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유승민 안된다”, 비박 “유승민 안되면 탈당”

[시사뉴스피플=전은지 기자] 새누리당의 운명이 20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의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두고 비박과 친박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유승민 의원은 “당 개혁의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기꺼이 그 독배를 마실 각오가 돼있다”며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이 아니라면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비대위원장 자리를 두고 강경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비박계는 유승민 의원이 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당이) 변화하려면 유승민 비대위원장 외에는 별 카드가 없다. 실제로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 시설에도 전권을 드렸다”며 “(유승민 카드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탈당이나 분당을) 의원들끼리 논의해야 할 것이며, (비대위 인선에 대해) 비박의 입장을 명확히 전했기 때문에 친박의 의지와 계획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반대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TV조선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유승민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주류는 당을 운영하지 못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전권을 달라는 것은 정치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어 풍비박산을 원할 것인지 분당을 택할 것인지는 의원들과 당원들의 의견수렴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원내대표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더 일으킬 소지가 다분히 있는 사람은 안 되지 않겠냐”며 비박계가 내세운 후보인 유승민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의원의 비대위원장 선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비박계의 탈당이 예고된만큼, 새누리당의 향후 정치적 방향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만약 김무성·유승민 등 의원들이 탈당을 결정한다면, 이들과 함께 집단 탈당하는 의원들은 대략 2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의원수가 20명이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최대한 노력해보고 안되면 행동할 것”이라며 탈당에 대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봤다.
새누리당은 최순실 게이트 등 각종 사건으로 여당으로서의 힘과 국민들의 지지를 잃고 흔들리고 있다. 이에 이정현 대표와 지도부 사퇴, 새 원내대표 선출 등으로 당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당 내부에는 비박과 친박의 격돌이 남아있어 어떤 식으로 당의 화합과 안정을 이룰 수 있을지 정치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