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국제고립에서 벗어나는 기회가 오고 이싸[사진=픽사베이 일러스트]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을 탄생시킨 대중봉기가 일어난 지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지금 이란의 현실은 사회 정치적 제도는 마비되고 경제는 위기에 처해 있으며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다.

이란 정부와 국민들은 2월 11일, 1979년 혁명 40주년을 맞이하여 조용하고 우울한 가운데 혁명 기념식을 치렀다. 40년 전, 현대화의 기치를 내걸고 친서방적이지만 억압적인 과거 팔레비왕정을 대중봉기로 무너뜨리고 권력을 장악한 신정정치 집권정부는 약속을 저버렸다.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 신정정치 혁명정부가 들어서면서 1979년 11월과 1981년 1월 사이 미국 대사관에서의 인질사건은 피해 당사국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이 여파로 이란은 아직도 계속되는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정정치의 이슬람과 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거부할 수 없는 ‘현대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젊고 풍요로운, 다양한 이란사회에 요구되고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의 개방열망도 촉진하는 인자(因子)가 되었다.

그러나 이란의 모든 정치·사회적 제도와 기관은 그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더 이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 정체사회가 되었다. 변화는 꿈도 꿀 수 없고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남아있다. 국가는 신과 종교의 권위만을 외칠 뿐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어 국민경제를 살리기엔 속수무책이다.

그래도 이런 국가적 절망상태에서 희망의 빛도 찾을 수 있다. 이란정부가 2015년 7월 비엔나에서 12년간 협상을 통해 서명한 국제협약을 존중할 의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돌연 2018년 5월에 미국의 일방적인 협약파기와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의 재개는 거의 모든 서방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투자를 사실상 불가능케 했다. 이란은 국제협약을 통해 얻어낸 이익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현 이란 반정부 지지자들 편에 서있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결은 원치 않고 있다.

이란은 국가적 고통을 참으며 인내하고 있을 뿐이다. 이란정부는 핵 협상에 골몰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간의 쐐기를 박기를 희망한다. 프랑스, ​​독일, 영국은 1월 말,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이란이 거의 완전한 고립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기로 공식화했다. 미국의 제재를 피하면서 이란과 최소한의 무역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

독일 은행가가 이끄는 이 장치의 운영은 프랑스가 맡는다. 서방 3개국은 러시아와 중국과 함께 핵 협상 서명국이다. 이란에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이들 3개 국가들의 노력을 흥미 있게 관망하고 있다. 한편 미 트럼프 행정부는 그들의 노력을 탐탐치 않게 생각하고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 국가들이 이슬람 공화국 정권의 본질에 대해 기대나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이후로 이란의 정보에 기인 한 일련의 공격은 유럽 연합에 기반을 둔 이란의 적들을 공격했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영국은 이란의 완전한 고립은 국경안보장치에 이용만 하고 중동에서 더욱 위협적인 이란을 자극할 뿐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 국가들은 이란의 막강한 지역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대화의 가능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비엔나 협약 이후 꾸준히 정밀해 지고 있는 핵 프로그램과 탄도 미사일의 미래에도 외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 이란정부의 공식적인 협상라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번 프·독·영 3개국의 이란을 향한 금융조치계획은 이란과 국제사회에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이란은 국제고립에서 벗어나 개방을 더 촉진시킬 수 있는 기회도 되고 경직 일로인 이슬람 신정정치도 유연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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