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술을 파는가’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대한민국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술 한 잔 하는 것이 보편화된 사회로 늘 술에 취해 있다. 우리나라 여성과 청소년의 절반가량이 술을 마시고, 성인 음주자 5명 중 1명은 알코올 중독 현상을 보이는가 하면, 도수 높은 술 소비량은 세계 4위 수준이다. 이 같은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청소년들의 심각한 음주문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어린 학생들의 음주로 인한 끔직한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의 한 대학가 주점에서 폭탄주를 마신던 고등학교 2학년생 남학생이 사망했고, 남양주시의 한 야산에서는 음주한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술을 사고 마시는데 아무런 장애나 어려움이 없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청소년보호법> 제 26조 1항과 제 51조에 따르면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면 2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있다. 그러나 대부분 실효성이 없다는 한 목소리를 낸다. 이에 청소년 음주실태를 파악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 보았다.

음주경험 72%, 그리고 범죄로 연결

올해 초 서울 시내 고등학교 400명을 대상으로 음주 경험을 설문 조사한 결과, 술을 마셔본 청소년은 총 72%에 달했고, 고등학교 이전에 술을 마신 청소년은 무려 96%나 됐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해 9월부터 10월까지 중고교생 8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술을 처음 대하는 시기가 1998년 15.1세에서 2006년 12.6세로 낮아졌고, 18세 청소년의 44.5%(남 50.2%, 여 38.5%)가 술을 마시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는 동기는 친구들과 놀다가(28.4%), 생일 등 축하모임(16.4%)와 같은 대인관계와 관련된 것이 가장 많으며, 수학여행, 수련회(13.6%), 소풍, 견학, 축제, 체육대회(10.8%) 등의 학교이벤트나 행사, 그리고 시험 후(16.4%), 백일주(5.8%)와 같이 시험과 관련되어 마시거나 명절, 제사 등(12.0%)의 가족행사를 들 수 있다. 최근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청소년 음주의 특징으로는 여학생의 음주가 증가하여 남녀 학생간의 차이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과 음주 시작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저연령화 현상을 들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음주와 청소년 범죄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음주 시 청소년의 범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소년원 학생 3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주와 청소년 범죄와의 상관성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이 술을 마시면 이성적인 판단력을 상실하고, 공격적인 충동을 일으켜 폭력 및 범죄에의 노출이 확연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음주 후에 하는 범행은 폭력범죄 위험도가 가장 높고(14.58배), 무면허운전이나 보호관찰법 위반 등(12.61배), 그리고 절도 등 재산범(9.9배)의 순이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십대에 음주를 시작한 사람은 성인이 돼서 음주를 시작한 사람보다 알코올 중독이 될 확률이 4배 이상 높고, 음주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8.5배에 달한다고 한다.

술이 청소년에게 害(해)치는 영향

신체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기는 세포와 조직들이 충분하게 성숙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술의 영향으로 건강을 더 빨리 해친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음주는 성인보다 그 피해가 심할 수밖에 없다. 술을 마시면 빠른 속도로 뇌신경세포에 알코올이 확산되어 뇌세포의 기능이 마비된다. 감각과 운동이 약해지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기억력이 떨어진다. 특히, 뇌신경세포는 다른 조직세포와는 다르게 죽은 다음에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다량의 알코올은 신경세포에 작용하여 죽게 만들고, 이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학습능력을 저하시키는 셈이다. 술로 인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은 성인보다 청소년이 당연히 높다. 무엇보다도 술이 청소년에게 해로운 것은 술이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청소년의 음주경험이 보편화되면서 그만큼 알코올 중독자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으며,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한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술 끊기가 여간 쉽지 않다. 중독 상태에 빠진 청소년들이 금주를 시도할 경우 심한 떨림, 헛소리, 환각, 환청 등 성인과 같은 금단증상이 일어난다.

유럽 청소년들 “부어라, 마셔라, 금(禁)하라”

유럽 국가들의 폭음문화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조금씩 감소하던 술 소비량이 최근에는 젊은 세대들이 가세하면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 성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전 세계 평균치보다 2.5배 이상 많은 11ℓ에 이르고 교통사고, 가정폭력 등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도 1천2백50억 유로(1천5백60억달러, 2003년 기준)에 달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음주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EU의 의뢰로 작성된 음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EU 25개 회원국 15∼16세 청소년의 음주율은 무려 90%에 이른다. 10명 중 9명꼴로 술을 마셔봤다는 것이다. 평균 12.5세에 술을 시작하고, 14세에 처음 술에 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EU 회원국의 15∼29세 남성 사망 중 음주로 인한 사망은 29%에 이른다. 요즘 독일에서는 청소년 음주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근래 베를린에서 16살의 고교생이 과음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일이 계기가 됐다. 이 사건 이후, 현행 16살인 청소년 음주 허용 연령을 18살로 높이자는 여론이 나오고 있으며, 5유로(약 1만9천원)를 내면 마시고 싶은 만큼 술을 마실 수 있는 ‘균일가격 주류 판매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베를린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균일가격으로 무제한 술을 파는 술집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는데, 논쟁의 불씨가 된 문제의 고교생도 이런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일을 당한 것이다. 독일의 음주 통계는 그야말로 탄식이 절로 나오게 한다. 2005년 한 해 동안 베를린에서만 10~20살 사이의 청소년이 과음으로 병원에 실려 간 사례가 270건이 넘었고, 이는 2000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청소년 음주 유해환경 차단을 위해

