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비싸게 파는 게 전략

외제차 1년 지나면, 82%까지 싸
지난 5월 27일 서울오토갤러리자동차매매사업조합이 발간한‘수입 중고차 시세표 가이북’에 따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18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 18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06년 식 중고 수입차 가격은 차종에 따라 신차 가격의 44~8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가격차가 많이 나는 이유가 외제차 가격이 부풀려 판매되고 있어서라는 얘기가 많다. 외제차 가격에 대한 논란이 문제가 되자, 최근에 BMW코리아는 2008년 형 528i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6,750만 원으로 정했다. 기존보다 1900만 원이 싸진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업계의 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고 있지만, 사실 가격을 내리면서 엔진 성능이 함께 떨어졌다. 어쨌든 외제차 가격이 좀 더 싸진다는 데서, 소비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더구나 SK네트웍스에서 외제차를 직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일명 그레이 임포터(개별수입업체가 차량을 수입, 판매하는 방식)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가격 내리기가 시작된 게 아닐까하는 기대감도 있다.
그레이 임포터는 아직 검토 단계
SK네트웍스의 그레이 임포터 시장 진출은 지난 4월 19일 정만원 사장이 외제차의 가격 거품을 빼겠다고 발표한 이후 나온 결정이다. 정 사장은 당시에“자동차 수입과정에서 가격에 일부 거품이 끼어 있다. 수입차 가격 거품을 제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까지 외제차 수입은 국내 임포터와 수입차 딜러를 거쳐 고객에게 판매돼, 유통과정에서 45~50%가 더 붙어 판매되었다. 국내 임포터가 30%, 수입차 딜러가 15%의 마진을 챙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레이 임포터 방식으로 외제차를 수입하게 되면, 해외 딜러, 국내 그레이 임포터를 거쳐 고객에게 오는 과정에서 총 25~35%가 판매가로 붙게 돼, 기존보다 15~20%가 저렴해진다. 예를 들어, 2억 6000만 원 상당의 벤츠S600을 그레이 임포터를 통해 구매하면, 가격이 3000만~4000만 원 싸질 수 있다. 그레이 임포터 방식은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A/S를 받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정식 수입업체에서 그레이 임포터 방식으로 차량을 구입한 수입차 고객에게는 별도의 A/S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레이 임포터 방식으로 수입차를 구입한 고객은 A/S를 받기 위해 정식 수입업체 및 판매딜러에게 별도의 금액을 주고 A/S를 받아야 했다. SK네트웍스가 그레이 임포터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소‘스피드메이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그레이 임포터의 약점인 A/S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외제차 가격이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충만한 가운데, SK네트웍스 관계자는“언론에서 그레이 임포터 방식의 외제차 직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됐는데, 사실 검토 단계에 있다. 추진할 지 안 할지, 언제 어떻게 할 지 검토 중이다. 그러나 추진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SK네트웍스의 그레이 임포터 시장 진출 계획이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시장 진입이 확실시되면, 국내 외제차 시장의 가격 변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NP
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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