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아가는 것

기업이 꿈을 이루는 데 필수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현재 상황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마저도 예측해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마케팅 전략은 기업 활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소비자의 지갑이 꽁꽁 얼어붙어 버렸다고 한다. 시장에 상품은 넘쳐흐르고 있지만 잠들어 버린 소비는 숲 속의 공주처럼 깨어날 줄 모른다. 바로 이런 때에 왕자의 입맞춤과 같은 강력한 감성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Creative, Collaboration, Co-work, Culture 등 ‘C’로 대변되는 마케팅이 산업 전반에 걸쳐 미래형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퀼리티가 상향 표준화된 시장에서 차별적인 감성과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대체 소프트웨어로 주목된다. 또한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유명디자이너와 제휴, 아티스트와의 협업, 다른 산업과의 공동 마케팅 및 콜래보레이션 등을 우리는 ‘C-Marketing’으로 부른다. 콜래보레이션으로 새로운 상품을 창조하고 이를 Co-Work으로 현실화 한다. 이 과정에서 Co-Marketing으로 Creative, Culture를 만들어 낸다. 이것이 바로 ‘C-Marketing’이다. C마케팅은 기업에게 크리에이티브와 감성적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만든다. 또 기업이 가진 자본과 축적된 인프라를 공유하도록 강제한다. 최근에는 예술과 디자이너의 작품 등으로 표출되는 제품과 결합한 컬덕트(Culture+Product)가 등장해 소비자의 흥미와 프리미엄을 창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Collaboration으로 업종 간 창의성 부재를 극복

각 시대마다 그 시대에 맞는 키워드가 존재한다. 예술과 패션이 창의성과 상품성을 서로 교환하는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은 원래 공동 마케팅의 일종이다. 그래서 성격이 다른 이종업체간 합작형태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롭게 런칭하는 것을 의미한다. 콜래보레이션 기법이 사용된 제품을 콜래보 상품이라고 표현하며, 대표적인 콜래보 상품은 나이키가 하이네켄의 로고와 심벌을 의류에 도안한 경우이다. 특히, 콜래보레이션 마케팅의 강점은 특정 계층을 겨냥한 표적마케팅과 일대일 마케팅이 가능한 점에서 디지털 세대들을 겨냥한 異업계간 콜래보레이션이 각광받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업종 간 콜래보레이션은 전자, 자동차 등이다. 작년 2005년에는 스포츠 메이커들이 수입차와 코마케팅, 콜래보레이션 상품 출시가 붐을 이루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의 C마케팅은 한층 진화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디자이너와의 제휴는 물론 이 업계와의 기발한 콜래보레이션, 미술전 등 끊임없는 화제 거리와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출시했던 ‘CLK 조르지오 아르마니 디자인카’는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의 연합작전으로 자동차 마니아를 사로잡았던 대표적인 케이스다. 아르마니가 실내 인테리어와 외관을 디자인한 ‘아르마니CLK’는 벤츠의 품질에 감각과 스타일을 탑재, 100대 한정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벤츠의 모터쇼, 아르마니의 패션쇼와 백화점 매장 등에 전시되어 자동차 100대의 매출액과 비교해 환산할 수 없는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유비쿼터스가 미래사회의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패션과 전자업계의 공동작업도 크게 늘었다. 디지털 기기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층에 어필할 수 있도록 휴대폰 휴대 포켓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태진인터내셔널은 작년 말 삼성의 노트북 센스Q30과 조인해 루이가또즈의 콜래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였다. 당시 노트북 가방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루이가또즈는 노트북 가방과 함께 MP3플레이어 옙 신제품을 넣는 패션 가방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일모직인 빈폴액세서리 역시 명품과 명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삼성전자의 PDA폰 전용 케이스를 출시했다. 명품브랜드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도 MP3플레이어 아이팟 전용 케이스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C마케팅의 선구자, 의류브랜드 쌈지

