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 목사“나눔은 숭고한 내 삶의 주체”

성경의 선한 사마리아인은 긍휼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사마리아인은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자였다. 자신도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던 사람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움을 당한 사람을 향하여 그는 갈 길도 멈추고 모든 사람이 외면하던 강도 만난 자를 돌봐준다.“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한 이웃 사랑의 원형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 선한 사마리아인은 바로 우리가 되어야 한다. 세상 사람이 외면하고 스쳐가는 그 자리가 바로 우리가 서 있어야 할 자리다.


지난 2006년 12월, 경북도가 캄보디아에서 열고 있는‘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6’의 조직위원회의 직원과 도우미들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현지 빈민촌을 찾아가‘밥퍼’급식 봉사활동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톤레샵 수상촌에 있는 이 무료급식소는‘밥퍼나눔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기독교봉사단체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에서 설립한 시설로 이 지역 어린이와 지뢰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매일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다일공동체는 2004년 수도 프놈펜 빈민지역에 선교사를 파견해 봉사활동을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빈민지역인 시엠립 수상가옥촌에 비전센터를 세워 선교와 교육, 급식활동으로 뜻 깊은 시간을 보낸다.

사랑의 충복이 나누고, 나눔을

옛 우리 선인들은 콩 반쪽을 나눠 먹어야 한다는 이웃 사랑 실천 철학을 갖고 있었다. 환난상휼이라고 해서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동네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도움을 줬다. 그것은 물질적인 보탬뿐만 아니라 이웃을 긍휼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다일공동체는“참된 경건을 환란 중에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것(약 1:27)”이라는 말씀 아래 1989년 도심 한복판 빈민촌에서 시작된 나눔 공동체이다. 현재 다일공동체 산하에 밥퍼나눔운동본부, 다일천사병원, 다일평화인권연구소, 자연치유센터, 예향어린이집 등이 있고, 중국과 베트남, 호주, 캄보디아, 필리핀, 미국에도 다일공동체가 설립되어 있다. 특히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는 매일같이 1000~1500명의 노숙자, 행려자,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무료로 식사를 제공해 주거나 도시락을 배달해 준다. 이렇게 지난 19년간 굶주리고 허기진 사람들을 위해 한 끼의 식사를 정성으로 대접해 온 밥퍼나눔운동본부는 그 밥 그릇 수만 헤아려보면 2006년 5월, 300만 그릇을 넘어섰다고 한다. 또, 계속적인 봉사와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밥퍼나눔운동은 2005년 5월 2일(오병이어의 날)을 기점으로 범국민 캠페인으로 전환되었으며, 더불어‘쌀 한 톨의 기적 365일’모금운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최일도 목사는“이 밥퍼나눔운동은 이 땅에 밥 굶는 이가 단 한명도 없는 그날까지 계속 이어져 갈 것이다”라고 설파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최일도 목사는 과거 1988년 청량리역 광장에 쓰러진 어느 할아버지를 돌보다가“일도야, 언제까지 차가운 길바닥에 나를 눕혀 놓을 테냐”라는 나지막한 음성을 듣고, 자신의 소명이 이 땅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후, 최 목사는 쉽게 잊혀지고, 쉽게 다가가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한결같은 걸음으로 이 사회에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다. 나사렛 예수의 가르침을 일편담심 따르고 있는 그는 지난 2002년 도저히 병원을 찾을 형편이 안 되는 이들을 위해 비용에 대한 걱정 없이 편안하고 정성으로 진료 받을 수 있는 개신교 첫 무료병원인‘다일천사병원’을 개원하였다. 다일천사병원은 영세좌판상인부터 환경미화원, 학생, 군인 등 보통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더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보내준 100만원이 모여 5700여명의 참여를 통해 건립된 병원이다. 정부기관 후원 없이 순수 민간후원금으로만 운영되는 이 병원은 환자에게 뿐만 아니라, 정부에도 의료보험수가를 신청하지 않는다. 1명의 상근의사와 27명의 유급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80여명의 자원봉사 의료진과 청소, 세탁에 필요한 250여명의 인력이 모두 무보수 자원봉사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한 달간 사용되어지는 병원 운영비는 약2억원이라는 거액이지만, 매달 1만원씩 후원하는 만사회원들에 의해 채워진다. 또, 다일천사병원은 현재 구순구개열 장애(언청이)를 지닌 채 살아가는 외국 어린이들에게 초청해 수술을 해줌으로써 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게다가 다일공동체는 단순한 NGO가 아닌, 나사렛 예수의 영성 생활을 실천하는 곳이다. 그것은 사역공동체인 밥퍼나눔운동, 다일천사병원 외에도 다일장학회, 영성수련 공동체 다일평화의 마을, 다일교회, 고아원을 함께 운영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캄보디아에서는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 채 버림받은 이들을 위한 캄보디아 다일천사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 과 북한 동포를 위한 무료 급식을 모색하고 있다. 남은 생애를 영성수련에 집중하고 싶다는 최 목사는“지금 맡고 있는 다일교회 담임을 50세 중반이 넘기면 후배 목사에게 물려 줄 생각이다. 그래서 묵상과 기도, 침묵을 통해 영성생활에만 전념하고 싶다”며 현재 맡고 있는 CBS‘새롭게 하소서’진행도 4년 뒤에는 다른 사람에게 넘길 계획이라고 전했다.“이 세상에 도움이 필요한 이가 있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나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그리고 작은 것부터 해왔던 다일공동체의 발걸음, 그 발걸음이 있었기에 세상이 조금 더 살만하고 조금 더 따스한 곳이 되어가고 있으리라 믿는다.”‘얻음으로써 우리는 생계를 유지하고, 줌으로써 우리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고 따스한 마음을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나눔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를 몸소 실천하는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와 같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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