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대체 아닌 하나의 대안일 뿐”

우리가 계속해서 그들의 잘못을 들추어 내게 되면 어린이는 열등감을 갖게 되고, 우리는 결국 어린이의 천성을 손상시키는 것이 된다. 노이로제는 부모의 엄격한 훈련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곧 사랑과는 반대가 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사랑과 인정으로 가득 찬 분위기를 제공해 준다면, 비열함과 미움과 파괴적인 분노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A. S. Neil『서머힐(Summerhill)』中



올해 초 경남 산청의 대안학교인 간디고등학교 재학생이 2007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하여 눈길을 끌었다. 간디고등학교 3년생이었던 김현정(19)양은 서울대 법대에 농어촌특별전형으로 합격했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486점을 받아 고려대 법과대학에도 합격했다. 1997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간디고등학교 측에서는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여타 학교였다면 학교 정문에 자랑스럽게 현수막이라도 걸어놨을 터다. 간디고등학교 측에서는 “우린 입시 위주 학교가 아니다. 대학에 가지 않고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도 똑같이 배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서울대 합격을 자랑하면 대안교육에 지장이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학교에서는 영예라고 생각할만한 일을 숨기고 싶어 하면서까지 그들이 지키려고 했던 대안교육은 과연 무엇일까? 올해로 개교 10년차를 맞이한 우리나라 대안학교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대안교육운동

▲ 서울대 법대 합격생을 배출한 산청 간디학교.
누구나 한번쯤은 서머힐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으로도 널리 알려진 서머힐은 영국의 대안학교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대안학교 중의 하나라고 평가되고 있는 영국의 서머힐은 어린이들이 그들의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한 인간으로 교육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21년 A.S. Neil이 설립한 서머힐은 진보주의적인 교육을 실시하며 어린이들의 자유의사를 최대한으로 키워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A.S. Neil은 자유야말로 교육을 통한 인류 구제의 최선의 과제라고 주장하며 서머힐을 통해 아동의 요구를 철저하게 존중하는 자유주의 교육을 실천하였다. 대안교육이란 19-20세기에 개발 중심의 근대적 가치가 생존경쟁의 가치, 적자생존의 가치로서 인간 간의 유대를 단절하고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자연환경과의 친화력을 약화시키고 인간성을 비인간화 하는 교육에 대한 반기로 나타난 운동이다. 1919년 설립되어 초, 중, 고교의 구분 없이 함께 배우고 익히는 독일의 발도로프 학교는 적자생존의 가치가 강조되고 기존 질서를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학교에 반기를 든 것이었고 1921년 설립된 영국의 서머힐도 산업화 과정에서 기계 부속품으로 변하는 인간성을 자연 그대로 회복하려는 대안이었다. 특히 산업화의 후유증으로 인간 소외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던 1960년대 이후 이러한 대안학교 설립 붐이 일기 시작했다. 대안학교는 정규학교나 비정규학교에서 교육 이념 및 운영방식의 독특성을 가지고 기존의 학교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도하는 대안적인 학교의 형태다. 즉 지식 위주의 기존 학교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모색되고 있는 다양한 실천 운동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안학교의 현황

