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의 인물

미셸 위(Michelle Wie),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천재소녀골퍼라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프로무대에서 이렇다 할 우승한번 하지 못한 그녀에게 이렇듯 천재라는 칭호를 서슴없이 써가며 환호하는 미국인들의 속셈은 무엇일까? 분명동양인이기에 그녀가 앞으로 짊어져야할 미국인과 한국계미국인이란 복잡한 정체성, 타국 같은 조국인 미국에서 그녀의 성공을 바라는 우리의 시각 또한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명가의 피를 이어받다
그녀는 1989년 미국 하와이에서 아버지 위병욱씨와 어머니 서현경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녀의 집안은 한마디로 학자와 문사가 끊이지 않은 명가로 정평이 나있다. 아버지는 이학박사로 하와이대 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어머니는1985년 미스코리아 서울 진으로 본선에서 미스 보령제약에 뽑힌 재원이다. 할아버지 위상규 옹은 미국 미네소다 대학원에서 항공우주학 석사, 서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는 1969년 미국이 쏘아 올린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 했을때 그 생중계의 실황을 해설했던 유명한 싸이언티스트 이기도하다. 그뿐 아니다. 미셸위의 큰아버지도 할아버지처럼 미국 스텐포드대학원에서 항공우주학 박사학위를 받고, 아리조나 주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모역시 서울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고모부 또한 박사라고 한다. 이렇듯 훌륭하고 든든한 배경을 갖고 태어난 그녀 이다보니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난관없이 골프에 전념할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미셸 위 신드롬
미셸 위를 놓고 세계의 언론과 팬들은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 미셸 위는 골퍼로서의 이상적인 체형으로 폭발적인 드라이버샷을 구사해 역대 메이저 대회사상 아마추어 최저타 기록을 세워 미 LPGA역사를 다시 쓴 천재 골프소녀라고 불리며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184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셸 위의 폭발적인 드라이버 샷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미셸 위는 웬만한 남자 선수를 능가하는 시속 238km에 이르는 빠른 스윙 스피드를 자랑한다. 큰 키와 유연한 몸을 이용한 빠른 헤드 스피드가 장타의 비결인 것이다. 미셸 위의 스윙은 우즈의 파워와, 장신임에도 부드러운 어니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윙을 합쳐놓은 듯하다. 미셸 위의 또 다른 매력은 완벽한 언어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은 LPGA투어가 재미없는 이유 중 하나로 “영어를 못하는 외국인들이 우승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주최국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LPGA투어 코리안 돌풍의 주역인 박세리가“실력 못지않게 미국 문화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그중 언어가 가장 큰 장벽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때문에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정서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소녀 미셸 위를 자랑스러운 미국인 골퍼로 생각하는 것이다. 미셸 위 열풍은 이제부터 시작이고 그 파장은 더욱 거세질 태세다. 우즈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가 타이거 우즈에 버금가는 골프 스타로 성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그 누구보다 크다는 것이다. 뛰어난 체격과 엄청난 파워에 동서양 문화를 두루 접하며 성장하는 것도 타이거 우즈와 유사한 점이다(흑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우즈는 어렸을 적부터 정신문화가 발달한 동양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골프계에 불어 닥친 ‘천재 소녀 미셸 위’의 인기 열풍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미셸 위가 참가하는 대회는 갤러리와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각종 스포츠신문이나 스포츠 인터넷사이트는 미셸 위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시각각 소개하고 있다. 때문에 대회를 주최한 스폰서 입장에서는 미셸 위야말로 가장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인 셈이다. 미셸 위의 인기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능가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팬들의 관심 밖에 밀려나던 미국LPGA투어가 미셸 위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미셸 위’LPGA 흥행 차세대 보증수표