▲ 쌈지는 지난 3월 팝아티스트 낸시 랭이 디자인한 디자인 바이 낸시 랭 라인을 선보였다.
토종 패션브랜드 쌈지는 기업의 경영철학을 ‘아트’로 정할 만큼 아티스들이 지원하거나 협업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13년 전부터 아티스들을 후원해왔고, 2002년 쌤 런칭 시에는 정구호 디자이너를 대표로 영입하여 공동 작업을 벌일 정도로 C마케팅의 선구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쌈지가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2006년은 이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소극적인 협업을 넘어 콜래보레이션, 디자이너와의 코웍 등을 추진하며 적극적인 C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팝 아티스트 낸시랭을 영입한 쌈지는 ‘디자인 바이 낸시랭’라인을 내놓았다. 패션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독창적이고 실험정신이 강한 팝아티스트 낸시랭의 신선한 기운을 접목시켜 쌈지의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이다. 심미적이고 감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길 원하는 문화적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낸시랭은 쌈지의 리뉴얼 디렉터 역할뿐 아니라, 광고모델로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브랜드와의 결합을 추진했다. 그리하여 치킨 헤드, 터부 요기니 등 낸시랭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쌈지 티셔츠, 가방, 매직박스에 새겨 넣어 출시한 결과, 10~20대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삶이 곧 예술, 컬덕트 시대

남들과 다르고 좀 더 특별한 새로운 가치가 부여된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C마케팅의 산물인 컬덕트는 패션과 더불어 건설, 가전, 자동차,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 SK, GS 등 건설업계는 앙드레김, 한젬마 등 대중적 명성을 확보한 아티스트에게 내부 인테리어와 조경 컨설팅을 의뢰, 주거공간을 예술작품화 했다. LG전자는 타워팰리스의 설계 및 외관을 디자인했던 최시영 디자이너와 Co-Work,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벨라지오는 제품=작품을 키워드로 한 컬덕트 액자형 에어컨 ‘아트쿨’에 반 고흐의 작품을 활용하였다. 앙드레김이 내부 디자인을 설계한 목동 트라펠리스와 대구 범어동 래미안수정은 브랜드 아파트 경쟁에서 프리미엄이 한층 더해지는 효과는 물론 여러 채널의 언론에 노출돼 고객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스토리텔링 효과까지 거뒀다. 그리고 컬덕트는 생활 곳곳에 출현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선보인 갤러리 카드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라파엘로의 두 천사들 등 6종의 명화를 그대로 카드 앞면에 프린트한 지갑 속의 예술작품을 표방하고 나섰다. 더페이샵의 아르쌩뜨(Arsainte)도 제품 용기에 반 고흐의 명화 삼나무가 있는 보리밭이 프린팅 돼 제품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담배 던힐은 각 분야의 아티스트와 조인하여 패키지 디자인 작업을 통해 2000만 갑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아트를 판다

