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산 이전, 당연한 이뤄져야 할 사안

(사진=지난 2022년 12월 대한적십자 중앙위원으로 활동 중인 ㈜세운철강 신정택 회장이 대한적십자사(회장 신희영) 회원유공장 명예대장을 수상했었다.)
(사진=지난 2022년 12월 대한적십자 중앙위원으로 활동 중인 ㈜세운철강 신정택 회장이 대한적십자사(회장 신희영) 회원유공장 명예대장을 수상했었다.)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세운철강 신정택 회장 접견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내걸린 커다란 액자에 먼저 눈이 간다. 여기에는 청남 오제봉 선생이 써준 ‘대리개세(大利蓋世)’ 글귀가 있다. 이는 신 회장의 신념이기도 한데, “큰 이익을 얻어 세상을 덮는, 즉 크게 벌어 나눔을 실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신정택 회장은 이 신념을 바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부산을 위한 의미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양특별도시 부산 이뤄내야 
부산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인물을 꼽자면 ‘신정택’이라는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장학사업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은 물론 사회, 복지, 스포츠, 문화, 경제 등 다방면에 걸쳐 아낌없는 후원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아 6년간 헌신한 그는 모금액 규모를 크게 늘렸고, 고액기부 회원 150여명을 새로 가입시키는 등 전국 최고의 나눔 도시의 명성을 높였다. 

경제인으로, 부산 발전을 위한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6년부터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6년간 역임하며 부산 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자를 만나 서부산권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 현재의 에코델타시티가 만들어지고 있다. 에코델타시티는 동·서부산 균형 발전의 주춧돌로 평가 받는다. 또한 실수요자 중심의 명례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이끌어 내며 부산경제와 지역상공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했다. 
현재 건립 중인 오페라하우스의 경우도 신 회장이 롯데그룹으로부터 기금을 유치한 성과다.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을 설득해 현재의 에어부산을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에어부산은 2007년 ㈜부산국제항공에서 출발했다. 초대 대표이사는 신정택 회장이었으며, 운영을 위해 박삼구 회장을 만나 주주 참여를 호소해 2008년 말 에어부산이라는 이름으로 부산~김포 노선이 첫 취항했다. 에어부산은 2023년까지 10년 연속 김해공항 이용객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고, 국토부의 ‘2022년 안전수준 평가’에서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부산시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가덕도신공항의 경우도 2006년부터 줄기차게 정부와 관계기관에 건의하고, 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이뤄낸 쾌거다. 가덕도신공항은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순항 중에 있는 상황이다.   
신정택 회장은 “과거 부산은 신발과 목재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끈 도시였다. 현재는 어떤가. 수도권 중심의 발전에 따라 위상을 잃었다”며 “앞으로의 부산 발전을 위해서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해양특별도시로 나가야 한다”며 “북항 재개발과 산업은행 유치가 그 신호탄이며, 부산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정택 회장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한마디 해준다면.
▼ 기업인으로 당연히 해야할 책무였다. 사실 처음 맡기 전에는 고민도 많았지만, 덕분에 개인적으로 뿌듯했고, 행복했다. 
활성화를 위해 지인들부터 설득하기도 했다. 2016년 11명이 동시에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는데, 이는 전국 최초의 기록이다. 촉매제가 돼 부인들이 가입하면서 회원 수도 부쩍늘었다. 취임 당시 63호의 아너소사이어티에서 220호 회원으로 3배가 넘는 성과를 보인 것이다. 이는 인구 비례해서 재임기간 전국에서 최고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부산공동모금회는 전국 최초로 현금 58억원을 모금하는 파란도 이어갔다. 이 금액은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 방역 종사자와 소외계층 시민들에게 돌아갔는데, 당시의 열성적인 응원들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Q.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부산시, 기업인과 부산시민들의 열정이 가득했지만, 아쉬움이 남게 됐다. 직접 발로 뛰며 유치를 위해 노력한 장본인으로 평가해 본다면.
▼ 유치가 됐다면 부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이자, 내 자식과 후손들에게 물려줄 커다란 선물이 될 수 있었기에 물론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산시민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모아진 화합력에 크게 감동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눈부신 유치활동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결과적으로 오일머니에 좌절될 수 밖에 없었지만, 부산시의 브랜드를 세계 곳곳에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평창이 3번 도전 끝에 올림픽을 유치했듯, 재도전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가덕도신공항 제2 활주로 부산시 구상도.)
(사진=가덕도신공항 제2 활주로 부산시 구상도.)

