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경영트렌드 분석과 국내외 사례보고 Ⅲ - 기업 문화마케팅(컬처노믹스)>

문화적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
“문화예술의 창의성을 경영자원으로 활용”

문화예술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현상이 확대됨에 따라 최근 컬처노믹스(Culturenomics)가 기업경영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이미지 향상은 물론, 기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가치나 제품이 담고 있는 철학을 전하기 위한 도구로 문화예술을 활용하여, 경제적 효과를 얻고 있다.

전 세계가 본격적인 문화경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세계 각국은 문화와 예술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제 문화예술이 단순히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에서도 문화예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경영 성과를 이루어 내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는 곧 기업이 창조적 역량과 가치를 지닌 문화예술과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며, 문화마케팅이 주요한 시대적 조류로 등장하게 된 이유다. 더불어 문화와 예술을 국가 경쟁력으로 삼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컬처노믹스를 바탕으로 한 서울시의 문화도시리모델링 계획인‘창의 문화도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는 오세훈 시장이 신년사를 통해 선언한‘창의문화도시 서울’의 문화 관련 시책을 집약적으로 총망라, 정리한 이른바‘서울시 문화지도’로서, 2010년을 목표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문화예술 창의기반과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여 세계인들의 감성을 끌어당길 수 있는 서울만의 매력을 창출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겐 문화와 예술이 물과 공기처럼 흐르는 문화 환경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마스터플랜의 핵심전략은 오세훈 시장이 그동안 지속가능한 도시발전과 세계 주요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강조해온 문화와 경제의 융합인 컬처노믹스다.

▲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의 모습.

“문화를 통한 기업의 사회공헌은 차별화된 기업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가와 사람 사이의 장벽을 허물어 주는 예술은 고객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인 것이다. 문화예술과의 협력은 임직원 간의 소통을 통한 내부문화 개선, 창의성 증진 등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효율적인 경영수단이다.”

경영과 예술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다
▲ 사진 2. LG전자는 한국합창총연합회와 함께 주부들의 문화생활을 후원하고, 아마추어 합창단의 활성화를 위해 매년 휘센 합창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주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문화마케팅은 기업가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며,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인 메세나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창조경영과 사회적 책임 경영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문화마케팅은 창의적 기업 경쟁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차별화된 사회적 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초기 비영리적 측면에서 자선의 관점에 입각한 사회공헌 활동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전략적 경영의 개념 접목을 통해 공익적 측면과 상업적 측면을 통합한 투자 관점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한국메세나협의회의‘2006년 연차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 국내 기업의 문화마케팅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성과는 7점 만점 중 평균 5.42점으로 나타났으며, 조사대상 기업의 80%가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기업 문화마케팅 전략은 경영에 예술을 융합하여 경영성과를 높이고, 경영과 예술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사회의 긍정적 발전에 기여하면서 이익도 창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영 전략이다. 향후 문화마케팅이 경영분야를 넘어 민간조직, 지역개발, 교육, 국제교류 등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고,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위한 CEO의 신념과 의지가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문화마케팅은 기업문화와 철학을 브랜드화 하는 것이므로, CEO가 어떤 철학과 문화적 관점을 지니고 기업문화를 대변하는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우정 풍류일가 대표는“기업이 만드는 풍요로운 문화가 다시 기업의 풍요로움으로 선순환하기 위해서 CEO의 선택이 필요하다”며“장기적인 비전과 철학을 가진 CEO는 기업의 전략적 카테고리로 문화 경영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NP


[문화예술을 활용하여 기업 가치를 향상시킨 기업 문화마케팅 집중사례]

▣ 아모레퍼시픽(설화수) ; 전통문화예술을 활용한 문화마케팅

▲ 사례 1 사진.
  “한국적 감성에 바탕을 둔 문화마케팅 활동을 통해 명품 문화브랜드로서의 차별적이고 확고한 브랜드 위상 구축”
설화수는 출시 5년만인 2002년에 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외국 브랜드 각축장인 백화점 매장에서도 랑콤, 에스티로더, 샤넬의 실적을 압도하는 연 매출 1000억 원을 이미 달성하였다. 또한 2006년에는 447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4조 4700억 원 규모의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설화수라는 단일 브랜드로 무려 1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최고의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치열한 경쟁의 시장 환경에서 설화수는 브랜드 전략 방향을‘명품 문화브랜드로서의 위상 강화’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문화마케팅을 실시하였다. 제품 전략은 한방이론에 근거한 엄선된 한방 원료사용과 한국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한국적 감성 디자인 컨셉을 토대로 하였다. 특히 광고, 판촉활동, 고객관계관리 및 브랜드의 문화적 이미지 구축을 위해 공예작가와 공예작품을 적극 활용하는 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실시하였다. 그 일환으로 문화계 인사들의 모임인‘설화클럽’을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후원하였으며, 설화클럽에 속한 예술가들의 도움을 받아 제품과 판촉물의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또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인들의 누비한복, 자기, 공예품과 설화수 제품이 함께 등장하는 잡지 광고를 제작하는 등 기업과 문화예술의 지속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노력하였다.