국내외를 막론하고 각종 미디어에선 이구동성으로 미셸 위가 가진 가장 큰 잠재성은 이미 검증된 실력과 다양성, 그리고 걸출한 외모에서 풍기는 여성스런 카리스마를 그 이유로 꼽는다. 때문에 그녀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마케팅 전문가들 역시“어린 나이에 이만한 잠재성과 재능을 겸비한 운동선수를 본 적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미래의 스포츠 스타로서 무한한 상품가치를 지닌 선수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는 미셸 위의 강점은 기량뿐 아니다. 특히 미셸 위가 한국계라는 점은 상업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골프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미셸 위를 앞세운 스포츠 마케팅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 남가주대학 데이비드 카터 교수(스포츠마케팅)는 “미셸 위가 백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핸디캡이 아니라 축복”이라면서 “미셸 위는 세계 골프팬들에게 오랜 기간 친근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5살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그녀는 일찌감치 하와이 주니어 무대를 휩쓸며 가능성 있는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11살 때는 미드 퍼시픽 골프장(파72)에서 벌어진 하와이 여자 챔피언십에 출전, 합계 4오버파 2백20타(73-75-72)로 일본계 레이첼 교노(18)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또한 2003년 3월 LPGA투어 메이저대회중 하나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출전해 메이저대회 사상 최연소 컷오프 통과 기록을 세웠다. 미셸 위는 나비스코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88년 캐롤린 케기(미국)가 수립한 대회 아마추어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자 미국 LPGA투어 18홀 아마추어 최소타 타이기록을 수립하며 공동 9위에 올라 화제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그 당시 당대 최고의 골프여제인 애니카소렌스탐 도“앞으로 10년후 면 미셸 위 시대가 올 것이다. 거의 모든 대회를 휩쓸 것이고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 또한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실제 그 이후 얼마 전에 끝난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3위에 이름을 올리며 그녀의 시대가 더 일찍 도래했음을 예고했다. 미셸 위 는 앞으로 2~3년 후면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다. 미국의 스포츠언론들은 특집기사를 통해 그녀의 몸값은 현재 가치로도 1000만 달러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유색인종에 대해 인색하기 짝이 없는 미국언론이 미셸 위를 타이거 우즈와 비교하면서 그녀의 몸값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그녀는 언론이나 경제연구소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골퍼로 평가받고 있다. 96년 우즈가 프로에 데뷔할 당시 그의 몸값이 4년간 4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미셸 위에 대한 평가가 다소 부풀려진 감은 있지만 굳이 물가 상승률을 비교하지 않더라도 미셸 위의 몸값은 우즈를 능가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LPGA가 PGA투어보다 흥행의 수준면에서 10배정도 낮게 평가되는 상황에서 미셸 위에 대한 이런 평가는 그의 골프를 본 팬들의 놀라움처럼 ‘경악할’ 수준이다. LPGA는 미셸 위가 프로에 뛰어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녀가 LPGA의 시장가치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핵폭탄’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도전과 모험을 좋아한다.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존경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을 인종과 종교를 떠나 ‘영웅’처럼 대우한다. 이런 점에서 미셸 위는 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15살의 어린 나이에도 미국 남자 프로골퍼들에게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미는 당당함과 “나의 꿈은 마스터스에 출전해 그린재킷을 입는 것이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미셸 위의 모습은 결과를 떠나 미국인들 특유의 정서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미셸 위가 장차 우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미셸 위가 프로로 전향하면 스포츠 마케팅 시장에서 우즈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은 '미셸 위'를 보며 한국을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남자 골프가 미국 골퍼들의 자랑스러운 무대가 되어준 것과 달리 여자 골프는 이방인들의 무대가 되어 버렸다. 스웨덴의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을 선두로 한국 낭자군단의 침범으로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여자프로골프는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그 이방인들의 폭풍이 잠잠해질 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미국인들에게 일기 시작했다. 그 기대를 충족시켜줄 새로운 희망은 다름아닌‘미셸위’라는 소녀골퍼였다. 그녀는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교포2세다. 180센티가 훨씬 넘는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300 야드가 넘는 장타, 10대의 어린 나이에서 점쳐지는 무한한 가능성, 수려한 외모 이 모든 것이 미국여자골프를 다시금 반석위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믿음을 미국인들이 갖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그녀가 출전하는 경기를 보노라면 방송의 스포트라이트는 줄곧 그녀를 따라 다닌다. 스코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선두를 달리는 선수마저도 그녀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언론은 그녀의 미래와 그녀가 구할 미국 여자 골프계의 미래에 흥분해 있고 그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며 즐거워한다. 