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펜으로 어학기 시장 강자로 등극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네 살 수호는 요즘 책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책에서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뿐만 아니라 수호가 좋아하는 동물들의 울음소리나 동요가 나오기도 한다. 짬이 생긴 수호의 엄마는 미뤄뒀던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들 때문에 영어 학원을 다니는 건 꿈도 못 꾸고, 따로 시간을 내서 동영상 강의를 듣는 일도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짧은 틈만 생기면 공부하는 게 가능하다. 수호와 수호의 엄마 손에 들린 건 말하는 펜인 ‘세이펜’. 이제는 그리 새로운 광경도 아니다. 세이펜은 유아를 둔 가정이라면 이미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됐기 때문이다. 
 

 

‘세이펜’은 책에 갖다 대기만 하면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소리를 재생시켜주는 어학기기다. 원하는 문장이나 그림에 세이펜을 접촉하면 즉각 음성이 출력된다. 유아동 교육시장에서 소위 ‘대박’난 제품이다. 인쇄된 출판물에 ‘세이펜’을 접촉 하면 실시간으로 원하는 문장이나 낱말을 재생시켜 주는 원리인데 어학은 물론이고, 노래, 효과음 등 모든 소리의 재생이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가능하다. 이를 개발한 세이펜전자(주)는 세이펜 하나로 국내외 90여개 유명출판사와 제휴를 맺으며, 500여종이 넘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한 어학기기 생산기업이다. 올해로 창사 20주년을 맞은 이 기업은 독보적인 신기술 특허로  어학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말하는 펜으로 국내 시장 주름잡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세이펜전자(주)는 ‘말하는 펜’ 시장을 최초로 개척한 업체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어학기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변화 하는 교육시장 환경에 맞춰 끊임없이 투자개발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국내 시장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그런 만큼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지난 7월 ‘2016 기술사업화대전’에서 기술사업화 유공자로 선정되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서 ▼제 7회 100대 우수특허제품 선정 ▼특허청 특허대상 수상 ▼2007년 지식경제부 지정 ‘세계 일류화 상품’ ▼2008년 지식경제부 장관상 수상 ▼대한민국 외국어 교육산업대상 ▼서울페어에서 VVIP최우수상 수상 등이 그것이다. 세이펜전자(주) 김철회 대표이사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을 이끈 혁신리더로 2013년, 2014년 2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으며, 현재 경희대 취업진로처 특임교수를 맡고 있기도 하다.

세이펜 어디까지 진화했나?
세이펜전자(주)는 지난 6월 블루투스가 탑재되어 스마트기기와 연동되는 ‘레인보우펜’을 출시했다. 이 펜은은 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 세이펜의 기본 기능에 블루투스 통신기능을 부가해 이미지, 소리 등 스트리밍 방식의 영상학습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종래 방식처럼 세이 코딩된 책에 레인보우펜을 찍으면 블루투스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바로 연동하여 세이펜 음원은 물론이고, 콘텐츠에 따라 이미지 혹은 영상 등의 교육용 콘텐츠를 바로 듣고 볼 수 있는 입체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사용자가 세이고(SAYGO)라는 앱만 사용자 스마트폰에 다운받으면 앱을 켜GO, 펜을 켜GO, 책을 찍GO하는 3번의 GO를 통해 때와 장소의 구분 없이 방대한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제품에는 미아방지 기능인 세이콜 기능을 추가해 기기가 일정거리 이상 떨어졌을 경우 경고음이 발생함으로써 미아 방지 및 기기 분실 예방이 가능해졌다. 디자인도 업그레이드 됐다. 종래 단일 색상의 아쉬움을 적극 반영해 5가지의 컬러를 갖췄다. 김철회 대표이사는 “레인보우펜은 아이들이 학습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 언어학습기다. 통신망을 통해 스트리밍하기 때문에 음성 또는 영상 데이터를 별도로 다운 받을 필요가 없고, 별도의 메모리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제품을 소개하며 “아날로그 방식인 종이 지면의 한계점을 디지털이라는 소리를 응용해 출판문화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무한한 성장 가능성 품고 도약
세이펜이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언어 학습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성정보를 제공하는 장애인 지원, 관광 및 기타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세이펜전자의 기술력을 접목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은 무한하다. 그렇기 때문에 창사20주년을 맞은 세이펜전자의 각오도 남다르다.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해로 삼고, 가치 재창출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처음을 떠올리며 숨고르기도 마쳤다. 하지만, 세이펜전자가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2005년 김철회 대표이사가 처음 세이펜을 시장에 내놓았지만 인기는 없었다. 반응 속도가 느려 펜을 누르면 소리는 한참 늦게 나왔고, 아예 인식이 잘 안 되는 제품도 있었다. 2009년 내놓는 모델부터 반응속도를 0.5초 정도로 단축했다. 시장으로부터 반응이 온 것은 2년 후인 2011년이었다. 유아를 둔 부모들로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무섭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즈음 제품 성능도 좋아졌다. 오랜 기간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온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책에 호기심을 느끼는 영유아부터 한글이나 영어를 배우는 학령기 아동에 이르기까지 세이펜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카시트에 앉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세이펜을 쥐어주면 동화나 노래를 들으며 먼 거리도 칭얼거림 없이 오갈 수 있다는 후기부터 반복 영어 학습으로 영어 실력이 늘었다는 후기에 이르기까지,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각종 후기가 자발적으로 쏟아졌다. 도서를 고를 때 세이펜 가능 여부부터 따진다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날 정도였다. 유아동 교육 시장에서 탄력을 받은 세이펜은 어학 시장에서 강자로 올라 섰다.