▣ 유니레버(Unilever) ; 예술을 통한 직원 능력 개발의 대표적 성공사례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능력 개발 및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한 방안으로 문화예술과의 파트너십 프로그램 운영”
유니레버는 계열사와의 합병에 따른 조직의 이질감을 해소할 목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카탈리스트(Catalyst) 프로그램을 전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카탈리스트팀은 구성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극배우와 극작가를 초청하여 직원들이 참여하는 역할극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시인과 작가를 초청하여 비즈니스 작문 등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직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영화 제작자에게 의뢰하여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영화 형태로 제작하여 상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의 기초가 되는 직원들의 읽기, 쓰기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울러 임직원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비즈니스 기술 중의 하나인 발표력 향상을 위해 연극배우들과 함께 워크숍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회사의 특성을 고려한 유니레버는 구성원들이 비주얼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화가를 초빙하여 프레임워크, 디자인, 컬러 감각 등에 관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카탈리스트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에 대한 단순한 보상을 넘어 기업과의 협동, 협력 개념을 공유함으로써 예술의‘파트너십 마인드’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기업과 예술의 결합이 직원들 간의 화합을 이끌어 내고, 창의적이고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 베네통(Benetton) ; 문화예술을 통한 감성 커뮤니케이션 전략

▲ 사례 3 사진.
“베네통의 가치는 경영 이념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사람중심의 새로운 경영문화 패러다임을 구축한 데 있다.”
1965년 설립된 베네통은 전 세계 120여 개국 5000여 개의 매장에서 매년 1억 5000만 벌의 옷을 판매하고 있는 세계 굴지의 의류기업으로 성장했다. 베네통의 성공비결은 기술과 유통의 혁신과 함께 기업문화 혁신에 있다. 즉, 세계 최초로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시각예술에 담아 전 세계로 발산하면서 독창적인 문화기업으로 각인된 것이다. 또한 베네통 경영활동의 중심에는 베네통의 경영철학과 이념의 방향키가 되어주는 파브리카(Fabrica)가 존재한다. 파브리카는 베네통의 창의력 생산 공장인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센터이다. 베네통은 파브리카를 통해 전 세계 25세 이하의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지속적으로 초청하여 각종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세계에서 모인 젊은 예술가들은 워크숍을 통해 창조적이고 의미 있는 창작물들을 생산해 낸다. 이처럼 문화예술을 통한 베네통 마케팅의 성공은 파브리카라는 창의적 기구가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며, 파브리카의 성공요인은 수평적이고 입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보장에 있다. 파브리카는‘편견반대, 인종차별 반대, 사형반대’등 의류업체가 이야기하기에는 무거운 주제를 여러 가지 예술에 담아 가볍고, 창의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베네통의 미덕은 파브리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끊임없는 창의력이 산업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든 통찰력에 있다.

▣ 불칸(Vulcan) ; 지역 사회에서‘창의적 자본주의’를 가장 잘 구현
“지역사회로부터 얻은 경제적 이익을 지역사회에 다시 환원하기 위한 놀라운 문화지원과 투자 활동을 통해 시애틀의 메디치로 자리매김”
1975년,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를 공동 설립한 폴 앨런은 이후, 임파선 암에 걸려 1983년,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되었다. 그는 당시 가지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고, 이를 자본금으로 하여 1986년에 개인자산투자회사인 불칸을 설립한다. 테크놀로지, 수익성, 재무안전성 등을 기준으로 엄선된 벤처기업에게 투자한 결과, 수익은 크게 늘어났고 2007년 포브스 잡지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폴 앨런은 19위를 차지했다. 돈을 버는 것만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았던 그는 우선 시애틀 지역사회의 문화 수준을 올리는 데 기여하게 된다. 실제로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폴 앨런은 자신이 흠모하던 지미 헨드릭스를 기리고자 EMP라는 음악사 박물관을 열었다. 이곳은 미국 팝 뮤직을 혁신적이고 상호 소통하는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음악이 내재하고 있는 저항적 느낌을 다양한 시각적 도구를 이용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MP는 규모와 발상의 신선함, 산산조각 난 기타에서 모티브를 얻은 특이한 건물 디자인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쉼터뿐만 아니라 시애틀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EMP 외에도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빠졌던 시네라마 영화관과 시애틀 시혹스 구단을 인수한 폴 앨런은 2001년, 비영리단체인 앨런 뇌 과학 연구소를 시애틀에 설립했다. 이와 함께 사이언스 픽션 박물관을 설립하기도 한 그는 시애틀의 문화를 보전하고,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인류의 진보를 도와줄 과학 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 자료제공 : 한국메세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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