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하는 미 오바마 대통령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로이터

[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75년전 제2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하와이 진주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27일(현지시간) 만났다.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추모하는 USS 애리조나호 기념관이 1962년 문을 연 이후 아베 총리는 이곳을 찾은 첫 일본 정상이다. 미일 양 정상은 일본의 폭격으로 침몰한 USS애리조나호에서 헌화식을 가졌다. 이곳에서 1177명의 미 선원과 해병이 숨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인을 비롯한 미국인들에게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지만 현재 미국과 일본은 동맹관계를 맺고 있고 이를 통해 전 세계가 혜택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십 년이 지나면서 미일 동맹은 더욱 성공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또 다른 세계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미일의 동맹은 양국 공동 이익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공동의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전 세계의 발전을 의미한다”고 강조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예상했던 대로 일본의 진주만 폭격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진심으로 영원한 위로를 보낸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의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말라(With malice toward none)”는 글을 인용하며 1941년 12월7일 공습으로 사망한 미군 2403명에 대해 조의를 표했다.

아베 총리는 “희생된 모든 미군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침통한 심정”이라며 “정말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공식 회담을 가졌지만, 공식적인 브리핑은 없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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