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새바람을 타고 스스로 미래를 설계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틀에 박힌 일상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판에 박힌 일상을 접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공동체를 형성해 살아가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대안학교는 대부분 공식 학력인정 기관은 아니지만, 저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갖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 각각의 적성과 관심에 맞는 교육이 진행되어 학교의 획일화된 교육보다 특성화된 체험을 선호하는 학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최근 대안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안학교의 매력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제는 이른바 문제아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인성교육은 물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교육 실험에서 벗어나 교육의 엄연한 한 축으로 부상한 대안교육의 현장 서울특별시립 청소년정보문화센터(YDMC)‘스스로넷(관장 신순갑)’을 찾았다.

꿈과 끼, 상상으로 가득한 미디어천국

▲ 스스로넷 신순갑 관장
2000년 2월 문을 연 서울특별시립 청소년정보문화센터‘스스로넷’은 영상세대를 위한 미디어 전용공간으로 청소년을 위한 특성화 시설이다. 이곳은 다양한 청소년들의 욕구에 부응하고, 그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열린 장으로서 청소년들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며 성장해 왔다. 국내 최초로 생긴 미디어 체험공간은 영상물의 제작과정 전반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전용 미디어 교육과정도 갖춰놓고 있다. 특히, 2001년부터 대안학교로 운영되고 있는‘스스로넷 미디어스쿨’은 학교를 벗어나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찾고,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교육 과정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 포기한 소수의 청소년들에게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촬영여행, 방송제작, 기사작성, 단편영화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문인 교육을 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부터 시교육청 위탁학교로 지정돼 고등학교를 다니는 17~18세의 청소년들도 학력 인정에 대한 걱정 없이 누구나 원하면 입학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최근에는 청소년시설 실무자나 교사를 대상으로 한 지도자과정 미디어교육도 추진하고 있어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더 확대되고 있다. 신순갑 관장은 UCC(User Created Contents에 약자로서 일반 사용자가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면 같이 즐기는 방식)를 적극 활용함으로 청소년들이 UCC를 만드는 데에 대한 모든 지원 사업을 지금보다 더 확장할 것이라고 향후 청소년정보문화센터의 행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이 중심이며, 내일의 희망이다

청소년정보문화센터는 많은 청소년 문제 가운데, 학교폭력 문제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학교폭력 사이버 상담실‘왕따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통하여 힘든 상황을 해결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00년 2월 개국한 청소년 인터넷방송국은 프로그램의 기획에서부터 제작 전반에 거쳐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스, 영화, 다큐멘터리, 라디오, 애니메이션 등의 프로그램을 편성 방송하여 청소년들의 참여와 그들의 이야기를 미디어로 풀어낼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들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생각과 문화를 미디어로 풀어내는 역할을 담당하는 그야말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전문방송국이다. 더욱이 스스로넷은 대한민국 미디어대전, 청소년영상캠프 등 청소년들의 자기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은 대학미디어 관련 학과에 입학하거나, 방송국과 미디어 회사 등에 취업이 된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사람에 대해 자세히 파악해보면 그 사람이 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지, 무엇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된다.”올해로 16년째 청소년과 연관된 일만 담당해온 신 관장은 뭐든지 사람이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직 안에서 청소년 자신은 마음껏 그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것이며, 잘 되는 조직 안에서는 모두 다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다. 음식이 들어가면 사람의 긴장이 완화된다는 습성을 미리 파악한 덕분인지 평소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점심시간이면 직접 요리를 해서 청소년들과 나눠먹을 수 있는 식당을 가지는 꿈도 가지고 있다. 또, 이만하면 충분히 청소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돌보아줄 법도 한데 아직도 모자라다고 생각하는지 상담전공 대학원 진학까지 계획하고 있다.
하늘을 찌르는 입시 경쟁과 사교육의 범람 속에서 자라는 요즘 어린이들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계획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통로가 차단되어 있는 불행한 세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스스로넷’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 들어오게 된 아이들은 공교육이라는 잘 포장된 도로를 거부하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비포장도로를 선택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학교 가는 길이 누구보다도 즐겁고 행복하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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