Q. 가덕도신공항이 2029년 12월 개항 예정이다. 그간의 소회를 전해준다면.
▼ 동명문화학원 서의택 이사장의 밑그림 속에 신공항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본격적으로 김해공항 가덕 이전 시민추진단을 발족하며, 신공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2006년에는 故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영남지역 업무보고 자리에서 동남권 신공항 필요성을 건의하며 불을 지폈다. 여러 타당성 조사에서 꼭 필요한 현안 중 현안으로 꼽히기도 했다. 또한 직·간접적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공항의 안전성을 고려할 때에도 가덕도신공항이 꼭 필요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되면서 건설사업 기본계획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남부권의 하늘길을 확대하고 부산, 진해 신항과 연계한 글로벌 물류 허브 조성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시는 1월 11일 ‘가덕도신공항을 아시아 복합물류 허브, 세계 50대 메가 허브, 글로벌 초광역 공항경제권 구축, 지방정부와 함께하는 공항’이라는 골자로 비전 선포식을 가지기도 했다. 감개무량한 소식이다. 
앞으로 안전한 공사 진행과 함께 경남과 울산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함께하는 경제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사진=가덕도신공항 비전과 전략 선포식 장면)
(사진=가덕도신공항 비전과 전략 선포식 장면)

Q. 산업은행 부산이전 추진협의회가 결성되는 등 부산시민들의 염원이 모아졌다. 정부와 여당도 힘을 보태고 있지만, 국회 문턱을 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과거 부산은 신발과 섬유와 같은 경공업과 목재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며 우리나라 수출전선의 최적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성장억제도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부산은 점점 쇠퇴의 길을 걸었고,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인천에도 밀리는 형국이 벌어졌다. 다시 한 번 비상할 수 있는 길이 항만과 항공, 철도를 한데 묶어 트라이포트를 완성해야 한다. 세계적인 항만인 부산신항, 한반도 종단철도, 여기에 가덕도신공항이 건설되고 있기에 물류를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이에 걸맞은 산업은행 이전은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싱가포르와 같은 물류를 통한 비약적인 발전, 금융복합도시 부산, 대한민국의 가치를 새로이 다져야 한다.
산업은행 이전은 지역간 균형발전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역외 기업들의 이전 또한 가능해 부산 인근 경남과 울산 모두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 생산유발효과도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인 논리로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 답보상태다. 수도권 외의 지방도시 몰락은 결국 국가 소멸을 의미한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한시바삐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사진=동남권발전협의회 박수영 국회의원 초청 강의)
(사진=동남권발전협의회 박수영 국회의원 초청 강의)

Q. 에어부산 설립의 주역으로, 작금의 상황을 볼 때 마음이 착잡할 것 같다. 향후 에어부산이 어떤 길로 갈 것 같은가. 
▼ 에어부산은 부산의 힘으로 만든 회사다. 부산시와 지역 향토기업인들이 출자해 만든 전국에서 유일한 항공사다. 운영 때문에 아시아나항공과 연계가 됐다. 부산시민들의 사랑으로 에어부산은 우량 항공사로 자리매김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앞으로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미지수가 됐다. 
분명한 것은 에어부산은 부산을 상징하는 항공사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에어부산 주주를 중심으로 2,000억원 이상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있는 지분 모두를 인수할 것이다. 반드시 분리매각이 이뤄져 가덕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로 남아야 한다. 
현재 진행상황을 볼 때 2월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유럽 승인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일본의 승인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 독점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분리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에는 지역 상공계와 부산시의회,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협의회’가 출범했는데, 앞으로100만 서명운동에 나서는 동시에 릴레이 기고와 양당의 4월 총선 공약 채택 건의 등 전방위적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키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은 분명 부산시민들의 염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가덕신공항의 성공적인 개항과 지역 항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부산의 힘으로 만든 에어부산을 지켜야 한다. 

Q. 최근 이승만대통령 기념관 건립 기금조성 부산광역시 총괄추진위원장을 맡았다. 배경이 있다면.
▼ 이승만 대통령은 공과 사를 논하기에 앞서 건국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특히 6.25 전쟁 당시 임시정부가 부산에 있기도 한 남다른 인연도 있다. 때문에 부산시민이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올바르게 기록하고 계승해야 한다. 도움이 되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고 싶었다. 뜻있는 인사들의 참여를 구하며 첫걸음으로 부산에서 3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추진위원회는 이승만 바로 알기 캠페인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홍보 활동, 관련 영상물 시청, 전시수도였던 부산의 이승만 관련 역사 찾기, 강연, 포럼, 토크쇼 등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Q. 끝으로 앞으로 부산시의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부산시민들을 위한 안전한 물이 확보되어야 한다. 물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어떤 물을 마시는가에 따라서 인체 건강과도 직결된다. 때문에 물은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 
낙동강 끝자락에 위치한 탓에 부산의 원수는 좋지 못하다. 낙동강 물의 수질은 점점 나빠지고, 녹조까지 심해지니 걱정부터 앞선다. 매년 이어오는 얘기지만, 경남도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부산의 원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합천군과 창녕군 등에서 강변 여과수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 지자체가 나뉘어져 거론할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에서 원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언제까지 부산시민들이 피해만 보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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