긴장감이 팽배했던 선거전 말미에도 침착한 성품을 보여줬다.

그는 소수이지만 광신적인 민주당⦁공화당 파벌과 광적 지지자들에 대담하게 맞서야한다. 이것은 시민충돌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편이다.

또한 틀림없이 합법적인 투표용지의 위반사례들을 불법이라고 믿게 만들려는 변호사들의 공격에도 변함없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계속해서 보내는 거짓말과 조작된 트윗의 광란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아마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까지 아니 그 후에라도 민주주의와 국가 전체, 그리고 세계를 삼키려는 자기중심주의의 블랙홀처럼 행동 할 것이다.

선거 후 그의 성명에서 보듯, 제도와 진실에 대한 이러한 자기중심적 태도는 둘로 갈라진 국민적 화해와 화합에 걸림돌이 될 듯하다.

사실,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은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더 많은 7천만 표 이상을 얻었다. 그는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고도 패배한 공화당 후보가 된 것이다.

따라서 바이든 당선인측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트럼프주의(trumpism)의 광폭의 배경을 인정하면서 ‘미국의 병’을 도려내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트럼프주의는 대중의 우매함을 키우지만 미국사회에 만연한 원한, 불의, 절망, 두려움, 이기주의의 원인이 아니라 시대적 증상일 뿐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트럼프주의를 비판만할 것이 아니라 미국사회의 근본적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즉, 인종 차별에 시달리고 쇠퇴하는 기반시설, 불평등한 교육시스템, 감소하는 기대수명, 여전히 부의 양극화로 인해 심하게 찢겨진 국가를 회복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트럼프 유형의 포퓰리즘(populism) 독재자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낳게 한다.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민주주의를 회복하여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의 모범이 되기를 기대할 뿐만 아니라 세계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길 기대한다. 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