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태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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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8월 4일 중국군은 대만 주변에서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군사기동훈련을 시작했으며, 이는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었다.

중국 국영 CCTV는 웨이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에서 “군사훈련이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 북서부와 남서부 해역에 여러 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지역 평화를 훼손하는 비합리적인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24시간도 채 머물지 않고 대만을 떠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은 “미국은 민주주의 체제가 통치하고 중국 군대의 끊임없는 침략 위협 속에 살고 있는 이 섬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 외교 책임자인 왕이(Wang Yi)는 “멀리서 중국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맞대응했다.

군사 분석가의 말을 인용한 중국 신문 글로벌 타임즈에 따르면 중국국의 훈련은 ‘전례 없는 규모’이며 “중국군이 대만해협 상공에서 실탄과 장거리포를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 해상 보안국은 보안 조치로 선박이 영향을 받는 지역에 진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훈련은 대만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지역(때로는 대만 해안에서 불과 20km)에서 진행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군 소식통이 "대만군이 자진해서 중국군과 접촉해 우발적으로 총을 쏘면 중국군이 강력하게 보복할 것이며 모든 결과는 대만 측이 부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당국은 중국군의 이러한 군사훈련이 동아시아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상기하면서 비난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 대변인 쑨리팡(Sun Li-fang)은 "중국의 일부 기동 지역은 대만의 영해를 침범한다"며 "국제 질서에 도전하기 위한 비합리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국방부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전쟁을 준비하는 원칙을 존중할 것임을 상기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입장에선, 이러한 훈련은 다른 훈련과 마찬가지로 최근에 시작되어 더욱 제한적이지만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문 이후 “필요하고 합법적인 조치”일 수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도발자는 미국이고 피해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자기방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식 신화통신은 “이번 훈련은 대만의 봉쇄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해상 목표물 공격, 지상 목표물 타격, 영공 통제를 포함”한다고 전했다.

요제프 보렐(Josep Borrell) 유럽연합(EU) 외교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중국의 '공격적' 군사 작전을 규탄하며 낸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구실'로 삼는 데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다'고 말하면서 중국 공식입장과 각을 세우는 입장이다.

아세안(Asean) 각 국가대표들은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 주변 상황이 “공개적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들은 인접 아세안 지역의 최근 발전으로 국제적 및 지역적 불안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즉, 상황의 오판, 심각한 대립, 공개 갈등 및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강대국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어 세계는 다자주의와 평화공존을 수호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의 지혜와 책임감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인구 2,300만 명이 거주하는 대만을 향한 중국의 침공 가설이 여전히 가능성이 낮지만, 2016년 차이잉원(Tsai Ing-wen) 총통이 당선된 이후로 그 가설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독립당 출신인 차이 총통은 이전 정부와 달리 섬과 대륙이 “하나의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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