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동성애자 Pride 페스티벌

스웨덴 통신원 김미정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에 궤도에 오르고 나면 으레 떠오르는 화두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증가한 부에 대한 평등한 분배, 계층간, 성별간의 차별 파괴가 그것이다. 이는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성하고 바로 세워야만 하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스웨덴은 그 과정을 지혜롭게 헤쳐나가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 중에 하나이다. 일례로 지난 5월 세계 경제 포럼이 발표한 남녀 평등 지수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스웨덴이 남녀평등 정도를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한 국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웨덴 국민들의 열린 마음가짐 및 평등한 사회 구현을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웨덴은 동성애자들의 권리 찾기에도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 매년 8월의 첫 주간이 되면 일주일간 동성애자들을 위한 그러나 이제는 스톡홀름 시민 모두의 축제가 되어버린 Pride 페스티벌이 스톡홀름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스톡홀름 Pride 축제는 1998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북유럽 최대 Pride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Pride 주간은 찾아왔다. 7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스톡홀름 남쪽 탄투룬덴을 중심으로 올해의 테마인 Homo, Bi 그리고 Trans 젠더들의 사회를 상징하는 7가지 무지개 색깔로 온 시내가 채색되고 시내 곳곳에서 공연 등의 풍성한 문화 행사가 열렸다. 남과 다름이 더 이상 부끄럽거나 숨겨야 할 것이 아님을, 떳떳하게 본연의 나를 말할 수 있는 사회 구현을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이 엿보이는 따뜻한 마음의 축제였다. 8월 6일, 반은 호기심에 반은 사명감에 축제의 하일라이트인  Pride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국립 박물관 광장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한 가랑비가 이젠 꽤 세찬 빗줄기로 바뀌어 갔지만 국립 박물관 광장을 비롯하여 퍼레이드가 진행될 예정인 길가엔 사람들로 꽉 매워있었다. 그 틈을 비집고 앞쪽에 자리를 잡고 나니 신나는 음악소리와 함께 무지개 빛깔로 채색된 차가 퍼레이드의 시작을 알리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 뒤를 이어 약 3시간여 동안 정치 정당, 각종 단체(동성애 의사 단체, 동성애 경찰 단체 등)을 중심으로 특별한(?) 의상으로 성장(盛裝)한 행렬들이 줄을 이었다. 행렬 중엔 좌파 정당의 정당 지도자 라세 올리와 사회통합 장관 모나 살린 등 정치 지도자들도 함께 했다. 특히, 행렬 중간쯤 ‘자랑스러운 엄마, 아빠’라는 거대한 팜플렛이 눈에 띄었다. 바로 동성애자를 둔 부모, 형제, 친구들의 행렬이었다. 얼굴엔 따뜻한 웃음을 머금고 엄마와 딸, 언니와 동생이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걷고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에 오히려 감동이 돼 열심히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냈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한 개인의 존재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가족의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행렬을 바라보며 1년의 단 7일간만이 아닌 1년 내내 우리 사회의 고통받고 환영받지 못하는 소수집단에게 따뜻한 미소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지 하는 다짐을 해 봤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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