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금 전액 해제, 아무런 소용없어

지난 2005년 9.19 성명 직후, 미국이 BDA에 북한 불법 자금 거래 의혹을 제기하면서, 북미관계는 6자 회담을 개최하지 못할 만큼 최악으로 흘렀다. 그러나 최근 2.13합의에 따른 실무회담이 이뤄지고, BDA 북한 자금이 전액 해제 되는 등 6자 회담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듯 했다. 그러나 BDA의 북한 자금 송금이 잘 나가던 6자 회담을 수포로 돌려놓았다. BDA의‘돈 세탁 우려 은행’지정과 북한 자금 전액 해제가 갖는 의미를 알아보자.


미 재무부에 따르면, BDA의 많은 북한계좌 소유자들이 미국달러 위조, 담배위조, 마약 등 불법 거래에 관련된 북한기관과 관계를 갖고 있다. 또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돕는 기관과 연루된 활동 등을 증거로 추가적인 불법금융거래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BDA의 스탠리 아우 회장은 BDA 고객이나 예치금이 돈세탁이나 범죄행위에 개입돼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미 재무부의 결정이 미 국내법(애국법 311조)에 따른 조치이기 때문에, 마카오 법률에 따라 계속 영업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카오 정부가‘언스턴&영’이라는 회계감사회사에 의뢰하여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2,500만 달러 대부분이 합법자금이었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BDA를‘돈 세탁 은행’으로 지정하고, 그 결과 자료를 BDA에 제시함으로써, BDA는 곧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미국 은행들이 BDA와 거래하도록 하려면, BDA는 새 경영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BDA 스탠리 아우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를 도와준 세력으로 보고, 이들이 BDA에 손 떼기를 바라고 있다. BDA가 북한과 미국의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지만, 그로 인해 얻은 성과는‘제로’에 불과했다.

BDA 북한 자금 전액 해제에도 성과는‘0’

미국은 북한의 불법자금 세탁 혐의를 받고 있는 BDA를 제재함으로써, 북한의 자금을 동결시키려했다. 미 재무부는 6자 회담 실무합의 시점(3월15일~17일)에 맞춰 3월 14일 미 금융기관에 대해 BDA와 직, 간접적인 모든 거래를 금지토록 했다. 이후, 북미가 BDA 북한 자금 전액해제에 합의하면서, 6자 회담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듯 했다. 그러나 북한이 돌연, 북한의 전액 자금인 2,500만 달러를 송금하지 않으면, 6자 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다시 6자 회담은 난항에 부딪혔다.
북한과 미국은 BDA자금 송금 및 북한의 거래 은행 통제(BDA 외) 등을 두로 서로의 숨은 정치적 의도를 분석하는 데 목매고 있다. 북한이 BDA에 있는 50개의 계좌에서 돈을 송금받기 위해서는 계좌 주인인 50명이 각각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금융관행에 익숙지 않다. 또 북한이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돈을 옮기려 했지만, 중국은행측이 은행의 신인도 저하 등을 우려해 북한 자금 인수를 거부했다. 조선무역은행의 태도는 BDA 북한 자금 송금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북한이 다른 어떤 은행과도 거래가 어렵게 되었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BDA의‘돈 세탁 우려 은행’지정은 어떤 의미인가

BDA는 북핵 해결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미국이 BDA 제재를 할 당시,“핏줄을 막아 우리를 질식시키려는 제도 말살 행위”라고 반발했다. BDA의 북한 자금을 막는 것은 북한 체제 붕괴 위기를 가져올 정도로 강력한 조치였다. 그래서 북한 자금이 전액 해제된 것은 북미 간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돌파구가 되었다. 그러나 미 재무부가 북한과 거래해 온 BDA를‘돈 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하면서, 북한 자금이 풀렸지만, 결국 북한은 불법 거래를 했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로 인해 북한은 2,500만 달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결국 전 세계 은행과의 거래가 어렵게 되는 더 큰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북한 자금 송금을 제 3국의 은행을 이용하려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조차 쉽지 않다. 미국은 BDA를 통해 미 재무부의 힘을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BDA 북한 불법 자금 논란을 자국의 뜻대로 풀었다. 미 재무부가 BDA를‘돈 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하고, 북한 자금은 전액해제하게 된 시나리오는 지난 3월 14일 스튜어트 리비 미 재무부의 범죄 및 금융범죄 담당 차관이 했던 말에서도 짙게 묻어난다. 당시 스튜어트 리비 범죄 및 금융범죄 담당 차관은 “불법 금융활동에 관련된 세계의 금융기관들에 BDA가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한 BDA 논란 종결 시나리오가 모두 풀리는 셈이다. 이로써, 북한은 국제 사회로부터 더욱 더 고립되는 꼴을 낳았다. 한편, 마카오 금융관리국은 BDA에 대해 청산 또는 인수합병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과거 미 정부가‘돈 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한 리투아니아, 미얀마 등 8개 은행도 모두 도산하거나 통폐합 과정을 거쳤다.
BDA를‘돈 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한 것은 북한과 세계은행과의 거래를 차단하려는 미국의 몽니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런 식으로 미국이 북한을 당근을 주는 듯하면서, 채찍하려는 것은 6자 회담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결국 이번 BDA 게임은 미 재무부의 힘만 재확인하는 것으로 끝났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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