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자 부아카우가 맞붙게 해달라
“부아카우와 멋진 경기를 하는 게 꿈이다. 만약 경기를 하게 된다면, 나의 사우스포(왼손잡이)를 이용해 유리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이수환 선수는 K-1월드 맥스 개막전을 앞두고 자신감이 충만한 모습이었다. 부아카우 포프라묵 선수는 태국 무에타이를 주특기로 하여 K-1맥스 토너먼트 역사상 최초로 2차례나 우승(2004, 2006)한 세계 최강자라고 할 수 있다. 이수환 선수는 전에 자신의 가능성을 한정해두고 도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 최강의 선수와 붙어보는 게 소원이라는 그를 배려해 티엔터테인먼트 양명규 프로듀서는 일본에 부아카우 선수와 붙을 수 있게 요청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일본 측에서는 올 초 알버트 크라우스를 1라운드 KO로 눕힌 무라드 디에키(터키)를 이수환의 상대로 추천했다. 그는“무라드 디에키랑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아카우 선수와 하지 않게 되면, 상당히 실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K-1 월드맥스 개막전에서 동구유럽의 신흥강자 알투어 키시엔코(21, 우크라이나)와 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욕심 버리고 정말 파이터 답게

태국 코치에게 3주간의 짧은 훈련을 받고도 부아카우를 이길 수 있고, 자신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파이터로서의 도전과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수환 선수에 따르면, 태국 코치는 늘 Everything을 강조한다. 링 위에서 어떻게든 모든 것을 보여주라는 뜻이다. 그는 “데뷔 초기와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 제대로 연습을 시작하면서 정말 파이터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수환 선수는 몇 번이 패배를 경험하면서 진정한 파이터로서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명문대 출신의 꽃미남 파이터
이수환 선수는 명문대 출신과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마치 미리 써놓은 답변을 하는 것처럼 늘 수려한 언변을 구사해 가끔 기자들을 놀라게 한다. 또 평소 서글서글하게 웃는 모습과는 달리 경기에 임하는 강렬한 눈빛으로 여성 팬들도 많은 편이다. 그 뿐 아니다. 상대 선수 퇴장 때 로프를 직접 열어준다든가, 경기 후 선수와 큰절을 나누는 등 경기 종료까지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아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양명규 티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이수환 선수의 파이터로서의 면모를 높이 평가해 지난 해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WBA슈퍼페더급 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 선수 대신 이수환 선수를 내보내기도 했다. 양명규 프로듀서는 “실전 경험은 그 어떤 특별 훈련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선수 자신을 성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6월 28일 경기도 그가 파이터로서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그러나 이수환 선수는 어린 선수인 만큼 해외 경험이 많지 않다. 그는 2004년 중국에서 한 시합과 지난 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한 시합이 해외에서 시합을 한 전부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욕심을 부리고 있다. 그가 ‘명승부 제조 전문 파이터’라고 불리게 된 이유도 여기서 비롯되었다. 그는 자신이 선수이기도 하지만 격투기 팬이기 때문에 승패보다는 만족스러운 경기, 재밌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기는 경기를 하느냐, 멋진 경기를 하느냐 중에 그는 당당히 멋진 경기를 택한 선수다. 전에 그는“승리를 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시합을 하지 않았으면 전혀 기쁘지 않다.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정면 대결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환 선수는 현재 씨티앤티로부터 6개월 동안 5천 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후원을 받은 상태다. 씨티앤티는 세계 최고가 될 때까지 후원하겠다며,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이수환 선수의 자신감으로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스타 파이터가 탄생하는 일도 멀지 않았다. NP
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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