 

영어가 쉬워졌어요!
지난 10월 18일 김철회 대표이사를 만났다. 세이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말 보다는 눈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제 시범을 보여줬다. 직접 본 느낌은, “영어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구나”라는 탄성 연발. 김 대표이사는 “외국어는 혼자서 같은 문장과 단어를 3,000번 정도 반복해 듣고 말해야 모국어 수준이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어느 누가 3000번을 말해 줄 수 있겠나. 세이펜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카세트 테이프, CD, MP3 등은 지금까지 언어학습에 많이 이용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인 단점으로 단종 추세에 놓여있다. 이 기기들은 내용을 찾아서 듣기가 너무 힘들고, 책의 내용이 순차적으로 녹음만 되어 있어 학습자가 찾고자 하는 교재의 특정 부분을 스스로 찾아야만 하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이를 보강한 제품들이 다소 나오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갖다 대기만 하면 바로 음성이 나오는 세이펜을 개발하게 된 이유였다. 김 대표이사는 언어학습에 필요한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제품에 반영해 최적화시켰다. 세이펜의 모든 회화 콘텐츠는 원어민의 정확하고 인증된 발음으로 녹음되어 어학 공부를 위한 최상의 발음과 소리를 제공하고 있다. 간단한 버튼만으로 녹음된 학습자의 목소리와 원어민 목소리를 동시에 비교해 볼 수 있는 기능을 넣었으며, 깨끗하게 소리를 담아내는 고품질의 녹음을 통해 실시간 강의 녹음이나 발음 교정시에도 고성능의 녹음과 청취가 가능하게 했다. 고음질의 MP3 칩을 내장하여 선명한 고음질의 사운드를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초경량, 초간편하게 제작되어 언제 어디서나 어학학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솔루션 제공하는 교육기업으로 거듭날 것”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기술산업진흥원(KIAT)이 주관하는 ‘2016 기술사업화대전’에서 기술사업화 유공자로 선정되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김철회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교육시장을 넘어 글로벌 디지털 교육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늘 도전하고 창조하여 대한민국의 최고, 최상의 교육기업, 전자회사로 거듭나도록 더욱 정진할 것”이라는 수상소감을 밝힌 바 있다. 단순히 어학학습기만을 제조하는 회사가 아니라 콘텐츠의 개발 및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고자 노력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세이펜전자(주)는 20년 동안 현장에서 영어 교육을 한 전문 선생님이 티칭 노하우를 공개하고 세이펜과 콘텐츠를 활용하여 더 효율적인 교육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언어교육을 시키기 위해 매월 2회에 교육센터를 운영 중이다. ‘엄마표 영어 학습 세미나’, ‘세이펜 티칭클럽’을 비롯해 전국 롯데마트와 이마트 문화센터에서도 순회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를 통해 교육자료를 무료로 오픈,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세계 교육시장으로 확대 진출하여 새로운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을 열어가려고 한다. 세계 교육시장에서 세이펜이라는 이름은 최초, 최고, 최상, 최대를 뜻하는 기업이념으로 끊임없는 도전과 개발로 국내외 출판사들과 함께 동반성장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다른 보국정신...성공의 열쇠다
김철회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남다른 기업가 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 한 마디로 ‘보국정신’. 인터뷰 내내 강조한 말이기도 하지만, 여느 기업인들이 이 같이 강한 애국심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나라를 살리고 업을 살리며 나를 살리는 길이 보국정신이며 이를 실현했기 때문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마인드가 청년창업가들에게도 널리 퍼지길 기원하는 그다. 김철회 대표이사는 “창업 초기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승패가 나는데, ‘장사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실패로 이어진다. ‘업의 정신’을 갖고 있다면 위기가 와도 기회로 만들 수 있지만, 장사 마인드는 주저 않고 포기하고 만다”고 강조했다. 직업 선택에서부터 중요하단다. “대부분 학과 선택이나 취업 시 돈을 쫓는다. 부모님들이 원하는 쪽으로 흘러간다. 결국 업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만족감을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흙수저’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게 되는데, 사실 열심히 안해서 흙수저로 남는다. 생각을 바꿔봐라. 돈이 없어서 배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면 돈을 벌 수 있다. 사람은 철심을 갖고 태어나고 열심히 해서 금도금을 입히면 금수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 같은 사례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김철회 대표이사다. 가난한 환경에서 고졸의 학력이었지만, 이제는 대학교수이자 명망있는 사업가로 재탄생한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직원간 소통에 대해 물었다. IT기업답게 밴드와 메신저, 카카오톡 등을 십분 활용해 거리를 좁히고 빠른 의사결정도 내리고 있다. 회식도 자주 한다고. 무엇보다 타 회사와는 달리 ‘대표이사 집무실’이 없어 그가 직접 직원들을 찾아다니니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김철회 대표이사는 “기부문화가 정착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눔의 문화가 널리 퍼지길 바라는 차원에서 솔선수범하고 있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인 김철회 대표이사. 실제 소년소녀가장돕기, 모교에 장학금 전달,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선행, 직원들을 위해 주택 구입이라는 통큰 후원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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