그렇다면 청소년 음주를 막을 어떤 대책이 있을까. 청소년보호법에서는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 주류를 판매나 대여 또는 배포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류 도매와 소매업소에서 주류전문소매제도(면허제)를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류 유통규제 법규(주세법)가 주로 주세부과 체계로 구성되었다. 이런 관계로 백화점이나 슈퍼, 편의점 등 청소년들이 거주하는 동네 어느 가게(소매점)에서나 주류를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주류판매가 사실상 자유화되어 있어 청소년들에게 주류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2005년 개발된 한국형 청소년 문제성 음주자 선별도구(KAAPI)로 측정한 결과 고등학생 중 25.0%가 문제성 음주자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27.8%, 여학생의 22.1%가 문제성 음주자로 나타났는데, 남학생의 비율이 조금 더 높기는 하지만 여학생 문제성 음주자도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조사대상 청소년 중 예방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은 37.0%에 그치고 있어 술에 노출된 정도에 비해 대책은 미흡한 수준이다. 예방교육을 받은 경우에도 42.0%가 비디오 교육이며, 강의가 33.8%, 그 외에는 캠페인이나 리플릿, 팜플릿 등을 제공받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 즉 정보전달 수준의 예방교육이지 체계적인 예방교육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과음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어린 나이의 음주도 호기 또는 객기로 가볍게 묵인하고 있어 청소년 음주문제는 지금까지 흡연이나 약물 복용 실태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따라서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하며, 청소년 음주예방 교육 및 음주예방 의식 확산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NP

<청소년 음주 Zero.net> NGO연대가 궁금하다

2001년 소비자시민모임에서는 청소년의 주류 소비환경 개선을 위하여 ‘주류 전문 소매점 제도 도입 공청회’를 준비하였으나 무산되었다. 국내의 청소년 음주 예방 대책은 교육, 홍보 위주의 프로그램이거나 청소년 중 문제성 음주자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정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청소년 음주의 근본적인 원인은 음주 관련 사회 환경으로 청소년에게 주류 접근을 쉽게 허용하는 규범, 관행, 제도 및 법 등에 있다. 2006년 6월 30일 출범한 ‘청소년 음주 Zero.net’NGO 연대는 청소년 음주문제에 대한 사회 이슈화와 건전한 음주 문화 조성을 위해 전국 28개 청소년단체, 시민단체, 의료직능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시민모임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청소년 음주 Zero.net’NGO연대에서는 청소년의 음주 Zero화를 위해 캠페인과 청소년 음주 예방환경 조성을 위한 모니터링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TV, 영화 등에서의 음주장면 모니터링, 청소년 상대 주류 판매 실태 모니터링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한 언론홍보, 청소년 음주예방 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 포럼을 3차례 개최하기도 했다.

- 지금까지 실효를 거둔 활동이나 프로그램이 있는지.
TV방송드라마의 음주장면에 대한 실태 및 개선안에 대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함으로써 방송 3사가 드라마의 음주 장면 자제와 심의를 강화, 책임 있는 음주 문화의 정착과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해 참여하기로 했다. 또, 서울지역의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에서 청소년 주류 판매를 시정하는 개선안을 제출하였다. 실례로, GS리테일 송파점과 구로애경점은 주류 판매장의 위치를 변경하여 주류 판매 전용매장을 운영하기로 하는 것은 물론, 주류 판매 시 계산원들의 POS프로그램을 통한 신분증 확인을 의무화하고 있다.

- 제로넷 활동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술은 담배와는 달리 업체나 성인들의 호응이 낮고, 학교에서는 음주에 관한 것을 흡연예방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TV 프로그램 역시 흡연 장면은 공중파방송에서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에서 방영하지 못하게 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음주장면은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22시 이후에만 주류광고를 하고 있을 뿐,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에서의 음주장면에 대한 규제가 없어 청소년의 음주환경 예방에 애로사항이 많다.

