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의 발전과 기부문화 정착이 절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종교다. 종교는 사람들이 지닌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내비치며 사람들에게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종교는 개인이 보다 더 깊이 사회와 관계를 맺을수록 그 본질을 사회에서 실현한다. 나약한 인간이 무너지고 좌절할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희망을 제시하며 때로는 사회적 가치 자체를 성화시키기도 한다.


▲ 고담스님은“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뜻을 행동의 실천이다”라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절대적으로 혼자서만 살 수 없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존재다. 인정이 각박한 세상이라 하며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시대라 한다. 눈부신 과학문명은 인류에게 풍요로움과 생활의 편리함을 안겨다 주었으나 사람다움의 정을 앗아가 버렸다. 바로 이웃집에서 무슨 일어나고 있는지 무관심하며,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중요시 할 뿐이다. 날마다 패륜적 사건 사고들이 각종 매스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인간이 서로를 밀어내고 있는 요즘, 선행을 베푸는 작은 손길들이 있어 각박한 현실을 훈훈하게 만들고, 아직은 우리 사회가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교육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
한 나라가 보유한 지식과 기술의 양은 그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므로 교육의 낙후는 곧바로 국가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인 오늘날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교육이념의 실현을 위해 도시와 농촌, 남자와 여자, 부유계층과 빈곤계층을 막론하고 차별 없이 모두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나 교육의 질에 관한 한 수도권과 지방간의 교육 불평등은 여전히 잔재하고 있다. 특히 학교 교원간의 질적 차이와 실험?실습 기자재의 구비 여부 등 같은 물적 자원의 측면에서의 도시와 지역의 학교는 갈수록 그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불평등한 교육현실에서 부산의 한 스님이 집안 형편이 어렵거나 서울에서 공부할 여건이 되지 않는 젊은이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고시원을 만들어 10년간 부산대학교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해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대한불교총화종의 부산 천불정사의 주지 고담스님은 그동안 사회에서 크고 작은 사회적 활동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한다. 지난 5월 8일 천불정사 소유의 3층 건물 중 3층에 마련된‘고담정’에는 집안 형편이 어렵거나 집이 먼 부산대 학생들 중 시험을 통해 선발된 부산대 행정고시생 22명이 입실했다. 부산대 옛 정문 사거리 근처로 이전한 천불정사는 그동안 형편이 어려운 부산대 학생들 10여 명에게 숙식을 제공해 오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고시원 시설 무상임대를 생각하게 됐다. 천불정사의 주지 고담스님은 이에 대해“도심 포교원으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학습 여건을 제공하기 어려웠던 차에 정식으로 고시원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작은 사찰이지만 신도들의 정성으로 이웃 학생들을 위해 자비를 실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고담정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6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방교육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고담스님은“부산의 고시생들은 공부를 위해 서울의 고시원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어려움을 보고 지방교육에서 정보의 부재와 전문적인 교수의 부재가 안타까웠다. 학생들은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한다. 서울에서의 고시 생활은 가계의 부담이 되고 이는 결국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와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할 수 없게 한다”며 공부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담 스님은 지난 5월 부산대학교 행정고시 수험생을 위한 장학금 5,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 장학금은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4년 동안 매년 1,0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전달하게 된다. 장학금을 전해 받은 김인세 부산대 총장은“앞으로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온 정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천불정사의 고담스님은“어려운 여건 속에서 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국가동량을 양성하는데 종교단체를 비롯한 독지가들의 기부문화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며“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뜻을 행동의 실천이다”라고 덧붙였다. 흔히 우리들이 즐겨 사용하는‘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말은 나눔의 사회.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기부문화가 정착돼 있는 사회를 말한다. 미국의 경우 시민의 98%가 매년 어떤 형태로든 기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1천 불 이상 기부한 시민이 70%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기부문화가 점차 정착되어 가고 있지만 선진국들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기부문화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부금에 대한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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