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식생활 개선 및 정기검진 중요"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10년 새 한국인의 암 지형이 변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위인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2010년엔 2위이던 위암이 2020년에는 4위로, 5위였던 간암이 7위로 내려간 반면, 폐암이 4위에서 2위로,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각각 5위와 6위로 2010년에 비해 한 계단씩 상승했다. 특히 10년 사이, 전립선암은 109%, 유방암은 112%, 자궁체부암은 85% 증가하여 2배 가량 발생률이 높아졌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하 의학원) 위장관외과 민재석 과장은 위암 발생률이 감소세를 보인 것에 대해 “위암의 발생 원인 중 하나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율이 한국에서 낮아지고 있으며, 한국인의 식습관이 서구화 되고 있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가검진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의 전 단계인 질환을 신속히 발견하여 치료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며, 심지어 위암이 발견되더라도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예방접종 또한 간암과 자궁경부암 등의 발생률을 크게 낮췄는데, B형 간염 예방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의 역할이 컸고, 안전한 성생활과 각자 그릇에 덜어먹기 등의 식습관 변화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폐암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고령화가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폐암과 대장암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연령별로 보았을 때 폐암 발병률은 65세 이상에서 10만 명당 1,480명으로 전체 암중 1위다. 65세 이상에게서는 위, 대장암보다 폐암이 더 많다. 
 
의학원 폐암식도암센터 김재현 과장은 “남성의 경우 흡연 이력이 있는 고령에서 폐암의 발생률이 높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까지 증가하고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1.2~2배까지 증가한다”고 강조하며, “폐암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 5위에서 4위로 올라서며 증가하고 있으며 여성 폐암 환자의 80%는 비흡연자로 보고됐다. 주 원인으로 튀김, 볶음, 구이 등 기름을 이용한 요리 시 발생하는 조리매연과 간접흡연이 지목되는데, 환기팬을 활용하고 자주 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2019년 7월부터 만 54세 이상 74세 이하인 국민 중, 흡연 이력이 30갑년 이상인 고위험군은 2년에 1회 저선량 CT 등 조기검진을 받을 수 있으니 꼭 검진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2010년에 비해 109.2% 증가하며 폐암, 위암에 이어 남자 주요 암 3위를 기록했다. 전립선암의 증가 원인으로 의학원 비뇨기암센터 서영준 과장은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를 과다하게 먹을 경우 전립선암이 촉진될 수 있으며, 남성호르몬의 영향도 받는다. 또한 전립선암은 가족력과 유전력도 연관이 있고 나이가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므로, 50세 이상일 경우 간단한 피검사로 가능한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받아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이미 2016년부터 여성 주요암 발생률 1위로 올라선 이후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1위를 기록하며, 2010년과 비교했을 때 112.1%나 증가했다. 

의학원 유방암센터 이온복 과장은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수록(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력이나 수유력이 없는 경우, 고연령 출산, 음주 등이 밝혀진 유방암 고위험 요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들에게서는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국 유방암 학회에서 발표한 2022년 유방 백서에 따르면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이 중요한데, 일주일 4-5회의 45-60분 정도의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초기 유방암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니, 40세 이상인 경우 반드시 국가검진인 유방촬영을 시행하고 치밀 유방 소견이 있는 경우 유방 초음파를 꼭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40세 이전이라도 가족이 진단받은 나이보다 5년 먼저 유방 검사를 시행할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하였다.

이외에도, 자궁체부암(주로 자궁내막암)은 2015년까지 발생률 10위권 밖이었지만 10년 동안 85.7% 증가하여 여성암 8위를 차지했다.

부인암센터 박상일 과장은 “자궁내막암이 증가한 원인은 고칼로리 섭취를 통한 과체중과 폐경 이후 인구의 증가, 호르몬 보충요법의 활용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가장 처음 비만과의 관련성이 알려진 암이며, 비만하면 자궁내막암 발생위험이 2~11배 높아진다고 밝혀진 바 있다. 갑자기 생리양이 과다하거나 주기가 불규칙할 경우, 폐경인데도 질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부인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자궁초음파를 실시할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전문의들은 증가하고 있는 암들은 공통적으로 기름진 식습관 및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인구고령화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올해 3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연령대의 비만(허리둘레) 유병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남성의 비만(허리둘레) 유병률은 2011년 27.2%에서 2021년 40.3%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구형 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사하기,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하기, 주 5회 하루 30분 이상 걷거나 운동으로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금연 금주하기, 마지막으로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정기검진 받기 등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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