▲ 아르마니가 실내 인테리어와 외관을 디자인한 ‘벤츠 아르마니CLK’
미술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산업 제품과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하다. 미술에 무관심한 대중을 찾아가고, 상품에 순수미술을 접목하는 적극적인 아트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의 가장 큰 장점은 경험재이다. 좋은 연극을 본 사람이 극장을 다시 찾듯이, 좋은 미술작품을 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한 것이 바로 아트마케팅의 핵심이다. LG전자 냉장고 ‘아트 디오스-모던플라워’에는 꽃의 화가로 유명한 하상림의 그림을 문 전체에 옮겨놓았다. 냉장고가 더 이상 백색가전이 아니라, 주방공간을 보다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고급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아트마케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패션업계이다. 제일모직 구호(KUHO)가 출시한 하트 포 아이(Heart for Eye) 도네이션 티셔츠에는 지퍼를 이용한 한젬마의 디자인이 담겨 있다. 이 밖에 구호는 패션 포토그래퍼 김현성, 영화배우 장미희 등이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였다. 식음료 업계에도 아트마케팅의 열풍은 거세다. 해태제과는 ‘오예스와 함께 떠나는 세계미술관 여행’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국내 유명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현대 한국화의 대표주자 최한동의 ‘바라기2001’과 김성호의‘새벽’등 53종의 작품을 엽서로 만들어 삽입했다. 와인판매회사 수석무역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다빈치사의 와인‘모나리자’를 출시해 와인애호가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금융계에도 감성적 표현의 결정체 아트와 결합했다. 공통점을 찾기 힘들 것 같은 그들이 어느 순간부터 하모니를 이루며 세간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은행 PB센터에서 열리는 미술전시회, 갤러리뱅크, 아트뱅크, 은행이 운영하는 미술관, 금융업계가 후원하는 미술전시, 아트펀드 등이 그 대표적이 예이다. 하나은행은 1991년 청담동과 평창동에 ‘하나사랑’이란 전시공간을 개관, 문화후원을 꾸준히 해왔다. 국민은행 또한 2005년에 PB센터 ‘골드&와이즈’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 모든 KB PB센터에서 갤러리뱅크를 운영 중이다. 갤러리뱅크는 고객이 은행업무와 더불어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작품 구입과 전문적인 자문을 통한 투자 겸할 수 있기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금융이 미술과 손을 잡은 것은 기업의 메세나 효과는 기본수당이고, 수많은 금융업계 속에서 VIP 고객을 유치하는 자회사만의 차별화 된 노블레스 문화마케팅 효과가 인센티브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감성의 소통 문화마케팅

마케팅 불변의 법칙의 저자인 Jack Trout는 마케팅은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 전쟁터에서는 수많은 전술이 매일 탄생하고 소멸하기를 반복한다. 그런 치열한 전쟁터에서 하나의 전술이 생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의 기업들은 한마디로 상상력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터에서 최근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문화’가 떠오르고 있다. 문화마케팅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문화의 시대에는 감성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며, 이러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지 않고서는 그들의 구매 욕구를 일으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문화마케팅은 고객의 행동을 결정짓는 마케팅 요소들 중에서 문화가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문화마케팅 기법으로는 고객이 직접 체험을 하여 그 상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감성적, 사회적 효과까지 느낄 수 있게 하는 체험마케팅을 비롯해 고객의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마케팅과 문화이미지를 제고하는 매복마케팅 등이 있다. 문화마케팅의 개념은 관점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문화마케팅의 개념은 크게 마케팅을 위한 문화와 문화를 위한 마케팅의 두 가지 측면이다. 일반기업의 문화지원 및 문화경영을 전자로 본다면, 문화산업의 마케팅 활동을 후자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업경영의 핵심이 마케팅부서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은 마케팅이 산업사회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기업은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영위한다. 흔히 메세나로 불리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은 이제
C마케팅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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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상향평준화
-브랜드의 범람 (공급초과)
-개인적 가치 추구 소비성향
-크리에이티브의 부재
C마케팅의 효과
- 기업 이미지 제고
- 차별적 우위 확보를 통한 매출 증대
- 가격 프리미엄의 획득
- 기업의 창의성 증대
스폰서 개념을 뛰어 넘어 기업과 문화예술 간의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지는 대기업을 중힘으로 한 문예후원 활동이 주축을 이룬다. 특히 문화마케팅으로 인한 기업 브랜드 가치는 놀라울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 우선 문화마케팅에 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기술영역, 제품영역을 적합도가 높은 문화예술에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세분화된 문화예술영역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다음으로 사업의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를 잘 활용해야 한다. LG전자가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L. A 소재의 국가문화유산인 윌턴극장과 5년 간 후원계약을 체결하면서 극장의 명칭을 ‘LG 윌턴극장’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 바로 향토문화 및 동화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사람들과 기업들은 모두 다가올 미래를 궁금해 한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변화의 속도가 나날이 가속화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이제 기업들은 기존의 사업관행에 의존해서는 전과 같은 수익을 유지할 수가 없다. 미래는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시장을 개척해 나아가야 한다. 우리들이 찾는 미래는 모두 우리들 안에 존재하고, 마케터가 찾는 미래시장은 바로 기업 안에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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