1990년대 이후 공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교육기관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대안학교를 부분적으로 수용해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경우 지원하고 공교육 내에서도 기존의 학교와 다른 대안학교를 설립했다. 그러나 초창기 대안학교와 달리 최근의 대안학교는 교육당국의 인가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되면서 부적응 학생, 귀족학교 등이라는 오해와 우려가 난무하고 있다. 최근 크게 늘어난 대안학교는 비인가 시설이 늘어나면서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관계자들은 전국적으로 100여 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대안학교의 절반 정도인 40-50여 개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다. 도교육청은 최근 자체 조사를 통해 인가된 대안학교 9곳 외에 비인가 대안학교가 23개교라고 밝히고 있으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안학교가 10곳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안학교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공교육에 대한 대안 개념의 대안 학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긍정적인데다 정부도 획일화된 교육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사실상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인가 대안학교의 경우 초·중등교육법상 ‘유사학교 운영’으로 보고 제재를 할 수도 있었지만 교육당국이 수년 동안 아무런 조치나 대안을 만들지 않으면서 이제는 강제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더군다나 비인가 대안학교의 60%가 초교 과정이지만 이들이 졸업할 시점이 되면 중·고교 과정으로 확대하고 있어 비인가 대안학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안학교의 운영 측면에서도 인가된 대안학교와 비인가와 큰 차이가 없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많은 비인가 대안학교가 있고 이들이 교육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아 제도화하기 위한 법 개정을 했으며 시행령을 마련 중에 있다”며 “시행령이 마련되면 대안학교가 일정한 기준 속에서 교육을 더욱 다양하게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교육은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도심형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고등부 졸업생 69명 중 상당수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진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우학교의 입학 및 전학에 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우학교는 과목마다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 대부분의 수업은 ‘혼자서 생각하기, 친구들과 함께 생각하기-선생님과 함께 생각하기’의 과정을 반복하는 흐름에 따라 진행된다. 함께 생각하기 위한 수업의 단위는 4-5명이 한 조를 이루는 ‘모둠’이다. 모둠 활동을 수업의 중심에 놓다 보니 생긴 과목당 90분을 한 단위로 하는 수업시간을 ‘블록’이라고 부른다. 이우학교의 이수광 교감은 “교사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학생 스스로에게 배우게 하는 것이 수업의 공통된 목표다”라며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학생 개개인에게 주의를 기울이려는 교사의 노력이 그만큼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10-12학년(고등부) 학생들의 수업은 오후 4-5시면 모두 끝난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찾는 곳은 보충수업 교실도, 도서관도 학원도 아니다. 상당수 학생이 삼삼오오 선생님이 떠난 실험실이나 교실에 모인다. 동아리 활동을 위해서다. 이우학교에는 아이들 스스로 만든 학습 동아리가 50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 대안학교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는 대부분 대학 진학이다. 이수광 교감은 “대다수가 대학에 진학하고 소수의 학생들만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한 직업교육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중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진로를 선택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 예술 계열 등으로 진학한다”라며 “학생들은 소위 명문대라 일컬어지는 대학을 선호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멘토가 되는 교수들이 있는 학교를 찾는다. 때문에 수도권 대학에서부터 지방대 및 전문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교는 상당히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라고 말한다. 인성교육, 산교육을 지향하는 대안학교는 당연히 대학 입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수광 교감은 “대안학교의 교육과정 혹은 적은 학생 수 등은 대학 입시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다. 다양한 특성화 교과를 운영하다 보면 일부 대학에서 요구하는 최소이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학생의 과목 선택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10명 이내의 교과가 개설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20명 내외의 인원으로 교과가 운영되기 때문에 내신 성적 산출 과정에서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한다. 대안적 진로의 모색이 목표이긴 하지만 여전히 이우학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안학교의 학생들은 졸업 후 진로를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이수광 교감은 “대안적 진로의 모색은 개교 전부터 고민을 해 온 주제다. 진정한 교육은 단지 추상적인 명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대안학교 졸업 후 대부분의 학생들이 여전히 대학 진학을 선택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회의적이다. 이미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은 대안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대안학교는 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학의 간판만을 보고 진학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안학교의 양극화 현상에 대하여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는 상가건물 3층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30평 남짓한 학교를 교무실과 교실, 식당 등으로 나눠 사용하다 보니 항상 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실험, 실습 등의 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김운임 교사는 “학교라는게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좀 숨어서 놀고 이럴 수 있는 공간도 있어야 되는데 그런 공간이 전혀 없는게 아쉽다. 단 몇 평이라도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한다. 또 상근직 교사에게 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업을 할 교사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에게 수업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미미한 대안학교는 일반 정규학교보다 운영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일반 정규과정의 학교보다 등록금이 비싸며,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처럼 경영난에 처한 대안학교도 많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두고 ‘입학금과 기부금, 예탁금의 명목으로 수 천만 원을 거둬들이고 있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폐교 위기에 처한 대안학교도 있다’라고 해석하며 공교육의 대안으로 도입된 대안학교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들레 출판사의 김경옥 편집주간은 “대안학교는 아직까지 정부의 지원이 미미한 상태다. 대안학교는 한 학급당 20여명 내외의 학생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반 정규과정의 학교보다 수업료가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학교의 이익이 목적이 아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투자하는 돈이다. 모든 대안학교가 단순히 영리를 목적으로 비싼 등록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안학교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학교를 세워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대안학교의 간판을 내걸고 입시전문 학원과 같은 수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는 학교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이어 김경옥 편집주간은 “대안교육이 목적이 아닌 잘못된 생각을 가진 일부 ‘대안학교’의 간판을 걸고 대학입시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며 비싼 등록금을 받고 있는 일부의 학교로 인해 ‘모든 대안학교가 또 다른 사교육이다, 엘리트 학원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라며“귀족학교니, 엘리트 학교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아직까지 대부분의 대안학교 학생들이 대안학교의 수업료를 감당할 수 있는 중산층 자녀들이 많고, 대안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이 상대적으로 고학력이나 사회적 명망을 얻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그렇게 보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경옥 편집주간은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에 대하여 “학교의 운영을 충당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학교를 설립해야 한다. 또한 대안학교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그 밖의 공공기관, 지역단체들이 지원을 해야 한다. 대안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해지게 되었다면 그것은 물론 재정적인 측면을 감당하지 못한 학교 운영자의 책임도 있겠지만, 대안학교를 폐교 위기로까지 몰고 간 정부와 지역사회의 책임이 크다. 교육은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완성해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대안학교

