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차로, 뉴타운, 쳥계천 복원, 다음은?

이명박, 그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인지는 그 밖에 모른다. 각종 매체에서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사람들 역시 그 누구도 자신의 입으로 대권을 말한 자는 없다. 그러나 우리들 중 현재 40대 중반에 달한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씩은 말한 적이 있다. 대통령이 꿈이라고...

윤 양 래 기자

꿈이 많은 자 역사를 만든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정치가가 남을 질책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있다. ‘무슨 꿈같은 소리냐!’ 지금에야 비로소 재평가를 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만해도 그렇다. 그는 꿈많은 사람이었다. 지도에 금을 그어 놓고 고속도로를 꿈꿨고 불모지에 세계 제일의 제철소를 그렸다. 그 때 야당은 입을 모아 말했다. ‘무슨 꿈같은 소리냐!’  문제는 ‘꿈으로만 그치느냐 아니면 강력한 리더십으로 실행에 옮기느냐’ 이다. 박정희의 경제적 업적을 이야기할 때 결코 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이명박 서울시장이다. 현대건설 상무와 사장으로 있으면서 그가 국내외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보여준 ‘산업발전 신화’ 야말로 박정희의 꿈에 가장 근접하는 인재였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그는 60세를 넘은 나이에도 불구, 사실상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반자와도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서울시 대중교통종합체계 구축, 강북 뉴타운 건설, 청계천 복원사업, 오페라 하우스 건설 등을 통해 대중들은 박정희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된다. 왜냐하면 말만 무성할 뿐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요즘 정부 여당을 놓고 볼 때 이명박 시장의 존재야말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비록 불편하더라도 일단 한다고 했으면 확실하게 매듭을 짓고, 또한, 그것이 잘못된 부분이면 개선하고, 시민들을 설득하거나 참여시킬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바로 이러한 것들을 통해 시민들은 이명박 시장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동성에 대한 향수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저 블도저일 뿐인가
‘청계천 복원에 직접적으로 이해가 맞닿은 사람이 20만명이 넘는다. 이들과 4200번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했다. 그 과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청계천 복원 공사를 추진할 때 교통대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서울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노점상 등 영세상인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문제였다. 당시 간부회의 석상에서 국장급 간부들의 상인들이 제시한 조건을 보고했을 때 이 시장은 ‘직접 들은 얘기냐’ 며 다그치고는  국장들에게 ‘당신들이 직접 나가 상인의 얘기를 들어보라’고 지시했다. 당시 서울시가 상인의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었던 것도 높디 높으신(?) 국장님들이 손수 현장을 찾은 결과라는 것이다. 얘기를 더 거슬러 올라가 이명박의 리더십을 단면적으로 엿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시청 앞 ‘광장 조성 건’인데 이 아이디어는 고건 전 시장 때부터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고 전 시장은 수개월간 고민하다가 ‘불가능’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경찰청에서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 전총리는 공무원 특유의 기질이 작용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즉, ‘문제가 되는 것은 무조건 피한다.’ 측근 참모들은 이 시장의 리더십을 놓고 단순한 불도저형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주도면밀한 불도저라는 말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그랬다.

이명박, 그가 대안인가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이명박 시장의 약진은 실로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어느새 박근혜 대표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고 고건의 아성에도 곧 따라 잡을 기세다.. 뿐만 아니라 복마전이라는 서울시의 살림을 책임지면서도 양 부시장 의혹 말고는 서울시민으로부터 매우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최근 시정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그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와 같은 이명박 열풍 속에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바라는 서민들의 열정과 희망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민들의 변화는 ‘불도저 시장’으로서의 그의 이미지조차도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케 하고 있다. 즉, 이전에는 ‘불도저 시장’에 대해 비판의 화살이 가해졌다면 지금은 ‘불도저 시장’을 통해서 또 한번의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희망을 찾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에게는 안티세력이 늘 따라다닌다. 오랜 세월 건설 현장에서 있어 온 탓인지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한 그의 성격과 언행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모 매체를 통해 밝힌 그의 ‘5계명’에 의하면 그렇지만도 않다.
1. 적과도 동침하라
2. 대리 때 과장을, 과장 때 부장을 준비하라
3. 10번 해서 안되면 100번 두드려라
4. 부하들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라
5. 동네 아저씨같은 친근감을 보여라
이 중에서 제 1계명처럼만 한다면 안티마저도 극복해 내지 않을까 한다. 현재 대통령의 연정 제의에 대한 정치권의 분석 중에는 ‘이명박 절대반대’ 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을 막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카드를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을 수행하면서 지도력, 업무능력 등에 있어서 서울시민의 70%이상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추진력과 결과물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점 또한 이명박의 지지률을 높이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이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할 경우 이명박 열풍은 노 정권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인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우선 자신이 속해 있는 한나라당 내에서의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 여론 조사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지 않는 한 자신의 당에서 우선 입지를 키워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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