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사진=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김포에서 제주로 출발 예정이었던 항공기가 애완견 때문에 2시간 넘게 이륙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반려인구 천만인 시대라고 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의 몫이었다.

김포에서 1시 50분에 출발해 3시 도착이었던 항공기가 애완견 케이지 문제로 승무원과 모 승객이 실랑이를 벌이다 2시간 넘게 이륙하지 못하는 소동이 지난 23일 일어났다.

이날 탑승했던 A씨에 따르면 “애완견 2마리를 데리고 탑승했던 승객이 있었는데, 승무원이 애완견을 케이지에 넣어달라고 요구하자 수용하지 못하고 항의를 하고 있었다”며 “이륙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비행기는 뜨지 못했고, 결국 그 승객이 내리면서 사건이 마무리 됐다”고 회상했다.

이 항공사의 지침 중 운송이 가능한 동물은 개와 고양이, 새로 한정되어 있고, 마릿 수는 탑승객 1인당 반입 1마리다. 위탁수하물은 2마리가 가능하다. 기내로 반입하는 경우는 케이지를 포함한 반려동물의 무게가 7kg 미만만 탑승이 가능하다. 이착륙시나 난기류 때에는 의무적으로 케이지를 좌석 밑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승객은 승무원이 이륙해야 한다며 케이지에 애완견을 넣어 달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오히려 반발했다.

이날 사건 좌석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출발이 지연되는 상황을 감내해야만 했다.

탑승객 B씨는 “다투는 소리만 들렸지만 지금 기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없었다”며 “바람도 많이 불어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혹시나 하는 두려움이 계속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항공사는 애완견과 함께 탑승한 승객이 하선하자, 다시 수화물 검사를 진행해 예정보다 2시간 넘은 3시 54분에야 출발했다.  

한 승객으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나머지 승객들에게 돌아갔다. 2시간이라는 시간 낭비는 물론 불안하고 초조함만 더해진 것. 하지만 항공사는 승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어떤 조치도 치하지 않았다. 환불 요구는 무시하고 사과 한마디조차 없었다. 최소한 상황 설명이라도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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