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로 향하는 지름길은‘리포지셔닝’에 있다!

누가 먼저 소비자의 마음을 차지하나.
기업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인식부족이 아쉬워

포지셔닝은 상대방에 자신의‘가치’를 인식시키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풀무원’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두부’,‘유기농’,‘친환경’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풀무원은 두부뿐만 아니라 화장품, 김치, 각종 양념, 건강식품 등도 판매한다. 하지만 소비자들 머릿속의 우선순위는‘두부’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포지셔닝의 힘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포지셔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리포지셔닝의 개념이 생겼다. 많은 마케터나 광고주들은 성숙한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기 보다는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꿔 리포지셔닝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본지에서는 리포지셔닝에 성공한 기업, 또 이를 계획하는 기업들의 사례와 더불어 리포지셔닝으로 기업의 이익 창출을 이룬 비결을 취재해 봤다.

포지셔닝의 성공을 위해서는 선점효과 노려봐

▲ Kara는 초기 귀여운 이미지로 승부를 걸었지만 변변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상큼 발랄함을 한층 강화시킨 vivid로 포지셔닝을 하면서, 다시금 연예계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사실 카라가 데뷔 당시 비슷한 부류의 여성그룹이 대거 데뷔를 했기 때문에 카라는 그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걸 그룹이 일반적인 콘셉트로 택한‘섹시’에서 벗어나, 틈새시장인‘귀여움’을 공략함으로써 대중에게 Kara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포지셔닝’은 최근 경제계에 떠오르는 화두다. 유명 서점에서는 앞 다퉈 기업들의 포지셔닝 전략에 대한 책을 출판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히 경제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면“포지셔닝이 도대체 뭐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포지셔닝’은‘제품이 소비자들에 의해 지각되고 있는 모습을 말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자사제품의 바람직한 위치를 형성하기 위하여 제품 효익을 개발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활동’을 말한다. 포지셔닝은 1972년 <Advertising Age>라는 전문잡지에 잭 트라우트와 앨리스가 처음으로 제시한 마케팅 용어로 최근 10년간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어로 꼽히고 있다. 또한 현재 광고 매체에서도 빈번하게 쓰이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성공적인 포지셔닝 전략의 대표적인 예로는‘CNN’을 빼놓을 수 없다. CNN의 명성은 1991년 1월 제 1차 걸프전 발발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90년 여름 이라크에 침공 당한 쿠웨이트를 회복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34개국이 이 전쟁에 참여했다. 1차 걸프전에서 CNN은 전쟁 뉴스 보도에 대한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당시 기존의 뉴스 보도는 이미 벌어졌던 일들을 보도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CNN은 이 틀을 과감히 깨버렸다. 당시 CNN은 현재 진행 중인 전쟁 상황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밤 낮 할 것이 없이 24시간 내내 뉴스를 내보냈다. 당시 이러한 뉴스 보도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뉴스를 접했고 그 시기를 기점으로 지구촌의 각종 사건들을 안방에서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1980년 미국의 사업가 테드 터너에 의해 설립된 CNN은 뉴스만 방송하고 주요뉴스는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대통령선거, 우주선 발사 등 각종 이슈를 생방송하며 미국 내에서 유명세를 쌓은 CNN은 1991년 걸프전을 스포츠중계를 하듯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글로벌 언론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CNN은‘24시간 생방송 뉴스’를 표방하며 다른 언론사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CNN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포지셔닝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제품 특성을 통한 포지셔닝 전략은 참신하고 명확한 특성을 지니고 있고 시장에 제일 먼저 진출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품 특성화 이미지로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해도 경쟁자의 모방에 절대 우위는 한 순간뿐이다. 제품 특성은 금방 모방당해서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할 수 있고, 경쟁사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CNN이 속해 있는 제품의 카테고리인‘24시간 글로벌 위성 뉴스’에서 CNN은 이 분야의 리더이지만 예전처럼 유일한 절대 강자는 아니다. 1991년 걸프전 때에는 볼 것이 CNN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전통 뉴스 강자인 영국의 BBC나 미국 CBS, NBC 등이 보도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했으며, 영미권 언론에 반기를 들며 아랍권 영어 뉴스 방송인‘알자리라’방송이 아랍판 CNN을 기치로 출범했으며 중국 역시 높아진 위상에 맞추어 글로벌 영어 뉴스 방송 채널을 따로 편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요 세계 주요 언론 매체들은 인터넷 뉴스 서비스와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략상 다양성을 꾀해야 선점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CNN의 포지셔닝의 경우처럼 일반적으로 포지셔닝은 선점효과가 그 성공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끊임없이 새 상품이 출시되고 새로운 업체들이 신생되는 지금의 시대에 누가 먼저 업계의‘최초’‘1등’으로 기억되느냐는 포지셔닝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제는 포지셔닝의 선점효과 외에도 전략의 다양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포지셔닝 전략은 대략 4가지로 요약된다. 신사복 파크랜드와 소형차 티코의 광고를 보면 주로 저가를 강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도 하나의 브랜드 포지셔닝의 예인데 이는 주로 타깃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품 속성들 중에서 자사 제품이 경쟁적 우위를 갖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이들 제품의 포지셔닝은 구체적인 제품 특성 및 속성에 의한 위치화를 내세우고 있는 것. 시장 내의 일부 특정 소비자를 겨냥한 자사 제품의 소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KT의 과거 명칭인 통신사 KTF의 Drama 휴대폰의 광고를 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 제품은 이영애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여성을 집중 공략했다. 당시 광고 문구에서는“KTF 여성 전용 Drama 벨이 울리면 드라마가 시작됩니다”이 광고에 현혹된 소비자들은 마치 자신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된 착각을 일으켰다. 물론 판매도 상승세를 탔다. 또 다른 예는 신용카드사와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카드다. SK telecom은 10대를 위한 ting 및 20대를 위한 TTL을 내세웠다. 물론 특정 세대를 공략한 두 종류의 카드는 10대에게는 파격적인 문자 할인과 20대를 위한 다양한 문화 상품과의 연계를 진행했다. 대학로에서는 TTL 제휴 게임방과 노래방 등 파격적인 할인 조건을 내세운 문화 공간들이 속속 나타나, 당시 풍부하게 제공되는 다양한 할인 상품을 위해 SK로 통신사를 이동하는 젊은이들이 상당했다. 또 여성 전용 신용 카드 LG 레이디 카드 및 삼성 지엔미 등이 사용자 범주에 중심을 둔 경우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전략도 선점효과에 중점을 둔 경우가 많고, 이제는 특정층을 겨냥한 상품이 너무도 많아서 별로 특별한 포지셔닝 전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한 경쟁제품 대비 자사 상품의 차별점을 제시함으로써 타 제품에 대조 또는 경쟁 제품 대비를 통한 포지셔닝을 보여주는 경우다. 파스퇴르 우유는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자 자사 제품은 비열 처리를 한 프리미엄 우유임을 내세웠다. 물론, 그로 인해 서울우유와의 시장점유율 차이를 크게 따라잡은 것은 아니지만‘파스퇴르=비열 처리 우유’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각인시켰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이 곧 파스퇴르의 전략이었고 또 상당 부분 성공한 셈이다.

