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근무기간과 제한적 급여”

[재테크 플러스 - 인턴사원 재테크]

수입·지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목돈마련을 위한 재무설계는 필수

일자리 창출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턴사원 채용 열기가 뜨겁다. 올 하반기에도 인턴사원 채용 규모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며,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월 100만원 내외다. 고용신분이 불안한 그들에겐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재테크. 하지만 금융전문가들은 월급이 적을수록 재무설계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한다.


#. 대학 졸업 후 1년 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온 서정은(26·가명)씨는 지난 2월부터,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에서 행정인턴을 하고 있다. 오는 11월 말까지 영업관리소(역)에서 시민들의 승차안내를 담당하게 된 서씨는 주5일(1일 8시간 기준)근무로, 일급 38,000원을 받고 있다. 여기서 소득세와 4대 보험료를 제하면, 실제 그녀의 통장에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이 들어온다. 1년 미만의 기간제 견습인력이기에 계약기간(근무시작일로부터 약10개월) 만료 후엔 고용관계가 소멸된다. 계약기간 연장의 가능성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이야기다. 급여는 적고 근무기간은 짧은 인턴생활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재테크는 필요하다. 아직 젊은 사회초년생이기에 지금의 불안정한 시기는 보다 안정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과도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재테크 마인드로 무장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본지는 지니BS컨설팅의 FS사업본부장인 김성진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와 함께 인턴사원들에게 요구되는 소비습관과 금융상품 및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들을 하나씩 체크해보았다. 그는 특히“인턴에게 가장 필요한 투자는 자기계발”이라며“소비지출 비율을 최소화하고, 수입의 일정부분을 스스로에게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소득과 인턴이란 위치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시간만 흘리다보면, 더 나은 수입과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살아가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나 자신 밖에 없다”는 김 본부장의 말처럼,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목돈 마련을 위한 습관=절약·저축·투자
경기침체 장기화로 고용이 악화되면서, 인턴사원과 계약직은 물론 프리터 계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족(Free+Arbeiter)은 현재 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입이 불규칙하고, 그마저도 매우 적어 저축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성진CFP는“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취업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 여겨야 한다”며, 실질적인 사회생활(경제활동)이 시작된 것임을 인식시켰다.“적은 월급이기에 더욱 필요한 것이 똑똑한 재무설계”라고 밝힌 그는“정규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제공부 차원에서 재테크에 접근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경제기사 스크랩과 관련 서적읽기 등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다보면, 부족한 금융지식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종자돈 마련만큼 중요한 인턴재테크의 주요 포인트다. 한편“경제적 독립을 위해 부모님은 조언자로만 여겨야한다”고 전한 김 본부장은“향후 결혼 등을 통한 자립시기를 대비하여, 미리 경험을 쌓고 좋은 재무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가정경제를 담당할 여성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오히려 남성들은 모든 수입과 지출을 부모가 관리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한다. 사회초년생의 경우, 자신의 수입 전체를 부모가 맡는 이도 있고, 본인 용돈쓰기에만 급급한 사람도 있지만, 두 가지 모두 그리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결혼 전에 부모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가 독립 후, 본인이 직접 경제권을 쥐게 되면 여러 위험 요소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향후 본격적인 경제활동에 대비하여, 목돈 마련을 위한 습관(절약·저축·투자)을 지금부터 길러야 한다. 최소한 자신의 수입을 관리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능력은 필수이기 때문이다.“수입과 지출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가계부(지출기입장)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 김성진CFP는“실질적인 소득과 교통비, 식대, 통신비 등의 고정지출 이외에 어떠한 명목으로 얼마가 지출되는지 체크하고, 무계획적이고 불필요한 것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금 딱히 적을만한 내역이 없다고 해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경제생활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습관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그는“고정적인 지출이라 해도 매일 꼼꼼하게 기입하다 보면, 간혹 불필요한 내역들이 발견될 것이다. 또한 예산을 세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무분별한 신용카드 결제나 자동차 구입, 할부거래 등은 자제할 것을 당부한 김성진 본부장은“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바탕으로 저축여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인턴이라 해도 유급인턴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월급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느냐가 주요 관건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턴사원의 대다수는 아직 미혼이고 부양가족이 없어, 실질적인 소비성 지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저축여력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서정은씨 또한 아직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 고정 지출과 개인적인 소비 이외에는 크게 돈 들어갈 곳이 없다. 경제관념을 어느 정도 갖춘 서씨는 매월 65만원씩을 꼬박꼬박 저축하고 있다. 최근엔 새로 출시된 주택청약종합통장에도 가입, 내 집 마련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실수입의 절반 이상을 무조건 저축하라
