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여당 내 친(親)박근혜계와 비(非)박근혜계 계파 간 갈등이 곪아가고 있다. 새 원내대표에 친박계 4선(選) 정우택 의원이 당선되면서 분당(分黨)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16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 정우택, 정책위의장 이현재 의원이 선택을 받았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 이후 지속된 ‘친박-비박’의 ‘계파대결’은 일단 친박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이날 겉으로 드러난 새누리당의 표심은 여전히 친박계가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정우택-이현재 조’는 총 119표 가운데 과반인 총 62표를 얻었다. 비박계 ‘나경원·김세연 조’는 55표에 그쳤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국민들께 우리 당이 분열되지 않고 화합과 혁신으로 가는 모습 보인다면 국민들이 다시 박수 보내주시고 내년 보수 정권의 재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구조를 개헌세력 대 호헌세력으로 정립하면 정권재창출 계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밝혀 개현을 매개로 단합할 것을 요구했다.

반편 패배한 나경원 의원은 “당의 변화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해 아쉽다”며 “변화를 원하는 세력과 함께 앞으로 당의 개혁을 어떻게 만들어내야 할지, 같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탈당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선긋기’에 나선 비박계의 집단 탈당 등 분당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새로운 보수 정당 창당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언한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개표 직후 “나는 나경원 찍었다”며 불편함을 표시했다. 또 다른 비박계 유승민 의원은 “저로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탄핵 사태로 ‘공멸(共滅)’ 위기를 맞은 집권여당 지도부가 이날 사퇴한 가운데, 친박계 원내 지휘부가 꾸릴 비상대책위원회의 ‘진정성’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분당을 비롯한 정치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