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인 히트 제조기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 시인은 언어와 존재의 의미를 이렇게 노래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러하듯 전쟁 같은 마케팅 현장에서 브랜드 이름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꽃이 되고픈 브랜드는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질까?

사람은 누구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름은 곧 그 사람을 대표하는 이미지이자 특징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람뿐 아니라 제품도 마찬가지다. 제품 이름이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들도 신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제품 작명에 굉장히 신경을 기울인다. 이른바 브랜드 네이밍은 단순한 이름 짓기가 아니라, 한 상품의 전략과 아이덴티티, 나아가 기업의 전략적 방향과도 연결되어 있는 브랜드 관리의 수단이다. 막 태어난 아이에게 부여하는 첫 정체성이 이름이듯, 브랜드 네이밍 역시 새 꿈을 담은 비즈니스의 첫 번째 걸음인 것이다.

모든 디자이너가 꿈꾸는 파라다이스

‘크로스포인트(대표 손혜원)’는 브랜드 디자인 전문 기업이다. 최고의 네이밍, BI, CI 등으로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정상의 위치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크로스포인트의 성공 브랜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다. 트롬, 식물나라, 보솜이, 참이슬, 콩두, 베스띠벨리 그리고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사랑초, 참이슬의 경쟁사 두산의 소주 산과 히트작‘처음처럼’까지 정말 이곳을 거쳐 가지 않은 브랜드가 없다. 최근에 현대건설이 새롭게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힐스테이트’도 바로 크로스포인트의 작품이다. 단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을 지양하는 크로스포인트는 기업의 효율적이고 명확한 해결수단의 디자인으로서 경영의 중요한 마케팅 전략을 성실히 수행한다. 해당 브랜드를 더 사랑하는 깊은 애정과 탄탄한 포트폴리오, 탁월한 직관으로 항상 앞서가는 크로스포인트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영순위로 꼽히고 있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회사는 일에 관한 한 직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그 외적인 것들을 살펴보면 누구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끔 매력적인 요소들로 넘쳐난다. 먼저, 크로스포인트는 365일 중 한 달은 직원들을 뉴욕으로 보내 유급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이참에 오는 11월에 뉴욕지사를 개설하여 직원들의 지적 능력과 무한한 상상력을 충전시키고 뉴욕 한인 사회의 디자인 개선 및 생활 향상에도 기여하기 위해 매달 한 명씩 돌아가면서 뉴욕에 파견할 계획이다. 그리고 정원을 가꾸고 사무실에서 개를 키울 수 있는 자유가 있으며,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콘도를 구입, 최적의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등 무형의 복지를 보장한다.

늘 처음처럼, 본질을 찾아서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광고를 통한 마케팅 활동이 많았지만, 각 기업의 기술력 차이가 크게 줄면서 최근에는 기업들이 브랜드를 알리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흐름의 한가운데 놓여 있는 사람이 브랜드 디자이너이다. 새롭게 이끌어낸 개념을 바탕으로 기업이미지통합(CI) 디자인, 브랜드이미지통합(BI) 디자인, 이름붙이기(네이밍) 작업을 하는 것 또한 브랜드 디자이너의 몫이다. 이러한 능력과 소양을 모두 갖춘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는 홍익대학교 미대를 졸업하고 디자이너의 길을 걷다 지난 1990년 지금의 회사를 인수했다. 현재는 일과 함께 모교 홍대에서 산업미술대학원 시각디자인과 부교수로 매주 6시간씩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손 대표가 브랜드 명을 지을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고 주안점을 두는지 궁금했다.“브랜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 또, 제품과 소비자를 이해하고, 특히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좋은 이름이 나온다”고 답했다. 한 예를 들자면, 올해 2월에 출시한 두산의 소주‘처음처럼’은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시와 글씨체를 그대로 따온 것으로‘처음처럼’은 손 대표의 좌우명으로서도 꽤 오랫동안 휴대폰의 초기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10여 년간 참이슬, 참나무통맑은소주, 산, 처음처럼, 화요 등 많은 소주 이름을 히트시킨 그녀지만 사실 소주 반잔도 안 되는 주량이라고 한다. 일과 노는 것을 다 좋아한다는 그녀는“저는 멀티테스크형으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즐기는 것을 타고난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직원들에게 항상“내게 도전해라. 그러나 움직이는 타깃을 맞추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말하는 손 대표는 우리나라를 위해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정상의 자리에 있으면서도“지금부터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겸손하게 표현하는 손혜원 대표는, 언제나 한 수 위에 있으면서도 계속 발전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최고보다 만족스러운 자신을 추구한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손 대표에게서 새로운 히트작을 기대해 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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