▲ 미국의 유치원∼고 3 학생 총 5300만명 가운데 50만명이 차터 스쿨에 다니고 있다.
◆미국=차터스쿨은 미국 공교육의 획일성을 벗어나기 위한 대안학교다. 교육인가(Charter)를 받은 학부모와 교사 또는 지역사회 단체가 지역별 학교교육위원회와 공동으로 참여하여 설립․운영하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되는 차터스쿨은 일정수준의 학업 성취도만 유지하면 교육구나 지방 자치단체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학기일정, 교육목표, 교과목 편성 등에서 전혀 규제를 받지 않고,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 민간단체 등이 자체로 정한 목표와 규정에 따라 교육한다. 유치원 전 단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두 차터스쿨의 학생이 될 수 있으며, 학생이나 학부모는 학군 내에서 자율적인 ‘학교 선택권’을 부여 받는다. 차터스쿨은 누구나 설립을 신청할 수 있는데 현재 미국전역에 3600개가 설립되어 운영 중이다. 뉴욕시 북쪽 브롱스보로에 있는 차터스쿨(대안학교) KIPP아카데미는 미국 공립학교의 한계를 극복해 보다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부 선생님들과 지역사회가 만든 실험학교다. 1995년 설립된 학교는 학생의 96%가 저소득층 흑인과 라틴계 민족이다. 뉴욕시 전체 공립학교 중 상위 10% 안에 드는 명문으로 부상한 KIPP아카데미는 재학생의 88%가 수학성적에서 전국 평균을 웃돌고 69%가 영어부문에서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 브롱스 지역의 공립고등학교 재학생 중 대학에 진학할 계획인 학생은 전체의 25%에 불과하지만 2003년부터 2006년까지 KIPP아카데미 졸업생의 80%는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입학허가를 받은 상태로 대학진학률이 주변 공립학교에 비해 10배나 높다. KIPP아카데미의 가장 큰 특징은 학사운영의 자율성이다. 모든 학사업무는 교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각종 학사업무는 일부 직원이 전담하고 교사는 수업에 전념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커리큘럼도 없으며 교사는 각자 만든 교재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독일=독일은 세계 최초로 의무교육 제도를 확립하고 유치원을 만든 나라다. 최근 평준화를 지향하는 독일의 대학 시스템이 무한경쟁 방식의 영미식 대학시스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유럽 지성의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식 교육시스템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여전하다. 교실이 없는 숲 속 어린이집, 양로원과 어린이집의 통합, 장난감이 없는 유치원, 교사와 학생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돕고 또 돌보는 학교 등 독일의 대안학교는 다양하다. 독일어로 교육이라는 단어는 ‘Erziehung’로 ‘빼낸다’와 ‘끌어올린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교육은 뭔가를 집어넣는 과정이 아닌 학생을 성장시켜 생각을 외부로 발산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정신을 계승한 것 중 하나가 ‘포레스트 킨더가르텐’이다. ‘숲 속 유치원’이라는 뜻의 포레스트 킨더가르텐에서는 수업을 시작할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그들의 학교인 숲속으로 출발할 준비를 한다. 숲 속에서 아이들은 날마다 모험을 한다. 높은 산을 정복하고 거대한 나무를 베는 상상도 하고 숲에서 주워온 것들을 모아 멋진 예술품을 만들기도 한다. 마음껏 뛰놀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땅의 소리를 들으며 나무와 대화하면서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교실은 날마다 바뀐다. 자연 체험이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닌 교육의 전부다. 이 숲 속 학교는 1990년대 덴마크에서 독일로 도입되었다. 어쩌면 극단적인 모험일지도 모르는 이 학교는 현재까지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오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 밖에도 양로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키타 암 차이즈베르크’, 장애 아동과 정상아동이 자율과 자연주의를 기본으로 함께 학습하는 ‘인테그레이션 킨더가르텐’등도 있다.

왜 대안학교인가

▲ 대안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민들레 출판사 김경옥 편집주간.
초기에는 학교 부적응 청소년을 위한 학교로 인식되던 대안학교는 이제 무너져가는 공교육의 대안이라는 인식으로 많이 바뀌었다. 민들레 출판사의 김경옥 편집주간은 “일반적으로 학교 교육의 성과를 진학 성적(더 정확하게 말하면 서울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의 합격자 수)으로 평가하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 뭔가 객관적 지표를 찾으려는 시도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결국 학벌주의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진학 결정 과정에서 학생 스스로의 고민 내용에 대한 숙고 없이 외형적인 성과만을 놓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비교육적이다”라며 공교육에 대하여 쓴 소리를 한다. 현재 전국 100개가 넘는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수는 어림잡아 5천명에서 1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 미인가 대안학교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장이 학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심지어 각종 경시대회에 참가 자격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여전히 대안학교에의 진학을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김경옥 편집주간은 “학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회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력(學歷)을 아이들이 원치 않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다”라고 설명한다. 학교란 아이들이 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이 안고 있는 내면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곳이어야 한다. 지금의 공교육이 학교가 담당해야 할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대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공교육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하는 하나의 대안이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안학교가 공교육의 붕괴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대안학교가 문을 연 것은 공교육이 학교로서의 담당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에서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공교육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게 된다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대안학교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결국 대안학교의 소멸이 대안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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