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시 얼음물 보단 차가운 물로 화기 빼줘야”

(사진제공=금정소방서)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부산 금정소방서는 지난 5월 14일 제6대 금정 의용소방대장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의 주인공은 화창한외과 최동휘 원장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화상 전문 의사가 대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 주요내빈 등 약1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화상 전문의가 이끄는 금정 의용소방대
금정 의용소방대장 취임식이 전국적으로 초미의 관심사다. 부산에만 11개의 소방서가 있고, 그 중 한 곳인 금정 의용소방대장이 취임한 사례일 뿐인데도 핫한 이유가 뭘까. 바로 화재 사고의 90%가 화상환자인 상황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화상 전문 의사가 의용소방대를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최 대장은 2005년 외과 전문의가 된 후 줄곧 화상치료에만 전념했다. 부산 대표 화상전문병원인 하나병원에서 2005년~2014년간 화상외과 과장으로 근무한 후 현재의 화상·창상 중점치료의료기관인 ‘화창한외과’를 설립하기 까지 그의 손에서 치유된 사례는 부지기수다.
사실 그가 화창한외과를 설립한 데에는 응급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화상환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하나병원과는 다른 동쪽지역인 금정구에 둥지를 틀게됐다. 이에 화상환자들은 보다 빠른 응급처치는 물론 전문의 손에서 재활치료까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최 대장은 한발 더 나아가 의용소방대장으로도 취임했다. 20년 가까이 응급 화상환자를 봐왔던 만큼 구급대원들의 노고를 알게 됐고, 초기 대응이 절실함을 누구보다 느끼는 그였다. 의사로서 쉽지 않은 결단 아니냐는 물음에 “화상의 피해를 잘 알고 있기에 구급대원의 업무 보조는 당연한 일”이라면서 화상환자들을 위해 봉사할 것을 예고했다.

현장 처치 교육에 중점
최동휘 대장은 금정 의용소방대장에 취임하면서, 2개의 궁극적인 목표를 세웠다.

먼저 의용소방대의 개념을 널리 알리고 싶은 점이다. 의용소방대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민간 봉사단체로, 화재와 진압, 구조, 구급 등의 소방업무를 수행 또는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의 큰 재난이나 화재 등이 발생하면 묵묵히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는 이들이 의용소방대원이다.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비상소집외에도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1915년 의용소방대 조직을 최초로 공식화 했듯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그들의 노고가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아직 의용소방대가 뭐하는 단체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이에 최 대장은 시민의 안전지킴이로써 의용소방대장의 활동상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두 번째는 화상 전문의의 특수성을 살려 사고 위험성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최 대장은 “화재 현장에서 인명피해는 화상환자가 주다. 때문에 현장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칫 장애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대원들의 교육에 만전을 기해 전문적인 대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현재 약320명의 대원을 500명으로 확대하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을 예고했다.

‘화창한외과’, 내년 신축병원 오픈
의사라는 바쁜 직업 속에서도 직접 현장봉사에 뛰어들 수 있었던 데에는 ‘화창한외과’가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당직 체계가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 대장과 뜻을 같이하는 양형태 부원장의 합류는 큰 힘이 됐다. 양 부원장은 서울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임상강사와 전임교수, 화상중환자실 중환자 전담 전문의를 거친 국내 내로라하는 화상전문 의료진이다.

베스티안부산병원 화상외과 과장이었던 노수영 진료과장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철범 진료부장도 화창한외과 성장의 일등공신이다.
현재 화창한외과는 다양한 최신 장비 속에 화상병동과 화상집중치료실, 화상운동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한 의료진의 정성어린 진료 덕에 안정적인 성장을 꾀한 화창한외과는 현재 장전동에 신축병원을 짓고 있으며, 내년에는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끝으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화상의 응급처치에 대해 물었다. 최 대장은 “열탕이나 화염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먼저 화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만약 옷이 떼어지지 않으면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다. 이후 얼음보다는 차가운 물을 통해 화기를 빼고, 119에 전화해 안내를 받아 가까운 화상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팁을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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