경쟁상황의 변화로 전략 수정이 필요한 경우 활용, 리포지셔닝

▲ 이 책은 포지셔닝이라는 키워드로 상품, 서비스, 제품 등을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책은 실제로 컨설팅한 사례와 포지셔닝이라는 공식을 잘 따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지적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지셔닝에‘RE’를 붙인‘리포지셔닝’의 개념이 나왔다. 기존의 포지셔닝은 기업이 목표로 하고 있는 타깃 층에게 가장 가깝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초기에 설정한 포지셔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적합해질 수 있으므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포지션을 개발하는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판매 침체로 기존 제품의 매출액이 감소되었거나 소비자의 취향이나 욕구가 변화된 경우, 시장에서의 위치 등 경쟁상황의 변화로 전략의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목표시장, 제품의 범위, 브랜드 등에 대하여 리포지셔닝이 이루어져야 한다. 때문에 현재‘리포지셔닝’의 개념이 신생된 것이다. 존슨&존슨의 베이비 화장품은 처음에 유아 층을 타깃으로 포지셔닝 했던 제품이었으나 후에 청소년층과 연약한 피부를 가진 성인 여성층을 타깃으로 하여 순한 화장품 브랜드로 리포지셔닝 한 일예다. 리포지셔닝은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브랜드에 대한 강한 이미지 때문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반면 기존의 제품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리포지셔닝 전략으로는 펩시콜라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리포지셔닝 전략은 대부분 2등 기업이 1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펩시콜라 역시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코카콜라를 이기기 위해 리포지셔닝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인다. 펩시의 경우 2AM을 모델로 선정하는 것을 필두로 전면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리포지셔닝 전략을 보여줬다. 맛과 로고, 캔 디자인 등 모두 새로움을 추구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일단 대부분의 고객은 펩시의 맛이 예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목넘김이 좀 더 부드러워지고 더 시원해졌다는 평이 상당하다. 펩시는 1890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약사였던 칼랩 브래드햄(CALAB GRADHAM)에 의해 시작돼 1902년에는 상표권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펩시 시럽을 판매했다. 100년이 넘는 긴 역사동안 펩시는 끊임없이 로고를 바꾸면서 변화를 추구했다. 그리고 이번에 바꾼 로고는 기존의 유사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배경을 삽입했다. 새 펩시 로고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는 입모양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일명‘스마일로고’로 불린다. 회사 측에서는 이번 로고가 밀레니엄 세대의 긍정의 힘을 상징하는 펩시의 정신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또 리포지셔닝 전략으로 리뉴얼과 함께 새 슬로건도 제시되었다.“깨워라! 네 안의 세상을”로 밀레니엄 세대를 주 타깃으로 슬로건을 제작했다. 물론, 아직 펩시가 코카콜라의 판매율을 따라잡을 만큼의 리포지셔닝 효과를 낸 것은 아니지만 대중의 인식에서 펩시의 변화는 신선하는 평이 다수다. 이것만으로도 사실상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파격적 프로모션은 리포지셔닝의 대표적 예

