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통폐합만이 해법이다...제주 포함 지방에서 더 심각(심층취재 5)

 학령 인구감소로 인해  신설학교가 줄어들고 학교 통폐합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사뉴스피플=백지은 기자] 학령인구 절벽 현상은 지방 학교들에서 더욱 현저히 나타난다. 서울 같은 대도시도 나날이 줄어드는 학급과 학생 수로 교육운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판국에 지방에 위치한 학교에 미치는 타격은 말할 것도 없다.

저 출산 시대의 암울한 그림자가 전국을 뒤덮은 가운데 지역 양극화 현상까지 가세해 지방 학교들의 교육 황폐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는 2010년 초등학생 수는 9만9797명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7만6772명으로 지난 10여년 사이에 2만 명이 넘게 감소했다. 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 현상은 다른 지방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충청도는 2010년, 24만3430명이었던 초등학생 수는 올해 9만6156명으로 급감했다. 전라도와 경상도 역시 마찬가지로 각각 25만 여명에서 9만 명대로, 39만 명에서 15만 명대로 학생 수가 감소했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인 학생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통폐합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해당 지역들의 초등학교 통폐합 현황을 살펴보면 강원도 내 초등학교는 2010년 353개교에서 올해 351개교로 줄었다. 학생 수는 2만 명이 넘게 줄어들었는데 통폐합 된 학교는 총 2곳이 전부다.

충청도 내 학교는 689개교에서 665개교로, 전라도 내 학교는 846개교에서 843개교로 줄어 미미한 감소추세를 보였다. 경상도 역시 989개교에서 969개교로 20군데만이 통폐합 처리됐다.

2014년 제주도 교육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총 111개교의 초등학교가 있다. 그중 국립초등학교인 제외한 110개가 공립초등학교이며, 제주시에 66개교, 서귀포시 45개교 이다. 제주도내 지역 간 편차가 심해지면서 도내 초등학교 5곳 중 1곳은 올해 입학생이 1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전체 112곳(분교 8곳 포함) 가운데 올해 입학생수가 10명 미만인 학교는 25곳으로 22.3%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입학생이 전혀 없는 초등학교는 6곳에 달한다.

통폐합 기준 대상인 학교는 날로 늘어가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교육교부금 배부 기준에 학생 수 비중을 확대해 수도권에 비해 지방 학교에 대한 재정 비중을 축소시키면서 폐교 기준만 쉽게 만들어 통폐합 ‘장려’를 넘어 ‘닦달’을 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지방 지역의 급격한 학생 수 감소 추이를 살펴보면 통폐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반발도 일리 있는 우려다. 특히 지방의 작은 학교에는 저소득층과 다문화 가정의 자녀 등 각별한 사회의 보호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사안을 고려해 무작정 인센티브를 걸고 통폐합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특화된 통폐합 방안과 교육운영 정책을 개발해야한다.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통폐합 조치로 인해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원래의 목적이 상실되고 취약계층의 고립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 현실과 역행하는 신설학교 허가만 고집하는 교육행정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일부지역에 대한 관리 및 감찰을 철저히 하고 불필요한 신설학교가 지어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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