미국 독립기념일로 기억된다. ESPN은 그녀와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인터뷰 내내 그녀는 밝고 자신감에 넘쳤다. 패스트 푸드점 같은 데선 일하기 싫어 대학교육을 꼭 받고 싶단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프로로 전향해 많은 돈이 생기게 되면 어쩌겠냐는 물음엔 행복과 기대에 부푼 미소로 ‘그냥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고만 했다. TV 속 그녀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과 그들의 저임금으로부터 이윤을 획득하는 거대자본의 속성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마냥 천진난만하고 맑게만 보이는 소녀일 뿐이었다. 세상의 복잡함과 남들의 삶들을 이해하기엔 아직 이른 나이고 또한 아버지의 나라를 대표해 미국에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에도 아직은 너무 어린 소녀일 뿐이다. 하지만 한국의 언론은 그녀가 한민족의 영웅이라도 되는 듯 치켜세우기에 바쁘다. 연일 그녀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로 그 소녀가 한국을 위해 무슨 큰일이라도 한 것처럼 흥분해 있다. 제목만 보아도 그 관심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다. 이런 호들갑을 떠는 한국 언론에 대해 필자는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의 그녀에 대한 찬사는 그녀의 미래뿐 아니라 그녀의 미래가 지켜줄 미국여자골프의 부흥 때문이다. 그들은 결코 미셸 위를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경외나 찬사를 보내지 않는다. 그들은 LPGA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낭자들을 인터뷰 할 때면 가끔 그녀들의 모국, 한국에 대한 멘트도 곁들인다. 하지만 미셸 위를 대할 때는 전혀 그녀부모의 나라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왜, 그녀는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미국의 독립기념일날 치러진 두번째 라운딩에서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모자를 쓰고 나옴으로서 그런 미국인들의 애정에 응답을 했다. 둘째, 그녀는 아직 미성년이다. 자국 출신의 2세가 텃세와 콧대높기로 유명한 미국에서 스포츠 스타로 유명세를 타는데 관심을 가져서 나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녀가 그 모국의 위상을 한층 드높히고 한국의 영웅이 되 주리라는 무언의 기대는 아직 너무나 버거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기대이기 보다는 환상에 불과하다. 그녀는 하루하루 경기와 학교생활에 바쁜 아직 미완성의 미국인소녀가 아닌가 말이다. 그래. 환상은 가져도 좋다. 하지만 행여나 그녀가 그 환상을 이루어주지 않는다고 해도 괜히 욕하지 말자. 일부 네티즌들은 그녀의 국적문제를 놓고 양론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요즘 우리의 국민정서 또한, 이민자나 교포2세들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관대한 편은 아니다. 우리의 지도자층 자제들의 국적포기사태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국민들은 공허함과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로 인해 그녀에게까지 불똥이 튈까 염려스럽다. 그는 아직 그런 문제에 관심이 없는 어린 나이고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미셸 위는 애초부터'한국의 영웅'이 될 의도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 답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녀의 이름은 Michelle Wie 가 아니던가 말이다.

Michelle Wie 와 위성미
미셸 위의 한국명은 위성미 이다 하지만 국적은 분명 미국이다. 김치찌개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햄버거를, 한국어를 곧 잘 하지만 아직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그녀, 그러면서도 캐디를 맡은 아버지와는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인 ‘콩글리시(?)’로 대화를 나누는 어린소녀골퍼 미셸위, 하와이와 제주도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제주도는 쌀쌀한 편인데 하와이는 네버(never) 추워요”라고 말하는 그녀이다. 한국의 시트콤을 즐겨 보면서도 정작 좋아하는 가수는‘에미넴’같은 미국의 백인 래퍼를 꼽는다. 그렇기 때문에 미셸 위인가, 위성미인가 하는 논란도 별 의미가 없다. 미셸 위는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코스모폴리탄’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 15살짜리 소녀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골퍼로서 뿐만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도 성공할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녀가 미국인이던 한국인이던 상관없다. 미국인일지라도 그녀의 몸속에선 엄연히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 않은가. 인종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제는 앞으로 그녀와 그녀 부모의 몫이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다음 그녀가 한층 성숙한 여자로 또 성공한 골퍼로서 아버지의 나라를 찾았을 때 그를 반기며 바라볼 우리의 시각 또한 한층 성숙해있길 기대해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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