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기사들이 잘 살 수 있는 첫 걸음은 기름 절약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부산은 세계적인 항구를 갖추고 성장한 물류도시다. 앞으로의 부산 미래도 물류를 중심으로 한 사업군의 승패 여하에 따라 좌지우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촛불이 묻는다. 대한민국이 묻는다’라는 주제로 열린 북콘서트에서도 “해양수도 부산의 비전이 보인다”며 “부산을 해양과 대륙을 잇는 동북아의 물류 거점으로 만드는 게 부산의 두 번째 미래 비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회적비용 크게 줄일 수 있다
부산의 중견 화물운송업체인 (주)한타특수운송 대표이사이자 부산화물협회 이사로 재직 중인 김영기 대표이사를 만났다.

부산 발전의 핵심인 물류산업에 있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 질문하자 거침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대표이사는 “화물물류는 물이 아니다”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사실 잊고 생활하는 부분이다. 기름하나 없는 국내로서는 어떻게든 아껴야 한다. 김 대표이사는 “고부가가치 물류를 통해 국가 발전의 주춧돌이 되고자 신항을 개발했다”면서 “하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화물차주차장이 없어 매연과 함께 돈이 날아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실제 아이러니하게 해상에는 배가 정박가능한 부도시설이 있지만, 육상에는 주차 공간이 없다.
현재 부산신항에는 화물차 휴게소가 주차장 역할도 병행하고 있지만, 모 기업의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등 원활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부두내부 차량정체와 도로 무단주차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 화물차의 특성상 디젤 연료를 사용함에 따라 환경오염에도 과다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주차장이 없다보니 출퇴근을 트레일러와 같은 대형화물차로 이동함에 따라 도로 훼손과 도심지 정체, 대형사고 유발 등 많은 문제점도 따르고 있다.
김영기 대표이사는 “새 정부가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고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화물차주차장을 지금이라도 만든다면, 크게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유류비가 절감되고 도심지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기에 사회적비용을 줄여 일자리창출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완전공영주차장 만들어야
북항과 신항에 있는 화물차휴게소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몇몇 업체를 대상으로 취재해본 바 “특정기업을 위한 특혜”라고 규정지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휴식과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차량 정비와 운송 주선, 주차 등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면서도 “실상은 주유를 하지 않거나 수리 등을 하지 않으면 이용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 업체의 경우는 “북항에 적을 두고 있었는데, 주유를 신항에서 했다고 쫓겨났다”며 “기름을 넣으려고 북항까지 다시 가야하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김영기 대표이사는 “도입 취지는 좋았지만, 현실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현재 신항이 선석을 늘리는 등 공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완전공영주차장도 함께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성 띈 컨테이너터미널 건립 필요
“요즘은 물류도 스마트시대다. 하지만 컨테이너는 보세물건이라 사실상 힘들다. 대전과 전라도 지역에 컨테이너터미널을 만들어 화물 운송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주)한타특수운송 김영기 대표이사의 말이다.
김 대표이사는 “컨테이너는 노선이 있다. 미국으로 가는 것은 영국으로 못간다”며 “임시로 보관하는 장소를 국가에서 만들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기업이 운영하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또 “정부에서는 선사, 화주, 운송사, 터미널 등 물류주체간 정보 공동활용을 통해 업무 효율화 및 비용 절감을 위한 전자적 업무처리를 지원하는 협업서비스 시행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롯데와 기아 경기에서

한타특수운송 김영기 대표이사가 시구를 했다.

공공성을 띈 컨테이너터미널을 만들면 부수적으로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도 따라온다.
“물류는 물이 아니라 기름이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주장이다.
김영기 대표이사는 “화물차 기사들의 수입이 적다. 그들이 잘 살 수 있는 길은 유류비 절감에서 시작된다”며 “새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화물물류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주)한타특수운송 1999년 설립, ‘고객감동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노력한 끝에 경기도 의왕, 세종시, 전남 광양 등에 사업소를 만들었다. 또 충남 금산과 아산 사무소를 설치하는 전국적인 물류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산신항 북컨테이너 배후단지 보세장치장을 개장, 남다른 서비스를 실현하며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김영기 대표이사는 제10기 부일CEO아카데미 원우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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