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벨리은행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사진=np자료사진 이미지 픽사베이 합성]
실리콘벨리은행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사진=np자료사진 이미지 픽사베이 합성]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미국 16위권 규모의 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고객의 대부분이 미국 첨단 기술 회사들로 구성된 SVB가 몰락으로 이어짐으로써 금융계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공포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SVB는 미국 정부 당국에 피해 범위를 제한해 주도록 강요하면서도 고객들이 자신의 은행에 맡긴 예금에 대한 상환 요구의 급증에 대처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은행 파산의 결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기 상조일 것이다. SVB는 2007년부터 불거진 미국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결국 파산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이었던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와는 다르다. 그들의 활동, 규모, 그리고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상호 연결은 SVB와 비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의 이번 금융 재난 우선적인 대응은 소규모 은행의 고객들이 그들의 저축을 더 견고한 대형 금융기관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을 막아야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어떠한 공금도 투입되지 않고 주주와 은행 임원들이 예금주들에게 손해를 확실히 배상하려고 하지만, 그 거래는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규제의 효과와는 다른 문제를 파생시키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연쇄적 금융위기를 피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당국의 신속한 개입이 필수적이다. 

사실상, 2100억 달러의 자산에도 불구하고 SVB는 미국의 은행 감독기관인 통화감독관의 감시망을 벗어나 있었다. 이러한 감시망은 금융기관들에게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현금을 갖추도록 강요하는 규제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규제가 미국 은행 부문의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보고 2018년에 이러한 유연성 규칙이 적용되는 임곗값을 500억에서 2500억으로 늘리기로 결정했었다.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행정부에 집중적인 로비를 벌였던 SVB의 사장인 그레 베커(Greg Becker)는 고객의 돈을 의심스러운 방식으로 아무 구속도 받지 않고 관리할 수 있었다. 
 
그는 미국 국고채와 부동산 채권에 자금을 투자함으로써 1년 만에 0%에서 4.5% 이상으로 상승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불행히도 SVB는 금리가 인상할 때마다 채권의 가치는 하락하고 고객들은 그들의 자산 회수를 위한 대규모 인출로 인해 손실을 입게 되면서 더 이상 업무지속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게다가 기업들은 일정 금액의 자본금을 증가시키기 위해 주식회사의 주식 수를 늘려서 자본금을 늘리는 유상증자를 하기 마련이다. SVB 역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해 하루 만에 약 421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주가는 폭락하고 말았다. 

미 정부는 SVB 파산이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객이 맡긴 예금을 보험 보증 한도와 관계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 
 
다만 미 재무부는 주주와 담보가 없는 채권자 일부는 보호받지 못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SVB 고위 경영진은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결국에는 미 예금보험공사(FDIC)가 산타클라라 예금보험 국립은행(DINB)라는 법인을 신설한 뒤 SVB의 예금을 이전 받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도 추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제 금융기관들은 부담 없는 부채와 풍부한 유동성에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져 점점 더 위험해지는 투자 결정에 따른 다른 경로의 사고도 예측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번 SVB의 파산을 통해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통제하기 어렵고 금리 인상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불안정해진 환경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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