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동화되게 만든다. 동화라는 것. 이것은 서로 다른 것이 비슷해져가는 과정이다. 그것이 외형적인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고 생각일 수도 있을 것이며 혹은 가슴에 품은 이상향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 동화되는 과정이 노래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역시 주목해 볼만하다.

임보연 기자

사랑하는 여인의 창문 밑에서 세레나데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청년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것이다. 그를 내려다보는 여인의 마음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열리고 그들의 사랑은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의 함성을 기억하는가. 붉은 악마의 물결이 경기장을 가득 매웠을 때,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노래했다.“오~필승코리아 오~필승코리아 오오레오레”그리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그것이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던 신비한 경험들을 했다.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시켜 주던 소통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또 노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정두언 국회의원이 음반을 발표했다.‘두 바퀴로 가는 행복’이라는 제목을 달고 말이다. 이것은 그의 두 번째 음반이다. 국회의원이 가수로서 정식 계약을 맺고 음반을 취입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년 전 발표한 1집‘정두언과 함께 떠나는 추억의 팜송여행’을 우연히 접했던 키스 엔터테인먼트의 김성준 대표가 제의를 하는 것으로 이번 앨범의 기획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1집 앨범의 경우 학창시절 그룹사운드의 멤버로 활동했던 적이 있던 정 의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퇴임 때 직원 선물용으로 냈었다. 그리고 이번 음반이 두 번째가 되는 것이다. 앨범의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돕는 성금으로 쓰겠다고 밝힌 정 의원. 과연 정두언 의원의 노래는 사람들을 어떻게 동화시켜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가수 정두언을 만나다

정두언 의원과의 첫 대면 자리에서 그에게 물었다. 이번 음반에서 가수 정두언으로 평가받을 자신이 있는지 말이다. 그는 이미 가수로서 평가를 받았다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수의 날 특별상을 수상한 것에 대하여 언급을 하면서 말이다. 1집은 알게 모르게 베스트 음반의 자리를 꾀차고 있고 엔터테인먼트의 제의로 2집 앨범까지 냈으니 그는 정말 가수였다.“가수가 음반을 내야 가수지.(웃음)”그렇다면 2집 음반을 내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들이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모두들 두 손 들어 환영하지 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그렇다. 처음에 기획사에서 제의를 해왔을 때 보좌진이 별로 반기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날라리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허허)그런데 그게 고정관념이고 편견이다. 나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살아왔고 나의 삶의 자세이다.”
그의 이번 앨범은 어떤 것을 염두하고 만들었던 것일까. 그의 1집 앨범 컨셉이었던 추억의 팝송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을까. 그는 여기에서 요즘의 음반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꺼냈다.“요새 음반 시장이라는 게 10대나 20대의 취향을 위주로 하고 있다. 그래서 30대나 40대가 들을만한 노래가 없지 않은가. 그들은 올드 팝을 좋아한다. 올드 팝에는 그들의 정서와 통하는 것이 있다. 그래서 2집에서는 1집에서 못 다 불렀던 노래를 선곡하여 담았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 또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들어온다. 샤크라의 보컬인 보나라는 가수의 이름이 말이다. 그녀는 이번 그의 앨범에서 정 의원과 함께 듀엣곡‘당신을 지켜줄게요’를 멋지게 소화했다. 그리고 그 노래가 이번 그의 2집 신곡이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샤크라 멤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호흡 맞추기가 힘들었을텐데... 라며 말이다. 노래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물으니 그는 그냥 평상시대로 했다면서 겸손해한다. 평상시대로 했는데 이 정도의 노래 실력이라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친 김에 하나 더 그를 가수로 대우하여 물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에 대하여 물었다.
“가수들에게 물으면 아마 다 같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열손가락 이야기 말이다. 정말로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을 것이다. 다 애착이 가고 그렇다.”
대중 가수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으로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을까 그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본다. 10월 21일에는 콘서트에 참여할 계획이고 자선 행사에 참석하여 노래를 선보일 계획들을 밝히고 있었다. 물론 자선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무료라면서 사람 좋게 웃는다. 그 허스키한 목소리가 의원실 안에 울린다.

국회의원 정두언을 만나다

정두언 의원의 홈페이지를 찾으면 팝업창에‘정두언 홈페이지에 오신 고객님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고객님이라. 국민이 고객이라면 국회의원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그의 의도가 궁금하다.“우선 의원들에게 국민은 유권자이다. 나는 의원도 일종의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입법서비스업. 국민을 고객이라고 생각하며 정치생활을 하려고 한다. 공무원시절부터 가져왔던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공무원들이 일반 시민들을 딱딱하게 대하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는 과연 어떤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것인가. 국민과 정치인 두 부류의 사람들 과연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그는 끊임없이 지역 구민과의 대화를 시도하려고 애쓴다고 했다. 직접 찾아 다니면서 이야기 듣는 것, 그 모든 것이 정치인들이 해야 하는 일들이라고 이야기한다.“되도록이면 직접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한다. 누구에게 전해 듣는다거나 매체를 통해서 듣는 것은 아무래도 현장감이라는 측면에서 떨어진다. 항상 현안의 캐치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의 정치에는 어떤 철학이 들어있을까. 물었더니 그에게 철학이라는 말은 너무 거창하다고 손사래를 쳤다.“난 정치 철학 같은 건 없는데... 그런데 우리나라를 보면 정치라는 것이 참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걸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정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정치의 발전이 어려워진다. 일단 정치에 대한 불신을 없애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냥 세 가지 정도를 지켜나가는 정치인이 되려고 생각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처음과 끝이 같은 정치인, 그리고 사보다는 공이 앞서는 정치인이 되려고 말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처럼 정 의원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열렬한 지지자로 통한다. 이명박 시장의 어떤 매력이 그를 그렇게 강하게 빠져들게 만들고 있는 것인지 물었다. 벌써 이명박이라는 세 글자에 그는 벌써 반기는 기색이다.“그를 불도저라고 하는 것은 오해이다. 그는 굉장히 치밀한 사람이다. 그리고 일이 준비되면 무서운 속도로 추진하는 것이다. 때문에 컴도저라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컴퓨터와 불도저의 합성어.(허허)”그렇다면 당신과 코드가 맞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겠나?“이명박 시장은 굉장히 유연한 사람이다. 고정관념이 없다고나 할까? 그래서 누구와의 대화도 가능한 사람이라고 본다. 일이라는 것은 고정관념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또 정책이라는 것이 사람을 위한 방향으로 나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있더라. 청계천 공사를 시작할 때 어떤 사람들은 자동차 걱정부터 하더라. 사람이 편해야 하는데... 사람걱정은 안하더라.(허허)”
그에게 잠깐의 시간을 주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을 시간을 말이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런 말을 풀어냈다.“사람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참으려고 하더라.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에 프로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일에는 프로가 되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와의 인터뷰 시간동안 정 의원은 참 솔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비판의 목소리 역시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말을 습관처럼 되뇌이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며 또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저렇게도 국회의원을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바라볼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음악을 이야기하는 낭만을 잃지는 않았지만, 정치인들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바로 집권이라고 말할 줄 아는 솔직한 정치인이었다. 가수 정두언과 국회의원 정두언은 결국 인간 정두언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고 있었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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