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급매물로 나온 상품이 유리

우리나라 4~50대의 투자처는 대부분 부동산이었다. 돈이 생기면 땅을 사고, 그것을 되파는 식으로 매매차익을 챙기곤 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주식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부동산 투자에 대한 혼란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매가 동결되는 등 부동산 시장 흐름이 저조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투자에서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얘기까지 한다. 대한민국에서의 부동산 투자가 갖는 의미와 부동산 투자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투자가 갖는 의미
부동산 투자는 은행 이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으면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질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매년 3~4% 증가하기 때문에 은행 예금으로 3~4%를 받고 나면, 이익 창출이 어렵다. 은행 예금 외에 안정적이면서 좋은 수익률을 찾게 되다보니, 부동산 투자가 성행하게 된 것이다. 다른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넓어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최근 3~4년 동안 저금리 현상이 계속되면서, 부동산 투자에서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부동산 시세는 반비례 관계로, 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 시세가 올라간다. 스피드 뱅크의 김광석 실장은“위험성이 높은 주식 시장이나 여타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부동산 주거 상품의 안정성은 뛰어난 편이다. 거기에다 소유, 거주까지 가능하므로 다른 상품에 비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투자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국민 정서상,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서민들의 가장 큰 목표가 될 정도로 다른 나라에 비해 주거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심리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거주하는 곳에 따라 자신의 계급, 계층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곳에 대한 투자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114의 김규정 차장도“대한민국에서 주택 보유가 주는 성취도, 만족감 등은 다소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IMF시기를 제외하고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가격 급등기를 거치면서 주택 보유를 통한 재테크가 일반인들에게도 일상적인 내용이 되었다”고 말했다.

주가 급등에 따른 부동산 투자의 위기
최근에 와서 부동산 투자는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규제가 강해져 투자 실익을 남기기 어려워졌다. 양도세와 전매제한으로 자금이 묶이는 기간이 길어진 데 비해 가격이 오를 경우 매년 종부세 과표가 늘어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올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 가점제 등 부동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실시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코스피 지수가 1800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수치를 기록하면서, 부동산으로 들어 올 돈이 주식 시장으로 투입되는 일도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 또 간접투자 방식인 적립식 펀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위험도가 높아 주식 투자를 꺼렸던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부동산 투자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요즘에는 개인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있어, 주식과 부동산을 같이 편입시키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에 고루 분산돼, 동반상승, 동반하락이라는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일부에서는 주식 시장이 환금성이 좋기 때문에, 부동산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많으므로, 부동산 시장을 주식 시장의 움직임을 통해 전망해 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규정 차장은“최근 부동산 시장은 과거 몇 년 전과 비교해 각종 규제와 제도 변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주식투자와 부동산 투자 사이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본격 분양되는 지역은 파주 신도시, 남양주 진접지구, 용인 동천지구, 고양 식사 지구 등이다. 수도권 신도시들은 대부분 계획 개발과 인프라 공급이 좋고, 비교적으로 우수한 입지 지역으로 선별된 만큼,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김 차장은“신도시와 재건축 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저렴한 분양가 공급이 투자 선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매 제한 등 환금성 저하 문제와 일부 개발지역의 경우 입지 우수성이 다소 떨어져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석 실장은“신도시의 경우 발전 가능성은 높지만, 개발과 동시에 규제가 가해지므로 해당 단지를 분양받는다고 투자측면의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 주변 등 개발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좋다”고 밝혔다.

규제로 인한 틈새 상품은 한계 있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을 투자해 이익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가나 오피스텔은 양도세나 종합부동산세 규제를 거의 안 받는다는 측면에서 최근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오피스텔의 전매를 제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주택 대신 오피스텔 투자가 늘어나는 일이 생기자 이를 규제할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 오피스텔 투자의 경우, 주택 투자 규제로 인해 잠시 거쳐 가는 틈새 상품이라는 지적이 많다. 오스피텔 투자는 지난 2002년과 2003년 틈새 상품으로 각광을 받아 공급이 많아졌지만, 2년 후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적이 있다. 김광석 실장은“수요에 의하지 않은 단기적인 규제의 틈새로 상품이 자리 잡을 경우 그 상품의 생명력은 짧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가 투자에 대해“흐름상으로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품이기는 하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에서 이어지는 분양가 버블 등이 상가 시장에 바람을 잔뜩 불어 넣은 상태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상품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거품이 조정된 이후 에야 수요자들의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도 투자처로 볼 수 있는 상가 상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동탄 제 2신도시를 비롯해, 광교 신도시, 평택 신도시, 영종 및 향남 지구 등에 타운하우스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의 쾌적성과 아파트의 편리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고급형 주택을 말한다. 타운하우스가 가지는 투자 매력은 희소성과 자연 친화성이다. 기존의 부동산 투자 상품에 비해 고급화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투자 수요층은 한정되어 있고, 공급 시장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김광석 실장은 타운하우스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는“아파트도 아닌 단독주택도 아닌 부동산 규제가 만들어낸 변태 상품”이라고 말했다. 타운하우스는 19가구 이하로 지어져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 금지 규제를 받지 않는다. 분양 주택수가 20가구 이상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수도권에서는 계약 후 5년 간(중, 대형 평형) 전매가 금지된다. 또 타운하우스는 아파트로 분류되지 않아, 분양가가 6억 원을 넘어도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상에서 배제된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가 6월 둘째 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 0.04%, 신도시 -0.09%, 경기 0.02%, 인천 0.10%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은 2주 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는 외곽지역의 강세로 12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구는 저층 재건축에 이어 고층 재건축 아파트가 속속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20주 만에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규정 차장은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는 강남권 등은 당연히 입지 선호도 면에서 좋은 투자처다. 수도권 신도시들도 대부분 계획 개발과 인프라 공급 및 우수한 입지 지역으로 선별된 만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앞으로 집값이 5~6년간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많은 규제 속에서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줄지 않은 듯하다.

10년 후에도 내 집 소유 욕구는 여전
우리나라는 지금부터 약 10년 후인 2018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인구가 줄어들어 현재 건설 중인 주택 공급 물량이 넘치게 되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나온다. 그러나 1인 가구나 이혼 가구의 증가로 10년 후에도 여전히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보편적으로 보면, 선진국화 될수록, 주택 보유에 대한 관심은 둔화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우리나라가 2020년~2030년에 경제성장률이 1~2%로 예상되는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임대시장이 발달되어 있어, 부동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자는 10년이 지나도 크게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차장은“지금에 비해 어느 정도 임대 시장에 대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전히 내 집 소유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지방의 수요 부족은 예상보다 극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석 실장은 10년 후를 전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좋은 것에 대한 선호도를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고령인구들이 생활할 수 있는 주택 또는 신혼부부, 독신자들이 생활의 편리성을 더할 수 있는 지리적 특성을 가진 부동산은 오히려 더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지만, 입지적 강점을 가지지 못한 상품은 오히려 인기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흔히 내릴 때 사야한다는 말이 있다. 김규정 차장은“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얘기가 있다. 지금 분위기와 어느 정도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부동산 투자의 적기란, 본인 조건에 맞고 원하는 단지의 급매물이 나와 있다면, 그 때가 적기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광석 실장은“부동산 가격은 아직 내렸다고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앞으로 더 하향 조절될 가능성이 많다”면서,“올 하반기까지 나올 수 있는 급매물(처분조건부 주택담보대출 만기 상품 등)을 잡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에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주택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내릴 것으로 보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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