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조명, 자욱한 연기, 그리고 느릿한 선율. 재즈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장면이다. 마이크 앞에서 재즈 가수가 굵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느린 선율에 맞춰 부르는 노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재즈라 생각한다. 흑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재즈는 한 음악가의 연주를 위해 다른 파트가 기반이 되는 음악이 아닌, 연주에 참여하는 모든 파트의 악기를 각각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상당히 즉흥적인 면이 많은 음악장르다. 그러나 우리나라 음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대부분 대중가요이다 보니 일반 사람들은 재즈가 어떤 음악인지에 대해 알 기회도, 또 들을 기회도 흔하지 않다. 재즈가 어떠한 음악인지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재즈파크에서는 재즈에 흠뻑 빠져 있는 마니아도, 재즈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는 문외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재즈공연을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주최하고 있다.
이번 달로 63회 째를 맞이하는 재즈파크의 공연은 지난 2002년 3월 첫 공연을 주최한 이래 단 한 차례도 쉬지 않았다. 초기 2년 동안 무료로 진행되었던 재즈파크 공연은 관객들에게‘공연이란 돈을 내고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1,000원의 입장료만을 받고 있다. 사실 1,000원이라는 액수도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단돈 1,000원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1,000원의 관람료로 재즈파크의 공연을 본다는 것은 1,000원의 사용 중 단연 가치 있고 뜻 깊은 일일 것이다. 관람료가 고작 1,000원 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재즈파크의 공연이 별 볼 일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재즈파크에서는 매달 실력 있는 재즈 연주자들을 선정하여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즈파크의 공연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재즈가 단순히 몇몇 마니아들만이 즐길 수 있는 편협한 음악이 아니라는 점과, 절로 온몸을 흔들게 될 정도로 상당히 흥겨운 음악이라는 점이다.
재즈파크의 재즈공연은 연주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한다. 재즈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조차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절로 몸을 흔들게 되며, 또 감미로운 선율에 눈을 감고 재즈 그 자체를 느끼게 된다. 재즈에 관한 어떤 이론도, 설명도 필요 없는 순간이다.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공연을 보며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이 음악인 동시에 곧 재즈다. 한 달에 한번, 단돈 1,000원으로 멋진 재즈 연주를 경험할 수 있는 재즈파크. 무미건조한 평일 저녁을 감미로움과 리듬으로 화려하게 물들여 놓는 재즈파크 공연으로 재즈의 매력에 흠뻑 취해 보길 바란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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