▲ 펩시는 1890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약사였던 칼랩 브래드햄(CALAB GRADHAM)에 의해 시작돼 1902년에는 상표권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펩시 시럽을 판매했다. 100년이 넘는 긴 역사동안 펩시는 끊임없이 로고를 바꾸면서 변화를 추구했다. 그리고 이번에 바꾼 로고는 기존과 유사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배경을 삽입했다. 새 펩시 로고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는 입모양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일명‘스마일로고’로 불린다.
리포지셔닝이 경제계에서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내에서 새로운 개별브랜드를 런칭하는데 드는 캠페인 비용은 상당하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이 런칭된 브랜드들 가운데 약 85% 정도는 시장 내에서 도태되고 있어, 미국 내 마케터나 광고주들에게 개별브랜드 전략은 점점 기피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해마다 미국 내에서 새로이 런칭되는 1만6천여 개 상품들의 약 95% 정도가 기존 브랜드의 확장이거나, 공동브랜드의 일부인 것이다. 사실상 비용절감 효과를 노린 공동브랜드 전략이나 브랜드확장 전략은, 거시적으로 시장 내에서 브랜드 혼잡도를 줄이고 소비자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환영을 받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 브랜드의 이미지나 브랜드 효과를 감쇄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인지 이제는 많은 마케터나 광고주들이 성숙한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기 보다는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꿔 리포지셔닝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보여준 리포지셔닝 전략을 보면, 현대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자동차를 판매한 뒤, 고객이 1년 내에 실직할 경우 해당 자동차를 다시 사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물론, 이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주목을 끌었다. 당시 다른 기업들은 그저 낮은 가격을 제공하거나, 1개를 사면 1개를 덤으로 주거나 할인해주는 방식의 가격정책을 제시했다. 포지셔닝 용어를 처음 사용한 잭 트라우트는 다른 회사들이 단순한 가격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던 상황에서 현대차의 이런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들에게‘가격’이 아닌‘가치’를 제시했다고 말한다. 트라우트는 위기 상황에서 단순한 가격 프로모션은 효과가 없으며 이렇게‘가치’를 중심으로 기업을 리포지셔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위기와 더불어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사태로 현대차는 세계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크게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차만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은 미국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든 현대차를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경제 용어의 벽을 허문 리포지셔닝 전략

