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을 흠뻑 담아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새 수첩에 같은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를 적어 넣는다. 다만, 다른 것은 제외된 자의 가득 찬 공간과 선택된 자의 빈 여백에 이름을 다시 적어 넣는다는 것. 그것은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눈 내려 온 세상 하얗게 지우는 날, 그 적은 이름들을 다시 한 번 불러준다. 다시 불러준다는 것은 새롭게 의미를 만들어 간다는 것. 여기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가수 소찬휘가 그러하다. 그녀는 8집 앨범 ‘The Begib again’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보여 주었던 모습을 벗어 던지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노래 진짜 잘 한다”는 표현은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다. 한 분야에 잔뼈가 굵은 것처럼 정말 흉내 낼 수 없는 노래의 달인들에게 보내는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찬사이다. 최근 8집 앨범 <begin again>을 발표한 가수 소찬휘는 벌써 데뷔 10년째로 3옥타브를 넘나드는 파워풀한 가창력을 과시한다. 가창력만큼은 그 누구보다 최고의 평가를 부여받은 그녀가 어느새 씁쓸한 감정을 쓸어 담으며 인생의 충실한 미소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록 음악으로 시도되었던 7집 이후, 댄스가수와 록 가수의 이미지가 겹쳐졌던 소찬휘는 결국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독특한 파워창법과 함께 그녀와 어울리는 음악을 담았다. 앨범 명이 ‘다시 시작한다’는 뜻의 <begin again>으로 정한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음악과 더불어 인생 역시 다시 개척하려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8집은 단순히 시원스럽고 신나는 느낌의 창법만이 아닌, 소찬휘다운 음악으로서 새로운 발견과 방향을 제시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녀가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힙합 곡 Season change와 Hey love 등의 랩은 슬로 잼 스타일의 신선한 곡으로 그룹 구피의 박성호와 신동욱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살렸다. 빠른 템포의 밝고 경쾌한 타이틀 곡 Beautiful night은 마이너풍 위에서 애잔함을 얻으며, 1번 트랙에 수록된 ‘엄마’는 고 3때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그녀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라 절로 뭉클해진다. 소찬휘는 현재 2001년부터 대전 우송정보대학 방송실용음악과 가창 전공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기도 하다.

Q . 벌써 데뷔 10주년인데,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것들
A : 데뷔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리고 지난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요. 과거를 돌이켜보면 참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그 중에서도 제 인생이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음악으로 인해서 제 삶의 방식과 함께 음악의 깊이, 인생의 만족 등을 얻고 있죠. 어느 순간은 힘들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도 삶의 일부지 않겠어요.

Q . 힙합과 랩, 새로운 장르의 대한 도전, 그리고 하고 싶은 음악은
A : 특히, 음악에 있어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는 건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해 마음의 문은 열려져 있죠. 이번 앨범에서 랩을 처음 시도해봤는데, 즐겁고 색다른 작업이었어요. 또, 기존의 고음 노래들이 많이 있지만, 새로운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저음 톤의 노래들로 몇 곡 있어요. 요즘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음악, 좋은 노래를 하는 것이 제가 해보고 싶은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Q . 완성된 앨범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과 8집 앨범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A : 사실 특별한건 못 느끼고, 그냥 무덤덤해요. 매 앨범마다 그랬던 거 같아요. 녹음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들어서인지 어떠한 기분보다는 생각만큼 음악이 완성되었는지를 먼저 보게 돼요. 그 뒤로는 덤덤한 마음으로 한동안 듣지 않죠. 8집 Begin again의 단점은 장르의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고, 장점은 장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곡마다 목소리와 창법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었던 점이요. 그로인해 음악의 다양함을 살릴 수 있었고요.

Q . 8집 앨범을 작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A : 힙합 곡을 녹음할 때 목소리를 어리고 앙증맞게 내야하는데, 낮 간지러워서 혼났어요. 그래도 끝까지 다 했지만요. 그리고 앨범을 녹음하면서 체력관리가 제일 힘들었어요. 유난히 살이 잘 찌는 체질인데, 녹음 할 때는 먹으면서 하다 보니 몸무게가 금방 불더라고요. 결국 나름대로 제게 맞는 식사 시간표를 짜서 식사량을 조절했어요. 한 달에 세 네 번은 야식에 대한 유혹을 참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요.

Q .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데, 그 힘의 원천과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
A : 저는 자신의 일에 있어서 근성과 조금은 독한 사람을 좋아해요. 그 다음은 정신력이겠죠. 무대에선 조금의 실수도 스스로가 용납 못하는 성격이에요. 저 자신에게 최고가 되어야 어디서든 자신 있게 노래할 수 있으니까요.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연습을 바탕으로 무대에서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정신력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8집 앨범 을 발표한 가수 소찬휘는 벌써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Q . 뮤지컬 <루나틱>에 출연했던 것처럼 다른 활동계획은
A : 아직은 가수활동 외에 다른 어떤 활동도 정해 놓은 건 없어요. 근데, 활동하다가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할 생각이에요. 다른 영역이라서 그런지 참 매력 있더군요. 더욱이 뮤지컬은요.

Q . 교수로서 강의 스타일은 어떠한지
A : 전 자유로운 분위기를 선호해요. 음악은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니까요. 더러 딱딱한 학교 수업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로 있어요. 학생들 개개인의 개성들이 다 있지만, 어디서든지 성실한 학생들이 음악도 더 열심히 잘 하는 것 같아요. 제 수업은 성실하고 끈기와 오기가 있어야 들을 수 있죠. 또, 연습하는 학생들에게는 적당한 자극을 주기도 하고요.

Q .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사소한 오해가 있다면
A : 강한 여자라는 점철된 이미지로만 봐서 조금은 억울한 기분이 들어요. 사실 전 예민하면서 섬세하고, 거기다 소심덩어리에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번 제대로 못하거든요. 물건 흥정도 못해요. 믿어 주세요! (하하)

Q . 2007년 새해 소망과 덕담 한 마디
A : 지금처럼 건강하고, 내 주위의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8집의 신곡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죠. 여러분들도 항상 건강 하시고, 하시는 일들 모두 잘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요. 늘 사랑으로 충만한 한 해 되세요.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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