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공업고등학교 총동창회, 우수학생 유치 위한 기숙사 건립에 나서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4차 산업혁명은 세계적인 화두다. 일찍이 기술교육을 중시한 독일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데, 국가적으로 과감한 하이테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또 민간 주도로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국내도 지난 대선 당시 각 후보 모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공약을 내는 등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기술교육은 자원 빈국인 국내로서는 아무리 외쳐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는 특단의 조치로 ‘직업교육 선진화’를 외치며 마이스터 도입, 취업연계형 맞춤형 훈련 등 특성화고 살리기에 나섰다. 그간 노력이 결실을 맺은 탓일까, 부산에 위치한 경남공업고등학교(서명옥 교장)가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는 한국의 쾌거였다.

우수한 기능 인력 배출의 요람
경남공업고등학교는 70년이 넘는 역사 속에 국내 경제를 주름잡는 기능 인력들을 배출해왔다. 2011년도에는 원자력특성화 고등학교로 지정, 원자력발전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며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역을 키우기 위해 학생 각자의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신장시킬 수 있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국내 경제의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는 희소식을 알렸다. 바로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 ‘모바일로보틱스’는 로봇을 움직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짜고 원격조종으로 로봇을 구동하는 것을 말한다. 반도체 자동 장비와 같은 자동화 기가나 지능형 청소기 등의 스마트 가전에 응용되고 있는 분야로, 2007년부터 국제기능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금메달 획득의 쾌거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자동차와 항공, 기계, 전자분야가 아닌 4차 산업혁명의 분야인 모바일로보틱스에서 선전을 보였다는 점이다.
또 재학생인 황주혁/황민형군이 팀을 이뤄, 우리나라가 종합 2위를 달성하는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금메달리스트 중 유일한 고교생이다.
두 학생은 국가로부터 상금 6720만원과 훈장을 받고, 병역대체 복무를 위한 산업기능요원 혜택과 대학에 진학할 경우 4년간 학비 지원 등 특전을 받는다.

부산진구청은 이번 수상 소식을 접하고 두 학생에게 ‘자랑스러운 청소년상’을 수여했고, 지도교사인 박준용 교사에게는 ‘지도자상’을 수여했다.
서명옥 교장은 “박준용 지도교사의 열정과 황주혁/황민형군의 자신감, 총동창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번 금메달은 한국도 4차 산업혁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된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한편, 경남공업고등학교는 제2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이건희/장정훈씨가 메카트로닉스 분야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건희씨는 현재 단디메카 대표로, 2012년 우수 숙련기술자로 선정됐다. 장정훈씨도 에이원테크놀러지 대표이자 우수 숙련기술자다.
기술과 인성이 성장하는 학교
이번 경남공업고등학교 선전의 이면에는 지난 2014년 신설된 ‘기능 영재부’가 있다. 기능 영재부는 학생들의 전반적인 기술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체계적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소속된 학생들은 전문성을 갖춘 교사와 매칭, 각종 기능대회는 물론 취업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황주혁/황민형군도 이곳에서 학습하며 세계적인 기술인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외에도 각 전문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우수한 기술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한국전기공사협회 부산광역시회와 ‘도제학교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해 학생들의 취업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나가고 있다.
기술 강화 훈련 외에도 경남공업고등학교는 인성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경남공고 출신은 믿고 뽑을 수 있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직장에서 지킬 예절 교육은 물론 봉사 활동 및 위문 활동을 장려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세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서명옥 교장의 지론인 “다양하고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는 학생을 교육하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서 교장은 “사실 특성화고는 학생들의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며 “평소 수업시간이나 동아리 활동 등에서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 자긍심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남공업고등학교는 교기를 축구, 학생들의 단합된 응원 속에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레슬링의 경우는 지난해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8kg급에서 박상준 학생이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2015년 제9회 전국레슬링종합선수권대회에서 2위와 제45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2위, 제43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레슬링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출중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 학교의 자랑인 관악부의 경우도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있어 지역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서명옥 교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이 증명하듯 선배들의 발자취가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져 있다”며 “특히 동문들의 열정적인 지원 속에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학교가 바로 우리 경남공고”라면서 “든든한 지원 속에서 향후 기숙사도 건립 될 예정이라, 타 지역의 우수학생을 유치해 세계적인 기능 인력 양성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서 교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폐지되고 새 사업이 시행된다”며 “학교 교육은 일관성 있는 정책이 시행돼야 혼란없이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다. 사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면서 “교육 정책 입안 시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공업고등학교 총동창회 심상균 회장 인터뷰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경남공업고등학교 황주혁/황민형 학생이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데 에는 이 학교 동창회 심상균 회장의 역할이 컸다.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과 응원, 직접 아부다비까지 동행하며 든든한 힘이 되어준 당사자다.
특히 이번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의 훈련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가 경영하고 있는 (주)에스피시스템스와 5,000만원 후원 협약을 갖고 지원했다.
사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대부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당사자다. 이들은 소속기업체에서 훈련비 일체를 지원받지만, 황주혁/황민형 학생은 재학생 신분이라 교육 훈련비가 턱없이 부족했다. 또한 이들이 출전한 모바일로보틱스의 국제대회는 참가 선수들이 직접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해 LabVIEW로 로봇 제어 프로그램을 작성해야한다. LabVIEW의 경우는 별도의 전문기관을 통해 훈련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다행스럽게 심 회장의 지원이 있었기에 이들이 우수한 결과물로 보답할 수 있었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종합점수 준우승으로 울분을 삼켰다. 선수단측이 꼽은 패인 원인으로, “국가차원의 집중 투자부족”이다.
심상균 회장은 “기능 인력의 중요성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며 “실제 산업 전반에 걸쳐 기능 인력 부재로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기술을 중시하는 사회가 한시바삐 이룩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후배들이 국가를 위해 나서고, 모교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 고맙다”고 뿌듯해했다.
끝으로 “동창회 70년사 발간이 예정 돼 있다”며 “관심을 갖고 70년사 발간을 위해 애써주고 있는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아직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 함께 모교의 영광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또 “기숙사 건립을 위해 십시일반 도움을 준다면, 미래의 경남공고는 국가 경제발전의 핵심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바랐다.
한편, 경남공업고등학교 동창회 심상균 회장은 (주)에스피시스템스를 지난 1988년 설립해 현재 국내 공장자동화 설비 최강자로 키워냈다. 주요 생산품은 Gantry Robot으로, 자동화시스템분야에서 국내시장 점유율을 60% 이상 확대에 나섰다. 또 Robot 핵심부품(제어기, 감속기, 그리퍼 등) 내제화를 통해 기술경쟁력 강화 및 미래첨단산업분야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