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8월14일 화요일 아침 이탈리아 북부도시 제노바의 고속도로 모란디 다리(Morandi Bridge) 일부가 갑작스레 붕괴되면서 최소 3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거대한 굉음과 함께 발생하여 강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공포로 떨어야만 했다. 설계자의 이름을 딴 모란디 다리는 200m가 넘게 붕괴되어 30여대의 자동차와 여러 대의 중량화물 차량이 파손되었다.
엿가락 처럼 늘어진 처참한 모습의 고속도로 다리에서 블록들이 50m 아래에 있는 철도, 건물 및 강에 떨어졌다. 제노바 당국은 고속도로 교량 근처와 지하 건물에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피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1960년대 말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1.1km 길이의 모란디 다리는 건설 직후에 구조적 문제를 겪었으며 비용이 많이 드는 유지 보수 특히 균열 및 콘크리트 분해의 보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바가 있다고 밝혔다.
제노바가 주요 도시인 리구리아(Liguria) 지방의 조반니 토티(Giovanni Toti) 주지사는 1960년대 후반에 건설된 고가도로의 유지 보수 작업이 불충분했다고 실토했다. 또한 사고가 난 고속도로는 국가주요도로이자 3개 주요항구와 연결되어 있어 물류대란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철골과 콘크리트의 엄청난 더미들속에서 수백 명의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기 위해 폐허가 된 다리 위·아래에서 밤샘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폐허 속에서 10여명의 생존자를 잔해에서 끄집어냈고 마지막 희생자를 구출할 때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다리가 붕괴되면서 주변건물들이 파괴됐지만 희생자들은 주로 길이 200m가 넘는 45m 높이의 다리 위에서 발견되고 있다. 약 300명의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구조견을 투입하여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책임자들에 대한 분노로 최악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를 의식한 이탈리아 정부는 과거와 현재의 책임자들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테오 살비니 내무부장관은 “이탈이아에서 사람이 이런 식으로 죽는 것은 받아드릴 수 없다”면서 이탈리아국민들의 분노에 공감을 표시했다.
지난 6월에 권력을 잡은 반체제정부는 유럽연합(EU)이 정한 예산안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붕괴사고를 통해 이탈리아가 인프라에 더 많은 돈을 써야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즉 예산 적자의 한도의 준수가 이탈리아의 안전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셈이다.
다니로 토니넬리 이탈리아 교통부장관은 “이런 종류의 비극은 문명화된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격노하면서 특히 조사 결과가 도로의 유지 관리부실로 판명 날 경우 사고 책임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한 도로망 운영자의 책임이 우선이며 소송절차가 이루어지면 정부가 손해배상청구인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 A10 고속도로망을 관리하는 운영회사 오토스트라드(Autostrade)는 2016년에 고가도로 재정비공사를 마쳤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게다가 이 회사의 제노바 지역 책임자는 모란디 다리는 "법적인 요구 사항을 훨씬 넘어서서 끊임없이 모니터링 되었다"며 "위험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고 확신했다.
아무튼 도로운영자는 조사관이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고 다리를 재건하는 방법을 평가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 밀라노증권거래소(Milan Stock Exchange)에서 오토스트라드(Autostrade)의 모회사인 아틀란티스(Atlantia)의 주식증서가 종결시 손실의 절반을 지우기 전에 10%까지 손실을 보게 되었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