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공장 탄산리튬 월 1000㎏ 생산능력 갖춰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최근 정부가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8조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사용 후 배터리’의 재제조·재사용·재활용 시장 관련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해 핵심 광물의 해외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재활용을 통해 연간 전기차 17만대 분량의 핵심 광물을 확보할 수 있다.

전기차가 상용화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자원빈국인 국내로서는 관련 기술에 따라 이차전지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사용 후 배터리’ 육성 체계가 이를 말해준다. 현재 관련 기술은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으로 재활용을 하고 있다. 전처리는 폐배터리를 분해해 가루(블랙파우더)로 만드는 것이며, 블랙파우더에 양극재를 만드는 니켈, 코발트 등 금속물질을 추출하는 것을 후처리 공정으로 말한다. 여기서 후처리 공정은 습식제련과 건식제련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습식제련은 ‘산’에 담가서 녹여 금속을 뽑는다. 건식제련은 ‘높은 열’을 가해 금속을 추출한다. 이차전지 자체가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술인 만큼, 재활용에 있어서도 가장 친환경적인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건식제련이다. 

2024년부터 본격 항해 시작
현재 국내 기업 중 건식제련에 특화된 기업에는 에코알앤에스(대표이사 류상훈)가 있다. 이 기업은 기존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들이 ‘습식제련’을 하는데 반해, 특허받은 기술을 활용해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인 ‘건식제련’을 통해 리튬을 추출하고 있다. 이 기술은 국내 최고 권위자인 왕제필 부경대 공대 학장이 2018년 특허 등록한 기술이다. 왕 학장은 습식 기술은 폐수 발생으로 인한 환경 규제 때문에 향후 공장 증설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건식 기술로 개발하게 됐다. 
㈜모든과 부산탱크터미널(주)을 경영하고 있는 류상훈 대표이사는 이 기술에 매료됐다. 왕제필 학장과 의기투합해 2020년 에코알앤에스를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상용화 기술에 매진하고 있다. 
류 대표이사는 “전기차 1세대 모델들이 퇴역하게 되면서 폐배터리가 대량으로 발생될 것으로 전망됐다”며 “곧 경북 영천에 공장을 짓고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영위하며, 건식제련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천하면서 리튬을 회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영천 공장은 탄산리튬 월 1000㎏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에코알앤에스는 인천의 한 열병합발전소에 리튬을 추출하는 설비를 연결해 탄산리튬을 제조하는 실증시험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탄산리튬 1t을 만드는 데 이산화탄소 1.2t 정도가 소모됐다. 실증에서 증명됐듯, 에코알앤에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산화탄소까지 포집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에코알앤에스 제공)
(사진=에코알앤에스 제공)
(사진=지난해 1월 인천 송도신도시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인천종합에너지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겸 리튬 추출을 실증시험하는 모습)
(사진=지난해 1월 인천 송도신도시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인천종합에너지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겸 리튬 추출을 실증시험하는 모습)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
에코알앤에스의 가치는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이 기업은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과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해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팁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선보엔젤파트너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GS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GS그룹은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이 미래 시장의 핵심으로 판단하고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에코알앤에스의 가치를 눈여겨 본 것이다. 
이를 통해 4세대 신규 전기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관련 특허도 많은데 ▼리튬-코발트 산화물로부터 코발트 분말의 회수 방법 ▼탄산리튬 회수 방법 및 탄산리튬 회수 시스템 ▼리튬-니켈망간코발트 산화물로부터 탄산리튬을 회수하는 방법 ▼니켈 분말 제조 방법 등을 특허등록을 완료했으며 ▼폐리툼이온전지 대상 친환경 건식재활용공정과 이산화탄소 직접분사를 통한 탄산화 열가열 장치 출원이 예정돼 있다. 

류상훈 대표이사는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천천히 가더라도 회사의 기조를 지켜나가겠다”며 “보다 기술적인 고안을 통해 친환경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친환경을 위해서는 우리의 기술 외에도 배터리를 분해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돼야 한다”며 “현재 숙련공 한 사람이 하루 꼬박 일해도 2~3개를 분해하는데 그친다. 기종과 연식에 따라 볼트 분해 방법부터 다르니 진척이 있을 수 없다”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해외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속에 로봇과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기술개발의 상용화가 한시바삐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에코알앤에스는 금속과 소재 및 폐기물재활용 전문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자 수출입 액체화물을 전용으로 취급하는 기업의 오너로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보유한 류상훈 대표이사, 금속제련 관련 SCI급 논문/폐배터리 관련 특허 다수를 보유한 왕제필 CTO,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경영 및 재무관리 전문가인 류지훈 CFO가 있다. 또한 포스코엠텍,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영풍기술연구소 등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습식 및 건식제련 플랜트 건설에 경험이 많은 김문성 연구원과 임진호, 이선주, 김은지 연구원 등이 배터리의 재활용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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