▲ 지니BS컨설팅의 FS사업본부장인 김성진 CFP는 "인턴에게 가장 필요한 투자는 자기계발"이라며 "소비지출 비율을 최소화하고, 수입의 일정부분을 스스로에게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재테크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투자 목적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수입의 60%는 반드시 저축하고, 정확한 목표금액을 정할 것”을 강조한 김성진 FS사업본부장은“종자돈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굳은 결심 아래‘1년 안에 500만원 만들기’등의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에 학자금 대출 등이 있다면, 우선 상환을 고려해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는 기본 자금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엔 어렵지만 일단 종자돈을 마련하고 나면, 차츰 돈 모으는 속도가 빨라지고 재미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목돈을 모으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턴사원의 경우는 더욱 허리띠를 조여매고, 가능한 많은 금액을 저축해야 한다. 특히 가사 생활비나 교육비 부담이 덜한 지금이 적기다.“사회초년시절부터 결혼 후 자녀출산 전까지를 생각하면, 저축할 수 있는 기간은 불과 10~15년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한 김 본부장은“소비지출을 줄인다면 실수입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기란 그리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젊은이들은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기에 그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안타까움을 토로한 김성진CFP는 일정액을 저축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예산과 지출관리가 안 되면, 수입에 상관없이 늘 부족한 것이 돈이다. 순간의 만족과 과시욕을 위해 지갑을 열어선 안 된다. 지출에 우선순위를 정하라. 3개월, 6개월, 1년이란 기간을 두고 자산을 관리하면, 자신의 욕구는 충족하고 가계부는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즉, 자신에게 꼭 필요한 지출인지를 체크하고 장기적으로 예산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인턴사원에겐 안성맞춤인 CMA
수입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인턴사원에게 투자란 다소 무리가 있다. 목돈은 안정적인 적금이나 CMA 등으로 차근차근 모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상품은 만기형 상품이다. 만기이전에 해약하거나 납입을 중단하면, 가입시에 약속된 수익률이나 세금혜택을 누릴 수 없다. 때론 원금만 받거나 그 조차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만기가 정해진 장기저축상품이나 투자 상품은 인턴사원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이직이나 실직 등으로 자금에 압박이 올 수 있고, 인턴기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되거나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한 후, 만기가 좀 더 긴 금융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김성진 본부장은“장기상품보다 단기고수익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며, 조금의 이자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상호저축은행의 단기적금상품을 추천했다. 그는 특히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우선 CMA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장점이 있다. 급여이체가 가능하고 체크카드 기능도 있기에, 무절제한 신용카드사용 및 불필요한 소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립식 펀드 또한 월 납입액 5~10만원 정도면 가입이 가능하며, 중간에 불입을 중지해도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인턴사원에게 매우 적합한 투자 상품이다.“하지만 펀드를 저축 개념으로 가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김 본부장은“장기가입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점은 있지만, 일정시점에선 환매의 기술도 필요하기에 엄연히 투자”라고 설명했다.“가입기간도 3년 이상으로 여유 있게 갖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면 기대심리에 묶여 환매를 미루지 말라”고, 그는 덧붙였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필수상품인 보험에 대해선 정규직 확정까지는 신규가입을 보류할 것을 당부했다.“보험은 대부분 장기상품이기에 정기적인 수입이 가능할 때 가입하길 바란다”고 전한 김성진CFP는“보험가입 시엔 누군가의 권유가 아닌,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수”라고 말했다. 상품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므로, 현재 자신의 상황과 니즈에 맞게 가입하라는 것이다. 끝으로 연말정산 부분을 콕 짚어준 김성진 본부장은“11월에 계약기간이 끝나는 서정은씨 같은 경우, 연말정산을 못하고 나오게 된다”며“회사에서 임의적으로 일괄 처리할 수 있으므로, 내년 5월중에 본인이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하면 어느 정도 환급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턴사원이라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고 있으므로, 단 몇 만원이더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 부분은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인턴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혹은 정규직 전환 후에도 전문가와 함께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는 것 또한 필수임을 잊지 말자.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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