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정치 준비모임 선장 천정배 의원

연초부터 열린우리당의 대거 탈당이 우려된 가운데 임종인 의원이 탈당 1호를 기록했고, 이후 이계안 의원, 최재천 의원, 천정배 의원이 독자적으로 탈당을 시작하면서 열린우리당의 탈당은 급물살을 탔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개별탈당 7명과 집단탈당 23명으로 기존의 139석에 30석이 빠져 총 의석수가 109석이 됐다. 집단탈당파는 가칭‘통합신당 의원모임’을 조성해 신당창당 방식과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며 신당창당을 표력 했고, 개별탈당 7명은‘민생정치 준비모임’을 결성해 역시 신당 창당 일정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2월 7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천정배, 최재천 의원 등 7명의 의원들은‘민생정치 준비모임’을 만들어“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독자노선을 걸을 것임을 시사했다. 천정배 의원은 당시 발족식에서 배타적이거나 차별적인 모임이 아니라 개방적인 태도로 다른 탈당의원들과 원외인사들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향후‘민생정치 준비모임’의 향방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었다. ‘민생정치 준비모임'에는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우윤근, 이계안, 이종걸, 정성호, 제종길, 최재천 의원이 참여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로 개혁 성향을 띤‘민생정치 준비모임’(민생모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달 14일 정책노선과 신당 창당 일정의 가닥을 잡고 친정인 열린우리당은 물론 집단 탈당파인‘통합신당 추진모임’과 차별화 행보를 가속화하고 나섰다. 민생모임은 지난 13일 워크숍을 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헌안 등 정책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를 정리하고, 정치권 안팎의 유능하고 개혁적인 인사들과 함께 사회적 대연대를 추진해 상반기 중 신당창당준비위를 구성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민생개혁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떠나기로 했다며 탈당 의사를 발표했던 천정배의원에게 그간의 탈당을 둘러싼 여러 배경과 앞으로의 정치 행로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천정배 의원의 대선 출마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기도 하는 등 그는 지금 조심스럽고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다.


▲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천정배 의원은 탈당 원인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민생안정과 개혁이라는 국민의 요구에 충실히 귀 기울이지 못했고 국민의 요구를 정책화하여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이르지 못했다. 기득권을 타파하는 개혁의 성과도 뚜렷하게 거두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Q. 탈당을 하기까지 마음고생과 고민이 많으셨을 거라 생각된다. 선도 탈당 그룹의 대표격이라고 불리는데 탈당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고 원내대표로서 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열린우리당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탈당한 것은 참으로 면목 없는 일이다.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민생평화개혁세력이 대통령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크게 통합해야 하는 데 열린우리당은 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발전적으로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안에서 이러한 혁명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탈당하게 되었다.

Q. 탈당을 결심하는 데에 가장 크게 염두해 둔 것은 무엇이었나.
-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던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과연 탈당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에 대해 많은 고뇌가 있었다. 올 대선을 앞두고 우리를 지지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흩어진 민생평화개혁세력을 대통합하기 위해서는 탈당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후 비장하면서도, 면목 없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도 탈당해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자 유일한 선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Q. 대선 출마에 대한 생각이 있을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이 있다. 탈당이나 열린우리당의 해체 위기가 아니었다면 열린우리당 경선에 참가할 의향은 있었나.

- 나는 늘 선공후사(先公後私)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민생평화개혁세력이 그야말로 환골탈태, 획기적으로 변화하여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문제가 시급하다. 부동산을 비롯한 민생문제 등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이러한 문제들에 대처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제 거취를 결정할 생각이다. 열린우리당이 국민 신뢰를 받고 해체당할 위기가 아니었다면 제가 경선에 참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었을 것이다.

Q. '민생정치 준비모임'의 성격과 목표는 무엇인가. 당분간 차기 탈당 의원들과 다른 노선을 걷겠다는 얘기인가.
- 민생정치준비모임은 열린우리당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민생평화개혁세력 전체의 위기를 초래한 데 대한 반성에 기초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민생평화개혁세력의 대선승리를 위한 사회적 대연대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 상반기 중 정치권 안팎의 중도개혁적 정세청을 공유하는 제 세력과 인사가 참여하는 신당창당준비위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민생정치 준비모임’이 가졌던 워크숍에서 토의된 것은 무엇인가.
- 열린우리당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당을 떠난 데 대해 국민 앞에 다시 한 번 사죄했다. 우리가 초래한 민생평화개혁세력 전체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치열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준비해 대통합신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개헌에 대한 것은 내용에 일단 찬성한다. 소모적인 논쟁으로 인한 국력낭비를 막기 위해 대통령은 지체 없이 발의하고, 국회는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또 세계화와 개방화추세에 맞춰 능동적인 FTA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 그러나 한미 FTA는 우리 경제,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고 양국간 협상력의 차이, 농업 등 피해분야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말고 국익최우선의 협상과 신중한 타결을 요구한다.

Q. 당적을 포기하면서 판단한 개인적으로 열린우리당이 가지는 가장 큰 취약점이 무엇인가.
- 열린우리당은 신자유주의 일변도의 시장만능주의를 극복할 대안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데 미흡했다. 또한 중산층과 서민 등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민생평화개혁세력 내부의 소통과 협력이 미흡했다. 그리고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정책역량이 미흡했다.

Q.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차기 대통령이 가져야 할, 꼭 있어야 하는 리더십은 어떤 것인가.
- 차기 대통령은 민생을 안정시키고, 동서화합과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며, 기득권 타파를 위한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의지와 비전을 가진 분이어야 한다. 특히, 주변 국가들과 잘 지내면서 국익을 지킬 수 있는 국제적 식견과 안목도 필요하다. 또한 지역간·계층간·세대간 갈등을 조정 해결하고, 합리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민생정치 준비모임은 전 정치권을 아울러 사회적 대연대를 추진해 상반기중 신당창당 준비위를 구성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했다.
Q. 개인적으로 가지는 정치적 신념이 궁금하다.
- 정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의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요구를 잘 대변해서 그것을 충족할 정책을 만들어 실현함으로써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생산적 정치’여야 한다.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여 정경유착을 끊고 돈 안 드는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등 정치개혁을 추진한 것도 정치개혁 그 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개혁의 성과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생산적 정치’를 하기 위한 데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민생안정과 개혁’이라는 국민의 요구에 충실히 귀 기울이지 못했고, 국민의 요구를 정책화하여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이르지 못했다. 기득권을 타파하는 개혁의 성과도 뚜렷하게 거두지 못했다. 이로 인해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저는 책임을 통감하고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며 우리를 압도적으로 성원해주셨던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Q. '민생정치'모임에서는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다른 탈당의원들이나 원외인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향후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있나.
- 민생정치준비모임은 모임의 지향에 동의하면 원내와 원외, 정치권 안과 밖을 막론하고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동의하는 정치·사회세력과 연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민생정치준비모임은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준비해 민생평화개혁세력의 대선승리를 위한 사회적 대연대를 구축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 위해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임하겠다.

Q. 현재 직면한 민생법안과 개혁 법안들에 대한 노력을 하시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바란다.
- 정부가 출총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사간 순환출자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환상형 순환출자와 비환상형 순환출자를 규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정부안에 반대하며 순환출제를 규제할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간택지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등의 부동산대책을 뒷받침할 입법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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