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현 기아)의 간판타자이자 세 차례나 홈런왕(1985년, 1988년, 1989년)을 차지했던 김성한은 82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야구 스타이다. 기아의 창단 감독을 맡았던 그가 현재 지휘봉을 놓고 1977년 졸업 후 무려 27년 만에 모교인 군산상고 사령탑을 맡아 귀향하였다.

신성아 기자

22년간의 프로 생활을 사실상 접고 모교로 돌아온 김성한 감독은 비록 성적부진으로 중도하차를 했지만 여전히 프로야구의 많은 팬들은 그가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 지난 제3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모습을 보인 그를 만나 소탈하면서도 친근한 모습에 매력을 느끼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 이번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 지금까지 고등학교 팀을 맡으면서 대통령배 4강, 황금사자기 16강, 부산 화랑기대회 16강의 성적을 올렸다. 4강 이상의 좋은 성적을 못 냈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우승까지 바라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모교인 군산상고 감독을 맡게 된 소감은
- 처음 기아를 그만두고 산으로 여기저기 다니며 마음을 달래고 있는 와중에, 모교인 군산상고 감독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어렵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돈이 아닌 먼저 아이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감독직을 수락하였다.

▶ 이번 봉황기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선수들에게 강조한 것이 있다면
- 특별히 없다. 그저 고3학년에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기 때문에 마음껏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경기를 하라고 했다.

▶ 프로야구팀과 고교야구팀을 비교한다면
- 프로팀은 최고의 선수로 구성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 선수들은 아직 기량을 배우고 키워가는 입장이라 경기 중에 엉뚱한 실수를 하기도 한다. 눈높이를 낮춰서 일일이 선수들을 챙기고, 프로야구의 꿈을 위한 격려를 해주고 있다. 또, 직접 감독이 선수들의 진로문제에 관여하기 때문에 남다른 책임감이 요구된다.

▶ 개인적으로 고교 졸업 후, 프로와 대학 중 어느 쪽의 진로를 추천해주고 싶은지
-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프로야구를 더 선호하고 있다. 내 기량과 가능성을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여 결정하면 좋은데, 아이들이 무작정 프로를 꿈꾸는 것이 안타깝다. 물론 뛰어난 선수들이 프로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대학을 통해 더 발전된 기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학생활의 낭만을 즐기는 것 또한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인데 말이다.

▶ 예전에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라는 영화에 잠깐 출연하셨는데, 정말 재미있고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하시는 것 같았다. 혹시 그런 기회가 다시 온다면
- 하하하.... 그때는 야구와 관계된 심판영화라 우연찮게 출연한 것이다. 만약에 섭외가 들어온다면 글쎄... 생각해 보기는 하겠지만, 내가 배우가 아닌 영원한 야구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가족에 대한 이야기와 다가오는 추석 명절 때 계획이 있다면
- 아들 둘이 있다. 첫째는 지금 공익근무요원이고, 둘째는 고등학교 2학년으로 골프를 하고 있다. 현재 여름전지훈련을 떠났다. 추석 때는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모든 가족이 고향인 군산에 모인다. 나는 3남 3녀 6남매의 다섯째로 아들 중에는 막내이기도 하다. 그렇게 보이지 않나?....

▶ 개인적인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애창곡과 노래실력은 어느 정도
- 요즘은 개인적인 시간이 없지만 등산, 골프를 좋아한다. 쉬는 동안 지리산, 덕유산 등 산이란 산은 거의 가본 것 같다. 노래는 듣는 것을 좋아하고 같이 어울리면 노래 한 곡 정도는 부를 실력이야 된다. 주로 80년대 대학가요제에 나왔던 노래나 양희은, 김정호 등의 노래를 좋아한다.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르는 노래다.

▶ 많은 팬들이 김 감독님을 그리워하고 있다. 프로야구팀으로 돌아가실 생각은 없는지
- 프로 감독직 제안이 들어온다면 물론 해야죠. 기아로 돌아가면 좋겠지만, 기아가 아닌 다른 팀이라도 상관없다. 기회를 준다면 프로야구에서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

▶ 올 해의 목표와 하고 싶은 말씀
- 고교 팀에 왔으니 고교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프로야구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은 이곳에 있지만, 프로야구에서 불러주면 언제든지 다시 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야구인으로서 야구계를 위해서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다.

말투 하나, 하나에서 정겨운 내음이 풍겨지는 김성한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은 어색함이나 불편함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만남이었다. 스스로의 성격을 털털하고 정이 많다고 표현하는 그는 우리가 야구계에서 필요한 이유일 수밖에 없음을 알게 해준다. 다시 프로야구에서 하루빨리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충분히 가치 있는 그의 희망이 빛날 수 있는 날을 기다려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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