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산업은 블루오션”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꿈을 향한 도전은 아름답다.” 지난 1월 18일 경진단조㈜ 고석재 대표를 만난 후 기자의 소감이다. 국내 단조 기술이 전무하고 관련된 장비조차 수입에 의존하던 시절, 단조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 뛰어든 젊은 청년의 패기와 열정이 있었기에 현재의 국내 단조산업이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
국내 단조산업에 대해 거론하면 빠지지 않는 인사가 있다. 바로 경진단조㈜ 고석재 대표다. 그는 열악했던 국내 단조산업에 희망을 불을 지폈고, 경진단조㈜를 동종업계의 리딩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그의 끝없는 도전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고석재 대표는 “현대자동차가 단조공장을 설립할 때 입사했다. 당시는 관련 산업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하나하나씩 만들어가면서 현장 기술을 습득했다. 타 업체로 이직도 했다”면서 “이후 단조 기계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창업의 길을 걸었다”고 회상했다. 
36년 전인 1988년 부산에 설립된 회사는 초라했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열정은 가득했다. 불철주야 일을 하면서 기술개발에 매진한 끝에 3년만에 김해시로 이전하며 소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10여년 후에는 덩치는 더욱 커졌다. 이 때는 IMF로, 국내 산업 전반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 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기술기업이라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인수를 통해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 이어 2003년 1, 2공장을 통합해 신축하는 등 계속해서 성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2008년에는 중장비 전문 생산을 위해 예산공장을 설립하고 2012년 법인을 분리해 ㈜경진테크를 출범시켰다. 
현재 총 3개의 공장에 자동차 부품인 단조 생산라인 23개를 가동 중에 있다. 

돋보인 기술경영
경진단조㈜는 기술기업답게 핵심기술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2003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나선 결과다. 
대표적인 것이 ‘온간-냉간-열간 복합성형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 2단계(단조-조립)로 생산되던 자동차 부품 가공을 1단계(단조)로 줄인 것으로, 자동차 부품 가공 분야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대형 트럭과 버스의 구동축에 들어가는 부품인 스핀들(SPINDLE)로의 특허 기술을 확보하는 등 설비 국산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현재 ‘원형 제품의 버 제거용 면취장치’ 등 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로부터 SQ MARK 품질시스템을 획득했으며, ISO9002 품질시스템과 QS9000 품질시스템, ISO/TS16949 품질시스템 등을 획득하며 관련 기술도 인정받았다. 
경영혁신에도 매진하고 있다. 일찍이 ERP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고효율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1인당 매출액 8억원에 달하는 수익구조를 달성했다. 

(사진=고석재 대표는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사진=고석재 대표는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2023년 ‘12월 자랑스러운 김해 CEO상’
그간 앞만 보고 달려온 덕분인지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 5월 23일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고석재 대표는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경쟁력을 확보해 대한민국 단조산업 발전에 기여했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모범적인 중소기업인상 확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훈장을 받은 고 대표는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 앞으로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지난 1년은 우리 중소기업만 바라보고 일하신 것 같다”며 “정부 정책에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힘이 난다”고 밝혀 참석한 인사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같은 해 연말에는 ‘12월 자랑스러운 김해 CEO상’도 수상했다. 이날 홍태용 김해시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로 지역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고석재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기술력과 잠재력을 갖춘 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이재용회장 고석재 경진단조㈜ 대표, 김주인 시즈글로벌 회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이재용회장 고석재 경진단조㈜ 대표, 김주인 시즈글로벌 회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김해시가 지난 2023년 12월 1일 경진단조 고석재 대표에게 12월 자랑스러운 김해 CEO상을 수여했다.)
(사진=김해시가 지난 2023년 12월 1일 경진단조 고석재 대표에게 12월 자랑스러운 김해 CEO상을 수여했다.)

사회공헌의 롤모델
경진단조㈜ 고석재 대표는 사회공헌에 있어서도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2014년 사랑의 열매에 1억원을 기부하며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그는 모교인 부산기계공고에 1억원, 창원대에 2000만원 등을 기부한 바 있다. 또한 모교에 매년 장학사업도 전개하고 있으며, 김해시미래인재장학재단에도 통큰 기부를 하기도 했다. 
2018년 고향인 밀양시 무안면과 자매결연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며 밀양시에 불우이웃돕기 성금기탁 및 무안면 자원봉사회 밑반찬 사업 등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지역 내 거동 불편 어르신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실버카 39대를 기탁하는 등 매년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외계층을 위해 지역사회 봉사단체에 기부하는 보기 드문 사랑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경진단조(주) 고석재 대표가 밀양시에 ‘사랑의 성금’ 2,000만원을 기탁했다.)
(사진=경진단조(주) 고석재 대표가 밀양시에 ‘사랑의 성금’ 2,000만원을 기탁했다.)

단조산업의 후배양성에도 공헌 중이다. 경남남해도립대학 현장지도교수를 역임했고, 부산기계공고, 거제공고 등과 연합해 우수인재개발과 고용창출에도 노력하고 있다.
외부활동 만큼이나 남다른 직원사랑도 유명하다. 수시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고석재 대표는 “노사가 한 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이 있기에 회사가 존재하고, 그들의 열정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함께 풀어가면 된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해준 직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의 유별난 직원사랑은 코로나19 당시에도 빛을 발했다. 그는 급여를 삭감하고 직원과 나누는 미덕을 보인 바 있다. 현재 경진단조㈜는 사내 복지혜택 중 최고로 꼽히는 급여의 경우 동종업계 평균보다 높은 인상과 성과급을 지급 중이다. 

끝으로 뿌리산업인 단조산업의 가치에 대해 물었다. 고 대표는 한마디로 “블루오션이다”고 칭했다. 그의 말을 따르면, 인류가 있는 한 영원히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이라는 것. 자동차의 경우 요즘 추세가 친환경으로 가듯 산업에서 스마트하게 변화될 뿐 절대로 사장될 수 없는 고유의 특성을 가진 산업이 단조산업이라는 견해다. 더욱이 진입이 쉽지 않은 산업이며, 일의 연속성이 있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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