- 청소년 주류 판매 차단을 위한 해결책은.
소비자시민모임이 2006년도 서울시내 백화점 및 대형할인마트의 청소년 주류 판매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45곳 중 24곳에서 청소년들이 주류를 구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청소년 음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주류 판매와 사용의 전 과정을 보다 엄격하게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며, 국가의 중장기 계획과 교육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 정부와 청소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청소년 음주예방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한 개 부처가 아닌 다양한 각 부처의 종합적인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재정경제부는 청소년 주류 판매 제한과 관련된 판매제도 개선을, 교육부는 청소년 음주예방 교육을, 국가청소년위원회는 청소년 음주예방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마련 등이 요구된다. 더불어 청소년은 음주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 등에 스스로 참여해야 한다. NP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제갈 정 팀장 인터뷰>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제갈 정 팀장
Q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A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는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우리나라 알코올 문제 예방과 알코올 중독자 치료와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알코올 문제 전문 연구기관이다. 예방 교육팀에서는 우선, 알코올 문제 예방을 위해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실행하고, 그 다음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보급하기 위한 매뉴얼 등의 자료 발간과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어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예방 홍보사업과 함께 우리나라의 예방정책 연구와 음주실태조사 연구 등의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들의 음주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청소년, 대학생 음주예방을 위한 포스터 공모전을 실시하고, 포스터, 리플엣, 팸플릿 등을 제작 보급해 왔다. 게다가 국가청소년위원회와 더불어 약물예방 시범학교를 운영, 중학생의 음주예방 활동을 지원해 모범 사례를 발굴하기도 했다.

Q . 청소년보호법의 실효성과 관련, 그 문제점과 보완점은.
A : 청소년 대상 주류 판매 금지가 청소년보호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이 잘되고 있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제도상의 미비를 들 수 있다. 청소년이 주류를 구매하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경우나 목격한 사람의 증언 또는 청소년의 증언이 있지 않는 한 법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례처럼 사법적인 목적에 한하여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주류를 구매하도록 하고, 이를 근거로 판매자를 제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관행을 사법부에서 소위 ‘함정수사’라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 음주와 관련된 사항으로 국민건강증진법 제7조 규정에 의하면 TV에서의 주류 광고는 22시 이후에 가능하며 라디오는 13시 이후에만 가능하되 어린이와 청소년 프로그램에서는 금지하도록 하고,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은 라디오와 TV광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청소년들은 밤 10시 이후의 TV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들을 보고 있으며, 이는 술 광고에 여과 없이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주류 구매와 사용의 전 과정을 보다 엄격하게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Q . 국내 청소년 음주를 예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A : 청소년의 음주를 줄이고, 음주로 인한 폐해로부터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이 알코올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정책, 예방교육, 그리고 사회 환경 변화를 꾀하는, 세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제도 혹은 정책을 들 수 있다. 청소년의 알코올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정책이 바로 연령 규제이다. 많은 나라에서 이 연령 규제 정책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만 19세 미만의 주류 구매를 금하고 있다. 미국은 1988년부터 21세로 상향조정하였는데, 이후 19~20세의 술 구매가 70% 감소하였고, 18~20세의 음주는 25%나 감소했다고 한다. 둘째, 예방교육이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학교를 중심으로 한 예방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교나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포괄적인 예방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으며, 유럽 국가들 역시 알코올 예방교육을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대상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음주예방교육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며 그 중요성 또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상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예방전문가 양성 등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이러한 규제정책과 예방교육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청소년 음주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예방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언론, 시민단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운동과 사회운동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Q . 이곳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종류와 효과는.
A : 청소년 음주예방 교육은 크게 청소년 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청소년 음주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또래, 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선 청소년 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주로 학교에서 학급단위로 실시하는 것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STAR프로그램), 중학생, 고등학생 대상의 COPE 프로그램, Say No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보통 5~8회기 프로그램을 매주 1회씩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학생들의 알코올 문제에 대한 인식과 태도, 행동의지를 바꾸는 데 효과적이다. 그리고 또래리더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또래리더 프로젝트 캠프이다. 이 프로그램은 2002년에 개발, 1회 캠프를 실시한 후 매년 실시되고 있는데, 주로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이루어진다. 캠프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대처기술, 거절기술,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게 도와준다. 또, 이러한 훈련과정을 통해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에 부딪쳤을 때, 또래들의 음주 압력을 받았을 때 어떻게 거절하고 해결해나갈 것인가를 스스로 익히도록 한다. 이러한 훈련은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고, 친구, 가족 간의 관계 향상에도 도움이 되며 학교생활에서도 적극성을 발휘하는 등의 효과를 가져 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Q . 청소년 음주에 대한 최선의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음주문제는 단순하게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전 국민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긴 안목으로 이미 기존의 음주문화에 젖어있는 어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을 통해 음주문화를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정부 부처와 국민의 여론을 만들어갈 수 있는 언론이 앞장서야 된다.

Q .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A :인간은 동물과 달라서 스스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자립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태어나서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자라나며 학교 교육을 받는 등. 이렇게 하여 사회에 나갈 때까지 20년 이상이 걸린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기는 성인으로 자리 매김하는 준비기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청소년 시기에 가지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 그리고 희망. 이런 것들을 성취해 나가는 길목에서 술이라는 것을 경험하며 그로 인해 잠깐, 혹은 길게 옆길로 돌아가거나 아예 되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한다. “에이, 술 한 잔 마신다고 무슨”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우리사회는 바로 청소년들이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