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여인의 향기로 다양한 빛깔을 담아
가을은 도발적이다. 거부할 수 없는 화려함과 풍성함으로 모든 말초 신경을 자극하며, 내 눈앞에 도도하게 서 있다. 안개 뒤에 몸을 감추고 없는 듯 배회하지만, 어느새 옷을 반쯤 벗어 수줍은 듯 애처롭다. 그리고 아쉬운 듯 사랑스럽다. 신세대 트로트퀸 장윤정이 성숙미 물씬 풍기며 1년 5개월 만에 3집 앨범 <이따, 이따요>로 돌아왔다. 그녀는 가을이 주는 모든 수식어를 가득 안은 채, 섹시한 음색과 도회적인 새로운 이미지로 우리 곁을 찾았다.
2003년 데뷔 이후 어머나, 짠짜라, 꽃, 콩깍지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신세대 트로트 스타로 자리매김한 장윤정이 세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새 앨범 타이틀곡 <이따, 이따요>는 지금까지 그녀의 히트곡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남녀의 만남에서 너무 급한 남자의 모습과 마음으로부터 다가오는 사랑을 원하는 여자의 순수한 마음을 재미있는 노랫말로 담았다. 특히, 이번 앨범활동에서는 세련되고 신나는 리듬에 맞춰 그동안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열정적이고 강렬한 자이브 댄스를 연출할 예정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제서야 제가 하고 싶은 음악과 앞으로 해야 할 음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어요. 그만큼 3집은 저의 노력과 정성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음반이에요.” 찬바람 부는 을씨년스러운 가을, 장윤정 특유의 환한 미소 아래 풍성한 3집 앨범과 색다른 모습의 그녀의 노래가 지금 시작된다.

A : 작년 5월에 발표한 2집 <짠짜라>이후 꼬박 1년 5개월 만에 3집 앨범을 발표하게 됐어요. 솔직히 2집은 1집 <어머나>의 큰 인기로 그 사랑이 2집에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에 부담이 조금은 덜 했어요. 근데 이번 3집은 부담감이 훨씬 많이 느껴져요. 그래서 이번 3집은 노래보다는 가수 장윤정의 실력에 따라 앨범의 선호도가 결정된다는 생각으로 더 신중을 기했어요. 그리고 1, 2집이 회사의 의견에 제가 따라갔다면, 3집은 저의 의견이 담긴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죠. 그래서 더욱 긴장되도 하고 부담도 되는 한편, 매우 설레요.
Q . 쉬는 동안 어떻게 지냈나
A : 많은 분들이 제가 아무 활동 안하고 그냥 쉬었던 것으로 아시는데, 사실 그렇지만도 않아요. 지금 맡고 있는 SBS <도전100곡>에서 매주 MC로 진행을 했고. 올해 리메이크 음반에 수록됐던 ‘콩깍지’활동도 꾸준히 했어요. 다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자제하고 성인위주의 가요프로그램에만 출연하다보니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또, 방송 외에도 지방 행사무대에 자주 초청돼서 갔다 왔어요. 나름대로 바쁜 나날을 보냈죠.
Q . 3집 앨범과 타이틀곡 ‘이따, 이따요’에 대한 이야기
A : <이따, 이따요>는 지금껏 장윤정의 노래와는 차별화된 노래에요. 한번 들으면 귀에 계속 멜로디가 맴도는 세련된 스윙 풍 트로트죠. 무대에서도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자이브 댄스와 뮤지컬적인 요소를 연출해 멋진 그림을 보여줄 생각이에요. 더욱이 이번에는 그 동안 밝고 귀여운 느낌의 장윤정이었다면 <이따, 이따요>를 통해서는 한층 성숙된 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요.
Q . 드라마 <내사랑 못난이>에서 본인의 무대의상을 입고 나온 주인공을 본 느낌
A : 김지영씨가 무대의상 협조요청을 해왔을 때, 흔쾌히 빌려줬어요. 콩깍지 활동 당시의 제작의상을 빌려줬는데, 저보다 더 귀엽고 깜찍하게 리폼해서 입은 것 같아요. 드라마 준비 단계부터 트로트가수의 성공기를 다룬 작품인 걸 알고 있었는데, 다행히 드라마가 잘 돼서 개인적으로도 기분이 매우 좋아요.
Q . 무대에서의 실수나 황당한 에피소드
A : 특성상 트로트가수는 다른 가수들에 비해 밤무대 출연횟수가 많아요. 그곳에는 간혹 슬 취한 분들이 계시는데, 데뷔 초 노래를 부르는데 갑자기 바나나 껍질이 무대 위로 휙 날라 와서 너무 깜작 놀랐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지금은 요령이 생겨서 그런지, 아니면 제가 누군지 이제 다 아셔서 그런지 무대 위로 날라 오는 물건이 없어졌어요. 또, 제가 무대에서 노래할 때는 거의 치마를 입는데, 어떤 분들은 최신동영상휴대폰을 무대 위로 던지곤 해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젠 뒤에 있는 안무팀 친구들이 춤추는 척 하면서 휴대폰을 무대 옆으로 치워주죠.

A : 이런 질문은 정말 곤란하고 쑥스러운데요. 어렵지만 굳이 한 곳을 꼽으라면 제 입을 매력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제 입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작은 편인데,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 작은 입에서 그렇게 고운 소리가 나올 수 있냐며 마냥 신기해해요. 솔직히 제가 볼 땐 입을 다물고 있을 때만 작게 보이지, 노래하거나 밥 먹을 때 보면 정말 크게 벌어져 노래도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호호)
Q . 현재와 전혀 다른 일탈을 꿈꾼다면
A : 가끔 연예인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삶을 꿈꿔요. 모든 연예인들이 그런 생각은 아마 한 번쯤은 다 해봤을 걸요. 햇빛 좋은 날 커피 한 잔 마시며 수다를 떠는 제 또래의 친구들을 봤는데, 너무 부러웠어요. 그 친구들에게는 그냥 일상적인 모습인데, 난 그 모습이 너무 부러웠고, 그렇게 해보고 싶었죠. 물론 가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해요. 하지만 이젠 친구들도 나를 예전처럼 편하게 여기지 않고 가수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조금은 속상해요. 주변의 시선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정말 가수나 연예인이라는 제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싶다니까요.
Q . 노래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A : 철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지만,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있어요. 바로 음색이 변하지 않는 가수가 되는 거죠. 창법이 바뀔 수는 있으나, 가수 고유의 음색이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데뷔 때 제가 부른 <어머나>를 들었을 때와 30, 40년이 지나서도 부른 <어머나>가 똑같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게 가수 장윤정이 바라는 가장 큰 꿈이기도 하죠.
Q . 앞으로 어떤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는 가수가 되길 바라나
A : 물론 해마다 연말 가요 시상식 때 상을 받아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부족한 저일지라도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어요. 보이지 않게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고, 유명인이 할 수 있는 홍보대사 같은 활동을 통해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필요한 존재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NP
신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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