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4만 여 평에 달하는 전통건축의 대업 이뤄

한 가지 일에 매달려 수 십 년을 끊임없이 배우고 지켜나간다는 것은 인내와 고통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서구문명에 길들여져 빠르고 편안한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 사이에 한평생 전통방식만을 고수하며 후대에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전달하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고건축박물관(www.ktam.or.kr) 전흥수 관장은 한국고건축분야의 명장으로 평가받으며 50년 외길인생을 통해 전통문화 계승 및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명인으로써의 50년 인생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전흥수 관장은 국내에 남아있는 3인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중 한명이다. 그는 50여 년간 창덕궁 가정당, 동대문, 화엄사, 법주사 등 수백여 채의 문화재 및 사찰로 이뤄진 고건축물의 보수와 원형복원을 통해 우리 전통 고건축 문화재의 보전과 기술 전승에 크게 공헌해왔다.
전 관장이 도편수라고도 불리는 이일을 처음 접한 것은 생계유지를 위해서였다. 수덕사에서 목수생활을 해왔던 아버지 밑에서 잔심부름을 하던 그는 방황의 시간을 거쳐 18세 때 아버지를 찾아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친구의 아버지이기도한 충청도의 대표 대목장 故김중희 선생의 문하에 들어가면서 체계적으로 일을 배우고 전통건축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후 남다른 재능과 노력으로 전통건축에 대해 빠르게 터득해가던 전 관장은 1965년 전남 순천에 있는 산사의 대웅전 보수를 맡으며 독립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고건축 문화재 및 주요사찰을 자신의 손으로 원형복원 및 보수를 해왔다.
명장 전흥수의 손을 거쳐 태어난 건축물은 앞으로 수백 년의 세월을 버텨나갈 새로운 고건축작업으로 나무선별부터 마무리작업과정 하나까지 혼신을 다해 치밀하게 이뤄진다. 이것이 목수20명을 거느린 대목장인 그가 아직도 작업현장에서 모든 부분을 일일이 지휘하면서 함께 뛰고 있는 이유이다. 이렇게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한결같은 그의 고집이 우리 조상의 숨결을 담은 전통건축물로 태어나고 있다. 또한 아직도 전국에 수많은 작업현장이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전통건축방식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은 일반 건축보다 몇 배의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어려움에도 꿋꿋이 한길을 걷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 관장은“어려운 길이지만 우리선조들의 혼이 서린 전통방식은 튼튼하고 과학적인 설계로 아름다움에 극치를 이루고 있다”라며 고건축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전달했다.
전흥수 관장은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몇 해 전 (재)대순진리회의 6개 지역 도장의 대단위 신축공사를 통해 열정을 보여줬다.

진념으로 일궈낸 고건축박물관 건립
수백 건의 국내 주요 문화재 및 사찰 보수와 원형복원을 책임져온 전흥수 관장은 1998년도에 사재 130여 억 원을 들여 고향인 충청남도 예산에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손수 건립하기 시작했다. 국가에서 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50년 평생을 전통문화 보전과 계승에 땀 흘린 장인의 손으로 이뤄진 것이다.
박물관의 6천 평의 부지 내에는 제1전시관, 제2전시관, 사진전시실, 연구동, 팔각정 등 10여 채의 전통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내부에는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목조건축의 1/10, 1/20로 축소 제작된 모형 200여점이 실제와 똑같은 건축 재료와 방식을 사용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이외에도 고건축물에 사용되는 자재와 목수들의 연장 등 전통건축용어와 자세한 설명으로 한국건축의 역사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어있다.
박물관 건립은 전 관장의 오랜 꿈이자 목표로 후대에게 물려줄 유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사라져 가는 한국 전통건축양식과 이를 계승하려는 새로운 인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박물관을 건립을 통해 기능인들의 전수교육관으로의 활용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통문화교육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전 관장은“요즘 사람들은 쉽게 배우고 쉽게 그만두려고 한다.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은 선조들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고 전달한다는 의미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며 전통문화 계승인력 부족에 아쉬움을 표했다.
고건축박물관은 한 장인이 살아온 길을 후대에 알리는 것은 물론 국내·외 다양한 관광객들을 통해서 우리문화의 우수성과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는 장으로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의 눈을 통해 전달될 필요가 있다.
현재 전 관장은 한국전통문화학교에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전용택 사택(홍성)신축공사, 수덕사 정혜사 요사채(예산) 신축공사, 금성관 동익헌(나주)복원공사, 나주향교 보수공사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힘이 닿는 날까지 손에서 망치와 끌을 놓지 않겠다”라며 자신의 굳은 의지를 내비췄다. NP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전흥수 대목장
경력사항
1938년 충남 예산군 덕산면 대동리 출생
1983년 문화재수리기능 목공 제608호
1990년~1999년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회장
1993년~1998년 문화재기능인작품전 4회 개최
1998년 한국고건축박물관 건립주
2000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보유
2004년~ 국립 한국전통문화학교 초빙교수
백제문화권 개발위원회 자문위원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명예회장
수상사항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상(92.10) 대전세계박람회(EXPO93)조직위원회 위원장상(93.7)
문화체육부장관상(96.3) 김대중대통령 감사장(98.2)
제1회 허균문화상(98.7) 자랑스런충남인상(98.12)
예산군민의상(99.10) MBC99좋은한국인 대상(99.11)
충청남도문화상(00.11) 문화재청장상(00.12)
행정자치부장관상(02.3) 제1회 대한민국문화유산상(대통령)(04.12)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