▲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연비와 같은 경제성에 맞춘 소비가 늘어나면서 BMW미니쿠퍼는 리포지셔닝 전략으로 선회했다. 최근까지 미니쿠퍼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미니쿠퍼를 즐겁고 모험적인 경험으로 브랜딩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이번 리포지셔닝에서는 친환경적 특성과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내고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컨설턴트로 정평이 나 있는 램 차란은“40년 넘은 경험에 비춰 21세기 리더는 대부분 자신의 기업을 네 번 이상 리포지셔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E와 같은 초우량 기업조차도 포지셔닝을 끊임없이 계속 해왔다. 잭 웰치 전임 회장의 성과가 워낙 빛나긴 하지만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리포지셔닝도 그에 버금가게 회사에 기여했다. GE에서는 리포지셔닝이 CEO의 직무로 규정되어 있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자신의 시간 가운데 20%를 세상의 변화를 생각하고 재정리하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취임 후 GE의 연평균 성장률이‘5%가 아닌 8%’가 되려면 성장 원천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고민했다. 그는 도도한 세계화의 물결을 보면서“최상의 성장 기회는 신흥시장에 있으며, 앞으로 5년 이내에 GE 직원의 절반 이상이 미국 밖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품목으로 헬스 케어, 운송, 금융, 에너지, 오락, 첨단 소재 등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그에 맞도록 회사를 재편했다. 그뿐 아니라 더 이상 사회가 환경오염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수질 관리, 지구 온난화와 연관된 쟁점, 즉 터빈, 태양발전기, 핵발전소 등을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에 넣도록 했다. 이러한 에너지 쪽을 비롯해 기관차, 항공기 부품 부문을 통합해 인프라스트럭처 사업부를 만들었으며, GE캐피털이 신흥시장의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 역량을 쏟을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이러한 리포지셔닝은 처음에는 투자자로부터 제대로 이해 받지 못했지만, GE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궤도에 올려놓았다. 요즘 GE의 크로톤빌연수원에 입소하는 최고위 임원 후보자 과정의 절반 정도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오고 있다고 한다. CMOE Korea((주)초이스토웰컨설팅, www.cmoe.co.kr)의 대표 최치영 박사는“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리포지셔닝이 성공한 것은 그에 걸맞은 인재 육성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며 GE의‘벽 없는’코칭 조직 문화가 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에서 최근에 재미있는 리포지셔닝 전략을 내세운 경우가 있어 주목된다. 비와 이효리가 그 대표적인 예다. 혹자는“가수도 리포지셔닝을 해?”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사실 리포지셔닝은 오롯이 경제에만 쓰이는 딱딱한 용어는 아니다. 사람이든 상품이든 고객이나 팬 소비자 누구에게든 자사의 제품을 새로이 각인시키고 가수로 보면 새로운 앨범을 팬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전략일 수 있다. 지난 4월에 가요계의 HOT 이슈로 불리는 세계적 스타 비와 섹시퀸 이효리가 같은 시기에 앨범을 냈다. 각각 데뷔 8년과 12년을 맞은 두 사람은 이번 컴백 음반에서 예상 밖의 변신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였다. 화려한 댄스가 특기인 비는 그간 댄스곡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상을 깨고 발라드‘날 붙잡을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보였다. 대표 섹시퀸 이효리 역시 팬들의 예상을 깨고 쓸쓸한 분위기의 복고풍 발라드‘그네’의 뮤직비디오를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했다. 그네는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이효리의 변신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다. 이들의 변신은 경쟁 환경과 소비자 욕구의 변화에 따라 상품의 포지션을 바꾸는‘리포지셔닝’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비는 그간 가수로서의 활동 외에도‘풀하우스’‘닌자 어쌔신’등 드라마와 영화에서 모습을 보이며 다양한 재능을 선보였다. 이효리 역시‘패밀리가 떴다’를 비롯한 예능 프로를 통해 팬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가 정작 앨범 활동에는 득이 되지는 못했다. 신비함을 내포하고 있어야 할 가수라는 직업에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이 오버랩 되어 오히려 앨범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때문에 이들 두 톱스타는 이러한 이미지를 경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브랜드 수명 주기가 성숙기에 이르면 낡은 이미지를 벗어나 신선함을 주기 위해 리포지셔닝 전략을 쓴다”며“비와 이효리의 변신도 그런 전략의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리포지셔닝 전략에는 또 다른 부분도 눈에 띈다. 핵심 역량은 그대로 고수한 점이다. 비와 이효리는 발라드로 변신을 도모했지만 핵심 역량은 고수했다. 비의 경우는 발라드를 부르면서 근육질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낸 춤을 선보였고, 이효리 역시 섹시함과 발랄함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춤을 선보였다. 또한 비는 후속곡으로 자신의 장점을 한껏 선보일 수 있는 강렬한 비트의 댄스곡‘힙송’으로 정하고 활동했다. 이효리 또한 음반 발표 전에 섹시하고 발랄한 매력을 강조한 펑키락 사진을 먼저 공개했다. 그녀의 타이틀곡‘치티치티 뱅뱅’뮤직비디오에서 과거의 곡보다 한층 강렬한 댄스를 선보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다 강력하고 차별적으로 인식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러한 불확실한 환경에서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야말로 경쟁력 있는 기업의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브랜드 포지셔닝과 리포지셔닝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포지셔닝을 언급하는 이들은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이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서 새로운 것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상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소비자의 사랑을 유지시키기 위한 변화와 발전의 노력이 전형적인 리포지셔닝 전략이다. 그간 우리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다소 늦게 형성되곤 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일관된 아이덴티티 전략을 인식하고 리포지셔닝하기 보다는 매년 새롭게 변장하면서 낭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왔다. 앞서 이미 많은 기업들의 제품에서 포지셔닝과 리포지셔닝의 성공적인 사례를 살펴봤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이 유명한 경제관념에 대한 개념이 정확히 서있지 않는 상황이다. 강조하지만 리포지셔닝 전략은 기존 브랜드의 모든 틀을 깨버리는 낭비적인 마케팅이 아닌, 현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의 인식 속에 보다 강력하고 차별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노력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분야에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경제용어‘포지셔닝’‘리포지셔닝’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인식이 필요한 시점임을 깨달아야할 것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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